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765KV 송전탑반대 대책위의 청년 활동가이자 목공소를 운영하는 어진이는 당분간 목수일을 접습니다.

왜냐구요? 곧 밀양행정대집행 10주기가 다가오고,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발표가 예고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4년 6월11일 국가권력은 행정대집행을 빌미로 송전탑반대투쟁을 하던 밀양주민과 연대자들을 폭력적으로 진압했습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직도 정의롭지 못한 송전탑 뽑아내겠다는 밀양할매들의 싸움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지난번 파지사유에서 열린 탈탈낭독회에서 우리는 밀양할매들의 송전탑 반대 싸움이 한국사회에서 처음으로 '탈핵'을 사회적 의제로 제기한 싸움이라는 것을 확인하고 다시 한 번 깊은 감동과 안타까움을 동시에 느꼈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로운 과제 앞에 섰습니다. 전지구적으로 기후위기라는 문제를 마주한 지금, 기후위기와 탈핵 탈송전탑 이슈를 어떻게 결합할 수 있을까요? 

조만간 발표가 예고되고 있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4기의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노후 핵발전소 수명연장이 포함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핵발전소가 세워지는 부울경 지역 주민들의 위험은 점점 커져만 갑니다. 공론화 과정을 거쳐 신고리 5,6호기가 준공된 이후에도 송전탑 추가 건설 이슈가 여러 지역에서 계속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또 새로운 핵발전소 계획이 추진되면 핵발전소의 위험은 누가 감당해야 하는 걸까요? 지금도 송전탑으로 피해를 입고 있는 지역은 또 어떻게 될까요? 

밀양 대책위의 어진이가 당분간 밥벌이로 하던 목수일을 중단하겠다고 한 것은  누군가는 우리 사회에 이 문제를 제기하고 연대를 호소하고 탈핵탈송전탑 싸움을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누군가가 자신이고, 밀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겠지요. 우리는 어떻게 응답할 수 있을까, 고민이 깊어집니다.

탈탈낭독회에서 연대를 약속했던 우리는 6월8일(토) 밀양에서 열리는 행정대집행 10주기 집회에 함께 합니다.

아침에 출발해서 집회를 마친 후 밤에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댓글로 참가신청을 부탁드립니다.

집회기획단에서는 서울에서 출발하는 탈핵버스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죽전정류장에서 합류합니다.

자세한 일정과 참가비(교통비)는 추후 별도로 공지하겠습니다. 밀양 가는 길, 함께 해 주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