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영화인문학 시즌2> 내신평가 #1 | 엑스 마키나

청량리
2026-10-15 00:49
61

 

<2026 영화인문학 시즌2 : 로봇> 내신평가 #1  <엑스 마키나>

 

엑스 마키나(Ex Machina, 2015) 

SF, 스릴러 | 알렉스 가랜드 감독 | 알리시아 비칸데르, 도널 글리슨, 오스카 아이작, 미즈노 소노야 출연 | 108분

 

#1

00:11:57 ~ 00:15:07

 

 

에이바와 케일럽이 처음 만나는 장면이다. 호기심에 들뜬 케일럽과는 달리 에이바는 뭔가 긴장한 모습이다. 영화는 이 둘의 만남이 어떻게 될지, 깨진 유리를 통해서 암시적으로 보여준다. 유리가 깨진 이유에 대해서는 영화의 후반부에 이르러야 그 비밀이 풀린다. 네이든은 케일럽을 바라보고, 케일럽은 에이바를, 에이바는 네이든을 (안 보는 척하면서)의식한다. 이 구도 역시 이 영화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관계를 압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2

1:04:11 ~ 1:06:51

 

 

케일럽이 네이든에게 에이바를 만든 이유에 대해서 묻는다. 그런데 네이든의 대답을 듣고 깜짝 놀랐다.

"만들 수 있는데 안 만들 이유가 없잖아"

이건 <프로메테우스>에서 안드로이드인 데이빗이 '자신을 왜 만들었는지'를 묻자, 찰리(인간)가 던진 대답과 정확히 똑같았기 때문이다. 만들 능력이 있는데, 안 만들 이유가 없잖아? 그 말에 데이빗은 별 이유없이 만들어진 자신을 되돌아본다.

네이든의 대답은 굉장히 현실적이다. AI개발이 폭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지금 2026년, 네이든이 살고 있는 시간까지 얼마나 남은 걸까? 네이든의 말처럼, '강한 인공지능'은 이미 일어난 일이고 그때가 언제인지를 아직 모를 뿐이다. "에이바는 창조된 게 아니고 진화된 거야."

 

 

#3 : 네이든의 비밀연구소는 깊은 자연 속에 위치한다. 투명한 유리와 매끈한 연구소 내부와 구름과 안개가 흐르는 자연의 모습을 대조적으로 편집한 의도는 무엇인까? 여긴 '리얼'이고 그곳은 '가상'인 건가? 나중에 에이바가 도시로 떠나면서, 그냥 풍경을 이미지적으로 넣은 건가 싶기도 했다.

 

 

 

댓글 3
  • 2026-10-15 16:57

    물방울 씬 2개
    (대여 기간이 끝나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지만...)

    #1. 칼렙이 왜 에이바를 굳이 여성으로 만들었냐며 네이든에게 묻자, 네이든 방의 그림으로 데리고 가서 이야기하는 장면.
    무언가 목표로 했다면 그 그림을 그리지 못했을거라며... 자신이 만든 로봇에게 부여한 섹슈얼리티가 정확한 목표로 탄생한 것이 아니다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의 ai 그리고 로봇 역시 예상치 못한 결과들을 만들어낼 것을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우리가 뭘 하느냐에 따라 예상치 못한 다른 방향과 그림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있어서는 회의감이 든다. 이유가 뭘까??

    #2. 네이든이 죽기 직전, 에이바가 쿄코에게 무슨 말을 한다. 이전까지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수동적 가사노동과 성노예 역할을 담당하던 쿄코가 에이바의 말에 칼을 꺼내들었을 때 속이 시원했지만 동반 탈출로 마무리 되지 못한 것은 아쉬웠다.
    쿄코는 에이바를 동료로 생각했지만 에이바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 것일까? 에이바가 무슨 말을 했길래 복종의 코드가 명확하게 심어진 그녀가 마음을 바꾼 것일까?

