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시 <세상 끝에서 춤추다> 후반부 후기

달팽이
2024-03-28 12:25
91

<세상 끝에서 춤추다> 두번 째 시간

세미나 시간엔 에코실험실 활동이야기는 하지 말자고 미리미리 단속했던 사실을 그새 까먹고

기후정책협약과 관련된 연대참여 제안에 어떻게 답변할 것인지와 4월 전장연 출근투쟁 연대출정 일정에 관한 이야기부터 시작했네요.ㅠ

제 옆에 앉으신 수수님은 이 상황이 뭔 상황인지 당황하셨을텐데도 차분한 평소의 성정대로 조용히 계시더군요.

전 눈치도 없이 꽤 많은 셈나시간을 잡아먹으며 이야기를 계속했네요 ㅠㅠ

모두에게 죄송합니다. 

어쨌거나 그리하여 시작된 세미나

자누리 튜터님의 메모 카테고리 분류(매 시간 분류해주시니  셈나가 원활히 진행되어 참 좋아요)에 따라

사라진 것들에 대한 추억으로 분류된 달팽이와 참의 메모로 시작했어요

낭독의 즐거움과 기차여행의 낭만이 사라지는 아쉬움을 쓴 메모였는데

참의 메모는 <춘천 가는 기차>와 <동네>, <붉은 노을>

90년대 노래들을 부르며 낭독되어서 모두를 살짝 들뜨게 했어요

다들 추억담을 나누느라 지방방송이 시끌시끌

시끌시끌한 즐거움들이 눈으로만 읽는 묵독과 어린아이들처럼 움직이지 못하게 매어두는 비행기에

꽁꽁 갇혀버렸다는 걸 제대로 느끼게 해주는 순간이었어요 

기후위기의 시대, 대안이 되는 운송수단인 기차를 타고 원정세미나를 가자는 이야기까지 나왔었네요 ㅋㅋ

두번 째 파트는 우리에게 글쓰기란 무엇일까를 주제로 묶인 노라와 띠우와 뚜버기의 메모

노라는 '여자 어부의 딸'에서 박완서를 떠올리고, 소란을 떨지 않고 부인을 돕는 르귄의 남편을 칭찬하면서

글은 쓰고 싶은 사람이 쓰고, 자신은 재미난 미술사공부를 하겠노라 했어요

좋은 엄마 되려 하지말고 "송영신의 인생"을 사시라는 시우의 이야기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아이디어는어디에서 얻으시나요'로 메모를 쓴 띠우는 송영신으로 어떻게 살 것인지에 대한 상상력이 있어야 글을 쓸텐데... 그게 뭘까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했고요

뚜버기는 도나 해러웨이와 애나 칭이 언급했던  '소설의 운반 가방이론'을 드뎌 만나게 된 기쁨을

빈칸으로 남아 있던 부분이 채워진 느낌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영웅이야기와 장바구니이야기를 주제로 쓴 토토로와 곰곰

20년전 태백산맥을 읽으며 느꼈던 감동을 최근 다시 읽으며 전혀 느낄 수 없었는데

그게 영웅서사가 주는 불편함 때문이라는 토토로의 이야기와

한국 최초의 우주인 이소연 박사가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영웅으로 대접받는 것이 아니라 세금 먹튀로 비난받은이야기를 들으며 

모두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마지막 부분 수수와 느티, 자누리의 페미니즘 메모는

가장 고민되는 주제를 담고 있었습니다.

바로 젊은 청년들 사이 젠더갈등을 어떻게 풀어낼 것인가하는 문제인데요

수수님이 학교 현장에서 만났던 남학생들에 대한 이야기까지 듣고 나니 더욱 쉽지 않아보였습니다.

페미니즘 언어가 아버지말일 때 우리는 문제해결로부터 멀어지는 건 아닐까?

어머니말로 하는 페미니즘 운동은 어떤 것일까? 하는 자누리님의 질문으로 세미나를 마쳤는데요

어머니말로 하는 운동, 활동, 삶의 모습에 대해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처음 책을 읽으며 에세이들로 세미나하기 어렵겠다 생각헸는데

오히려 다양한 주제 덕분에  풍성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 참 좋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짐을 끄는 짐승들 2부 5번글까지 읽고 만납니다.

발제는 곰곰, 메모 인쇄는 달팽이

 

 

 

 

 

 

댓글 3
  • 2024-03-28 19:23

    노트북 대전~ ㅎㅎㅎ

    IMG_3129.jpeg

  • 2024-03-29 00:08

    세미나 시간에 연행으로서의 낭독 이야기가 나와서, 에세이 발표로 고려해보자고 해서, 다시 읽어봤어요
    말, 발화는 사건이라고 하네요. 그 말을 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요. 말은 호흡과 함께 오고,
    호흡은 살아있는 이 시간에 거듭 하는 거라, 말은 살아있는 거죠.
    반면 글은 침묵하고, 인쇄로 무한 재생산되고, 생명성이 부족하다고 해요.
    고대 구술 연행에서, 글을 가지고 낭송을 할 수도 있지요.
    낭송에 중요한 건 두가지 인거 같은데, 우선 큰 소리로 읽어야 해요.
    글의 원천은 소리 신호라는 것, 그걸 잠시 시각 신호로 옮긴 거므로 읽을 때 말의 숨을 불어넣어야 해요.
    두번째는 글을 있는 그대로 읽지 않고 일정구조를 반복하면서도 조금씩 변형을 해요.
    변형하는 것, 재밌을거 같네요. 어떻게 듣고 있는지를 서로 알수도 있겠어요.
    낭독, 연구해 봅시다.

  • 2024-04-03 08:29

    낭독 제안 꾹 참고 있었는데 있는데 달팽이님 감사해요 ㅋㅋㅋ
    이번 책에선 전 어머니말에 대한 내용이 인상 깊게 오래 남습니다.
    다른 언어로 말해야 한다지만 정작 고안해 내지는 못하고 있는건
    아버지말에 갇혀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아버지말로 이루어진 세상의 틈에 어머니말의 싹틔우기를 고민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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