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선물의 노래 그리고...

은방울
2019-09-08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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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누구의 선물인가?

밥당번을 하다 보면 들기름이 필요할 때, 들기름이 꼭 없고. 새우젓이 있음 딱 좋겠는데, 새우젓이 있을 리가 없고. 이 냉장고에서 뭘 만들어 먹으란 거지, 어이가 없고. 그럴 때가 참 많았다. 그러면 투덜투덜 앞치마를 입은 채 가까운 마트를 다녀오곤 했다. 그런데 그렇게 아름다운 사람이 나뿐만은 아니었다! ㅎㅎㅎ
그러므로 우리는 선물의 노래를 보고 액면 그대로 저것이 선물의 모든 것이라고 생각하면 절대 절대 안 된다. 주방 어딘가에 있어야 할 그 무언가를 찾아내서 채워놓는 그 눈썰미도 그 마음도 다 선물이니까! 그리고... 아직 어리버리한 도매니저는 선물을 흐뭇하게 바라보기만 하지 그걸 적는 게 내 일이란 걸 자꾸 잊는다. 그래서 새털쌤이 선물한 맛있는 오이지를 먹고는 선물의 노래 게시판이 아닌 아이폰 메모로만 남겼다.

'8월 20일 새털 - 오이지!' ㅋㅋ 어디 깜빡한게 그뿐이겠는가! 저 계란 한판이 뉘 계란 한판인지, 저 간장이 뉘 간장인지도 난 아직 모른다. ㅠㅠ

#우린 손이 너무 적어
담쟁이 쌤은 손이 컸다. 케익크 반죽을 한다라씩 하던 그녀! 그때부터 알아봤다. 저 양반이 여기서 이러고 굽고 있을 분이 아님을. 언젠가는 큰일을 할 거란걸~ ㅎㅎ  기린 쌤은 손이 작다. 내 손이 기린쌤보다 아주 쬐끔 더 큰 것도 같다;; 주방 냉장고는 그래서 늘 재료가 간당간당이다. 뭘 꽉꽉 채우는 걸 둘 다 못하니. 남아서 버릴 걱정은 없겠지만, 밥당번이 가끔 당황하지 싶다. 그래도 냉장고엔 빈 공간보다는 물건이 더 많다고 말하고 싶다. (뒤지면 뭔가가 나옵니다요~;;)

"추석 지나고 장바구니 물가가 좀 내려가면 부지런히 채우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주방지기와 캐시워크

조국 딸도 자소서를 팔아 현금을 챙기고 유노윤호도 캐시워크를 쓴다는데. 나도 한 푼이라도 모았어야 하는 거였다. 그리하여 나도 캐시워크를 깔았다~포인트 모아서 아들놈 치킨 사줄란다!

한 번은 밥당번 하던날 주방 앞치마에 스마트폰을 넣고 일을 했다. 하하하 3287걸음! 물론 저 숫자는 문탁 코앞의 우리 집에서 이동한 걸음, 중간에 마트 다녀온 걸음의 합이다.  하지만 주방에서 동동 거리며 밥하는 밥당번들의 분주함이 숫자와 함께 떠올라 살짝 눈가가 촉촉. 이후 아침에 주방 정리를 하는 날이면 , 그날의 밥당번을 보고 인사하고 나와야지!라는 그런 기특한 생각을 해보았다.

#단품생산은 무서워

8월에 깻잎 김치를 만들고 그날 밤 자다가 가위에 눌렸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 테지만 난 완전 저질체력이다. 힘든일을 오래 하면 어지럽고 구토 증상이 온다. 자칫하면 얼굴이 파랗게 되면서 쓰러진다. 9월에 은방울은 배추김치를 담글 예정이다. 생각만 해도 벌써부터 속이 울렁거린다. 복활동을 누군가 같이 해주지 않는다면?!

과연!!! 무서운 일이 도래할 것 같지 않은가?

#선물 받고 싶어요

도라지의 주방 입성을 축하 또는 어쩐지 위로 하고 싶은 분들과

좀 더 맛있고 다양한 점심 메뉴를 원하시는 분들을 위하여 준비한

'주방 매니저가 받고 싶은 선물 목록!' --> 올리브유, 들기름, 참기름, 들깨가루, 발사믹 식초, 통후추!

그리고

"집 냉동실에 화석 같은 무언가가 있다면 주방으로 보내주세요. 심폐소생 시켜 드립니다~~~~ㅎㅎㅎ^^"

 

 

댓글 6
  • 2019-09-09 13:28

    음.. 지난 번에 참기름을 들기름인 줄 알고 두부 구우라고 가져다 준 다음부터
    집에 현미유도 떨어지고, 참기름도 없어서 들기름 조금 남은 걸로 버티며 살고 있다.
    도라지의 리스트 중에 집에 뭐가 있나 곰곰히 생각해 본다.
    발사믹식초같은 전문가용 식초는 없다. 그러나 어디선가 굴러 들어온 오미자 식초가 있구나!
    뭔가 고급스런 식초 같은데 뭐에 넣어 먹어야 할지 몰라 고이 모셔두었는데
    도라지 주방입성 기념이 아니라.. ㅋㅋ 심폐소생술 받으러 보내야 겠다.^^

  • 2019-09-09 13:35

    들기름 1병 선물할게요. 추석이라고 아파트에도 장이 섰더라구요. 거기서 1병 사오겠습니당^^

  • 2019-09-10 07:00

    제가 "이민가는 사람"처럼 집정리를 하고 있는데... (오마니 퇴원 환영 대청소?!!!)
    신발장 구석에서 국간장을 발견했어요.
    정확히 기억은 나지 않는데...이모가...매우 좋은 국간장이라면서...강매? 했던 것 같은디... (아닐지도. '요리사'님에게 구매한 것일지도)
    어쨌든...한 병 가져가요.
    설마...필요없는 건 아니지요?

    또 예전에 독일조카가 가져온...무슨 슈가파우더...그런 것도 그냥 있더라구요.
    이것도 가져가면 쓰실거죠?

    그리고 제가 아직 냉장고 정리를 못했어요. 화석....많을 거예요....챙겨갈게요.

  • 2019-09-10 08:44

    돌아가신 어머니가 마지막으로 담갔던 고추장을 아끼고 있었는데..가져갈께요^^

  • 2019-09-11 00:00

    도라지의 저질 체력 누구보다 잘 아는 담쟁이
    흠... 이거면 도라지의 체력이 쫌 살아나려나......
    "올리브 오일과 발사믹 식초" ^^

  • 2019-09-11 08:04

    이태리에서 한방울 한방울씩 받은 발사믹식초와 통후추, 연휴 끝나고 가져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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