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를 맞춰요 874.6Hz 여기는 주술밥상(15회)

밥티스트
2016-05-23 08:06
915

뜨겁고 긴 하루



5월 20일 금요일 고로깨가 쓰기를

‘너 5월 맞아?’ 며칠째 30도를 넘는 날씨 때문에 기운이 없다.

주술밥상 브레인 새털샘이 동학들의 기운을 돋구워 주기 위해 금욜 닭죽을 해서 기운 빠진 동학들 맛나게 먹이자고 했다.

한 덩치 하는 나는 불 앞에서 땀 흘릴 것을 예상하여, 작년에 산 냉장고 바지 - 일명 몸빼 바지를 챙겨 입고 나왔다.

열무김치 단품생산도 있어서, 아침 일찍 주방에서 전날 저녁 인디언샘이 장을 본 열무 4박스와 얼갈이 배추 3박스를

함께 다듬고 얼갈이를 절였다. 그런데 인디언 샘의 맑스 세미나 전까지 손질이 덜 끝나서 먼저 일어났고 너무 미안해 하면서 가셨다.

나는 나머지 열무를 씻어서 절여놓고 불려놓은 찹쌀. 녹두, 율무. 수수를 꺼내고, 닭을 다듬으려고 내놓았다.

순간 나는 새털 샘이 닭 포장지에 속은 것을 알았다. 한 살림 닭은 제일 커봐야 1킬로를 넘지 않는다.

그런데 크다고 생각했나 보다. 포장지를 벗긴 닭은 너무 작아서, 몇 마리 더 사와야 하나 고민에 빠졌다.

닭 세 마리로 어떻게 맛을 내지? 고민하다가 있는 재료를 충분히 활용하자로 생각을 끝냈다.

이것저것 식재료 준비하는 사이 시간은 흘러 밥 당번 토용샘과 씀바귀샘이 와서

닭죽을 맛나게 하는 방법을 얘기 하면서 육수를 많이 내려면 압력솥에 빨리 하지 말고 통 솥에 서서히 우려내자고 했다.

그리고 또 하나 고기를 못 먹는 사람들을 위해 밥과 반찬을 따로 준비하자고 했다.

밥은 전기밥솥에 하고, 닭이 삶아지는 시간에 짬짬이 김치를 뒤집고, 잡곡을 체에 밭치고 하였는데,

오늘의 하이라이트 무서운 녹두가 기다리고 있었다. 껍질과 분리된 녹두를 사왔어야 했는데,

누가 사왔는지 모르지만 말만 하면 다 아는 그분이 껍질과 같이 있는 통 녹두를 사왔다.

어제 나는 생각하기를 통 녹두라도 물에 불리면 껍질과 알맹이가 잘 분리 될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는데 아니었다.

엄청난 착각이었다. 녹두가 그대로 탱글탱글 ~~ 우리 셋은 녹두를 넣지 말자! 아니야 그냥 넣고 먹자!

의견이 분분 할 때에 몸이 안 좋아 병원에 다녀온 풍경샘이 짜잔 ~ 나타났다.

풍경샘은 밥티스트로서 넣어야 한다며 열심히 손이 아프게 비비고 비벼서 껍질 까기에 성공 ~

그리고 반찬 만드는 사이사이 풍경샘 병원 다녀온 얘기를 들었다.

(여자 몸의 일생을 듣는 것 같아 슬펐다. 몸에서 오는 신호를 받아들려 마음을 준비하라는 것이다.)

오늘의 닭죽을 반가워한 또 한사람 문탁샘이 주방에 등장했다.

닭죽 끓이는 것을 보고 어제 이를 뽑아서 오늘 먹는 점심은 당신을 위한 것이라고 좋아했다.

우리는 닭 세 마리를 닭 삼십 마리? 이상의 육수 맛을 냈고, 더하여 잡곡을 넣고 닭죽을 끓여서 한낮 점심을 맛나게 먹었다.

  점심을 먹고 인디언샘과 열무김치를 담았다. 육수와 찹쌀 풀과 인디언 샘의 집에서 공수해온 각종 좋은 재료들.

사과 엑기스. 좋은 새우, 액젓 등등. 김치고수 샘의 양념 섞기 그리고 얼갈이와 열무를 양념에 버무려 김치 통에 담가 숙성 시켰다.

 여름샘과 새털샘이 신청자 대로 김치를 나누어 통에 담아 마무리 했다.

이틀정도 알맞게 익혀서 가장 맛있을 때 먹으라고 했는데 그때 까지 못 기다릴 것 같다.

오전 오후의 일들을 마무리하고 잠시 쉴 때에 오미자 탄산수를 마셨다.

(그 맛은 신의 한수. 절대 후회 안하니 동학님들도 꼭! 마셔보기를 꼭 권합니다.)

 택배 아저씨가 까페에 들어와서 수아 이름을 불렀다. 수아는 점심 저녁을 같이 먹는 주술밥상 단골 밥 친구이다.

삼십분쯤 지났을 것이다. 파지 스쿨러 수아가 나를 부른다. 택배 상자가 무거워서 그런가? 했다.

 상자가 커서 안이 궁금했는데 여러 가지 물건들과 아이스 박스 2개가 있었다.

아이스 박스를 같이 풀어보니, 그 안에는 수아 어머니께서 파지스쿨 샘들한테 선물하는 딸기잼과

파지카페에 주는 딸기와 딸기잼이 예쁘게 포장 되어있었다.

그리고 수아가 좋아하는 통에 넣은 반찬들 그리고 또 하나 비닐봉지에 들어있는 것을 보고 뭉클하였다.

수아가 한 번씩 먹을 수 있게 일일이 포장한 양념 고기인 것 같았다.

수아 어머니의 선물에 담겨온 고마운 마음이 오래도록 남을 것 같다.

 

때 이른 더운 날씨는 사람들을 지치게 하고, 짜증나게도 하고, 더위에 서로 멀리하게도 한다.

그러나 문탁에서는 한 여름 더운 날씨와는 비교도 안 되는 더한 뜨거움을 주고,

이것은 동학들을 오래도록 기운 나게도 하고 웃게도 하고

그리고 이상한 시원함에 서로를 착착 붙여주어 함께 있으라고 해준다.

정말 뜨겁고 긴 5월의 하루였다.

주술밥상로고1.jpg

댓글 2
  • 2016-05-23 11:28

    五餠二魚의 기적과 아픈이들의 healing와 어머니의 따뜻함 그리고 문탁의 뜨거운 시원함이 있었네요

  • 2016-05-24 17:53

    닭죽 맛있었어요~

    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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