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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로서의 읽기①> 5월9일 '유언을 만난 세계' 필사

기린
2022-05-09 08:20
370

최근에 본 책표지 중에 가장 강렬한 이미지다.

그 강렬함이 너무 날카로워서.... 그 감각을 감당하느라... 책을 열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러나 유서를 읽는다는 건 어느 장소에서나, 어느 때에나 가능한 게 아니다.

새로운 이미지들로 매 순간 채워지는 일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시대의 유혹에 매 순간 휩쓸려 갈 수밖에 없다면,

과거는 결코 산 자들에게 대화의 장을 열어주지 않는다.

유서와의 마주침은 산 자들이 죽은 자의 흔적이 새겨진 과거 앞에 멈출 수 있을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20)

 

이 문장을 읽고 알았다. 내가 이 책을 열기까지  '멈출 수' 있는  힘이 필요했음을..

그리고 이제 이 책을 읽어가는 내내 멈추어서 내가 다가오는 것들에 마음을 기울이려 애쓰는 시간이 필요함을.

여덟 열사의 기록 그 첫번째 <1984년 서울, '불구자'의 유서> 에서 멈추었던 문장.

 

시장님, 왜 저희는 골목골목마다 박힌 식당 문턱에서 허기를 참고 돌아서야 합니까.

왜 저희는 목을 축여줄 한 모금의 물을 마시려고 그놈의 문턱과 싸워야 합니까.

또 우리는 왜 횡단보도를 건날 때마다 지나는 행인의 허리춤을 붙잡고 도움을 호소해야 합니까.

.....

스스로 부딪쳐보지 못하고 피부로 못 느껴본 사람은 절대로 이해할 수 없을 것입니다.(48)

 

김순석 열사의 유서가 신문에 실린 1984년 9월 22일.

사십 여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또 다른 순석이 되지 않기 위하여 잠시 순석이 된" 이들이 여전히 우리 옆에서 외치고 있다.

 

조그마한 꿈이라도 이뤄보려고 애써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사회는 저를 약하게만 만듭니다.(49)

 

댓글 5
  • 2022-05-09 08:53

    아, 저도 이 책을 펴기가 힘들었어요.

    아마도 빚진 마음 때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기린님의 마음도 그러지 않았을까요.

    그래도 이제 시작된 릴레이 필사에 힘입어 다시 책을 펴보겠습니다.

  • 2022-05-09 09:32

     

    더이상 할 수 있는 것이 없어서… 라는 말에서 멈춰져 있습니다. 

    이분들은 누구에게 자유를 달라고 하는 걸까요..

    우선 부끄러운 마음에 떠오르는 말이 잘 생각나지 않지만 필사해가겠습니다..

  • 2022-05-09 13:48

    마침 기린님과 동일한 부분 필사한 게 있어 그대로 올려봅니다.         

  • 2022-05-09 15:00

    '하는 것'이기보다는 '겪는 것'이다.

  • 2022-05-09 16:05

    글씨들이 정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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