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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로서의 읽기⑭ > 5월 22일 "사람이 쉽게 죽어나가는 곳" (<집으로 가는 길>)
문탁
2022-05-22 08:38
226
나도 두렵다. 시설의 많은 사람들이 그랬듯이 나라고 갑자기 중도장애인이 되지 말라는 법도 없고
또 그게 아니라도 늙으면 이정하씨처럼 와상환자가 될 수 있다.
누워서 똥싸고, 그걸 누군가의 손을 빌려 해결해야한다면....
생각만해도 끔찍하다. 나도 그럴 것 같다. 차라리 죽고 싶다, 고. ("이제나 죽을까 저제나 죽을까, 죽을 날만 기다리는 거예요")
하지만 생목숨을 끊는다는 건 얼마나 어려운 일일까? 그리고 그것조차 남의 도움을 받아야만 가능하다면? 혹은 점점 인지가 흐려져서 아무 판단도 못하고 누워있게 된다면?
동시에 그곳은 한편으로는 생목숨을 스스로 끊지도 못하는 곳이지만 다른 한편으론 "쉽게 사람이 죽어나가는 곳"이다.
하나씩 죽어나가는 목숨을 보면, "생살이 찢겨나가는" 것 같기도 하고, 어떻게 이렇게 허망하게 죽을까, 싶기도 하지만
더 황당한 건 그곳에서는 한 때 나와 함께 살았던 사람, 그 실존에 대한 진정한 애도가 없다는 것이다.
사람의 죽음은 병상의 빈자리에 불과하고, 그 빈자리는 또 그렇게 허망하게 죽어갈 누군가의 입소로 메꿔진다.
시설에는, 존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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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장애가 있는 사람의 말을 잘 들으려 하고, 듣다보면 들린다고 하는 권영자님의 말에 감동했다.
들리는 말도 잘 듣지 않는 나의 듣기와 비교해보면 이 얼마나 숭고한 듣기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