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파수를 맞춰요! 874.6Hz 여기는 주술밥상(17회)

밥티스트
2016-06-20 20:42
1091

뜨거운 안녕,

2016년 6월로 월회원 반찬생산을 마감합니다

 

 

2016년 6월 20일 월요일 새털이 쓰기를

 

넥스트의 <이젠 안녕>도 떠올려보고, 이승철의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도 중얼거려봤지만,

결국 성시경의 <뜨거운 안녕>으로 BGM을 깔아봅니다.

정말 주술밥상 월회원생산은 가스불을 활활 태웠던 ‘뜨거운 시절’이라 ‘뜨겁게 안녕’해야 할 것 같아요.

‘노라는 만들지 않는다’는 공공연한 비밀과 함께 시작된 노라찬방의 첫 생산일은 2012년 2월 8일입니다.

메뉴는 버섯불고기/시금치나물/두부미역무침이었네요. 회원수 25~30명 안팎으로,

노라찬방에서 주술밥상으로 이름을 바뀌는 변천사를 겪으며

4년 4개월 동안 이어져온 월회원 반찬생산을 2016년 6월로 마감합니다.

 

누군가는 말하더군요.

 “매주 수요일마다 반찬을 만들어줘서 우리를 파블로프의 개로 만들어놓고,

이렇게 일방적으로 중단하는 법이 어디 있냐고?”

 “상황이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만들 수도 있지 않나? 꼭 맛있을 필요가 있는 건 아니잖아?”

맞아요. 이렇게 일방적으로 ‘생산중단’을 알리는 건 ‘아름다운 이별’이 아니고,

방법을 찾아보면 대안이 없는 것도 아닐 거예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사람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봤지만,

주술밥상이 월회원 반찬생산을 계속하기는 어렵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예정되었던 6월 첫 주 생산이 펑크 났을 때, 많은 분들이 ‘뭔가 문제가 있구나’ 느끼셨을 거예요.

첫 주 메뉴는 풍경 셰프님의 청국장이었는데, 풍경님의 건강상태가 좋지 못해 만들지 못했습니다.

둘째 주에는 ‘대타’로 고로께님이 고추잡채와 가지나물을 만드셨고,

셋째 주에는 수산나님이 오랜만에 케이준샐러드와 웨지감자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수산나님은 작년까지 찬방 셰프로 활동하셨는데, 주술밥상에서 셰프가 없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긴급사태를 전해 들으시고 ‘우정출연’해주셨어요.(수산나님 고마워요)

그리고 앞으로 남은 생산은 고로께님과 밥티스트들이 우야든둥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고은이와 게으르니가 '긴급사태진화'로 정신이 없는 밥티스트를 대신해

수요일 오전 밥티스트 활동을 도와주고 있습니다.

고은이와 게으르니에게도 '스페셜 땡스'를!!)

 

도대체 주술밥상에 무슨 일이 있는 건가 궁금하시죠? 주술밥상에서 월회원 생산을 도맡아 해주셨던

풍경님과 인디언님이 최근 건강이 안 좋아지셨어요. 집안경조사가 겹쳐 무리를 하고 과로를 하시다보니

체력이 많이 약해지셨어요. 여기에 새로 시작된 주술밥상의 일도 체력소모에 한몫을 했겠지요.

주술밥상에서는 ‘대체 불가능한’ 두 사람의 밥티스트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정했습니다.

 풍경님의 고사리들깨탕과 감자탕맛을 인디언님의 와인삼겹살과 두툼한 동그랑땡맛을 잊을 수 없지만,

지금은 두 분의 건강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할 시기라고 판단해서입니다.

샘들~ 어여 쾌차하시고 ‘주술밥상’으로 돌아오세요^^

 

4년 4개월 동안 매주 수요일 반찬을 찾으러 오셨던 회원들님들께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합니다.

맛이 있네 없네, 취향의 차이가 있네 없네, 반찬통이 있네 없네,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그래도 함께 해주셔 4년 4개월 동안 생산활동을 이어올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반찬을 함께 만드는 일’ ‘반찬을 나누어 먹는 일’ ‘관계를 만들고 이어가는 일’에 대해

여러모로 생각하고 궁리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4년 4개월 동안 많은 셰프들이 월회원 생산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릴리카, 달려윤, 우렁생이, 빠꼼이, 마음, 바람, 토용, 띠우, 콩세알, 봄날,

달팽이, 우연, 여울아, 수산나, 프리다, 씀바귀, 여름, 강학원에서 원정온 칸, 파지스쿨러 지빈이

그 밖에도 많은 분들이 주방보조니, 보조 셰프니 농담하며 일손을 보태주셨습니다.

함께 깠던 양파와 함께 썰었던 야채더미만큼 방대한 우정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북적댔던 주방이 당분간 조용하겠지요.

반찬을 찾으러 파지사유까지 오는 귀찮은 일정이 없어져 당분간 허전하겠지요.

일주일에 2~3일은 냉장고 한 칸을 차지하고 있던 스테인리스 반찬통도 당분간 보지 못하겠지요.

주술밥상 월회원 생산이 없는‘시원섭섭한’ 7월이 시작되겠지요.

마지막 생산일은 7월 6일입니다. 4월 총선일에 한 번 건너뛴 생산을 7월 첫 주로 옮겨와 마무리하려 합니다.

 

7월 6일 수요일 저녁에 반찬을 찾으러 오실 때를 맞춰 ‘월회원의 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반찬 찾아가시며 간단히 저녁식사도 함께 하시고, 그 동안의 이야기도 함께 나누어요.

‘대체 불가능한’ 두 사람, 풍경님과 인디언님이 빠진 주술밥상은 당분간 삐거덕거리며 굴러가게 되겠지요?

주술밥상에도 꾸준한 관심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대체 불가능한’ 풍경님과 인디언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넘넘 수고 많으셨어요!!!!!

주술밥상로고1.jpg

댓글 6
  • 2016-06-20 21:07

    아이고.... 미치겠다....

  • 2016-06-20 21:09

    샘! 푹푹푹 쉬세요!!

    쉬엄쉬엄 설렁설렁 공부하시구요^^

  • 2016-06-21 20:02

    짧은 기간이었지만.. 월회원 생산 덕에 매주 한끼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밥티스트로 들어와서 월회원 생산을 가열차게 해봐야지!라고 결심했는데...

    없어진다니 아쉬웠습니다만....!!

    지난주 수산나님 도와 하루 월생산 해보고 아쉬운 마음을 과감히 접었습니다.

    아....정말 힘들더만요...

    인디언님, 풍경님...그동안 고생많으셨습니다.

    그동안 받아먹기만 하면서

    양이 적다며 살짝 궁시렁 대기도 했는데 제가 직접 해보고   나니

    그동안 얼마나 힘드셨을지 조금 짐작이 됩니다.

    두분 건강 회복하시길 바랄게요.

    그동안 맛있는 반찬 만들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와인삼겹살, 두툼한 동그랑땡, 들깨감자탕, 깐쇼새우, 골뱅이, 돈가스....등등 잊지 못할 것 같아요.

  • 2016-06-21 22:07

    왤케 슬프죠 ㅜㅜ

    A급 쉐프님들의 반찬 맛있게 잘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새로운 주술밥상을 기대합니다~~

  • 2016-06-22 17:20

    우쩐댜~

    어제 밤 늦게 문자에 마음이 괜시리 무겁더니,

    뜨거운 안녕에 울컥 ㅠㅠ

    에고~ 그 동안 한번도 못 도와주고 얻어먹기만 해서 인것 같아요~~

    두 분 건강 빨리 회복되길 바랄게요~

    마지막 주, 수요일 아침에,

    출근길에 그래도 제가 잘 할 수 있는 녹두전 거리를 갖다 놓을게요~

    같이들 나눠먹어요~~

    집에 가져가셔서 그냥 후라이팬에 붙여먹을 수 있도록 내용물을 다 넣은 녹두반죽이에요~

    수요일 마지막 모임에 꼭 갈게요~!!

  • 2016-06-23 23:15

    맛난거 많이 맹글어 주셔서 그동안 입이 호강했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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