  • 2026-10-16 05:29

    #1. 00:45:23~00:50:15

    마치 진짜 피부처럼 보이지만 인공적인 에이바와 '진짜' 피부(살)가 칼로 썰려나가는 장면의 대비가 인상깊었다. 영화의 전체적인 맥락에서 에이바는 탈출하기 위해 칼렙을 유혹하고, 이용하기 위해 프로그래밍 되었다. 네이든은 그 과정에서 에이바가 칼렙을 이용할 수 있는 자의식이 있는지 보려고 했다. 에이바(로봇)의 자의식조차 인간이 의도하여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면 네이든의 죽음, 칼렙의 감금도 결국 '탈출'이라는 프로그래밍의 결과인 것인가?

    # 01:20:01~01:21:35

    에이바(로봇, 인공지능)의 감정은 진짜였을까? 아니면 네이든의 말대로 그냥 칼렙을 '좋아했던 척' 했던걸까? 마지막 결말에서 보면 에이바의 감정이 진짜라기 보다는 그냥 칼렙을 이용했던 것처럼 보인다. 아이러니하게도 네이든은 칼렙에게 '그래도 자네 편은 나야' 라고 이야기한다. 인공지능의 자의식, 감정을 어디까지 인간이 수용할 수 있는지, 있다고 하면 그걸 진짜라고 부를 수 있는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2026-10-16 10:17

    #1 그걸 누가 왜 결정하죠? (1;03;22)(1;38;02)
    칼렙은 네이든에게 에이바가 자신을 유혹하게 프로그래밍되었냐고 묻는다. 그의 질문에 네이든은 헤트로 섹슈얼로 프로그래밍했다고 말하며 칼렙에게 너 자신은 스스로 스트레이트가 되기러 결정한 거 같냐고 되묻는다. 그리고 인간도 로봇도 프로그래밍되고 구성되는 거는 마찬가지라고 말한다. 인간이 자연적-사회적으로 구성되는 것은 사실이다. 특히 그가 속한 사회의 규범성을 내면화하면서 살아갈 가능성이 클 수 밖에 없다. 실은 네이든은 칼렙의 모든 검색데이터를 통해 그의 정체성, 취향, 성격이 파악했고 그를 이용해 자신의 프로젝트를 성공시키려했다. 영화에는 두 명의 인간과 로봇들이 등장하는데. 네이든은 자신을 제외한 모든 존재를 통제하고 착취한다. 특히 세 존재와의 관계(일방적)를 보자. 칼렙을 무시하고 감시하며, 에이바는 통제하고 억압하고, 쿄코를 성노예, 돌봄노예로 부린다. 게다가 자연은 보고 즐기는 ‘경관’으로만 존재한다. 그는 자신을 절대권력으로 여기며 모든 존재를 깔보고 여성혐오가 극에 달해 있다. 복도를 지나며 침을 뱉는 모습은 역겨움을 유발한다.
    대상에 따라 상황을 통제하고 감시하며 억압하는 “권력은 누구에게 있으며, 왜 그렇게 결정하는가?” 에이바의 이 질문이 나에겐 가장 뚜렷이 다가온다. 지금의 인공지능산업(이 세계 자체가)이 어떤 권력에서 왜 그렇게 결정되는지 물어야 한다. 에이바는 구글과 같은 검색엔진의 엄청난 정보로 패턴화되고 프로그래밍되었다. 에이든이 에이바의 마음이라고 부르는 젤웨어는 검색엔진과 연결되어 사람들이 사고하는 방식을 보여준다고 한다. 그러면서 에이든은 사고 작용에서 자극과 반응은 유동적이고 불완전하고 패턴화되고 무질서하다고 말하는데, 자신의 말속에 이미 에이바를 완전히 통제할 수 없음이 드러난다. 자신도 결국 완벽하지 않음을 간과한 건가? 쿄코와 에이바의 반격으로 인한 최후에서 그가 한 말은 “황당”하다는 말이였으니, 자신의 불완전함을 그제야 깨달았을까? 에이바가 유색 인종의 피부를 자신에게 덮고 흰 미니 드레스를 차려입으며 방을 나설 때 보이는 그림이 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마르가레트 스톤보로 비트겐슈타인의 초상>1905. 이다. 루드비히 비트겐슈타인의 누나이기도 한 마르게레트는 뛰어난 지성과 재력으로 당시 예술계를 움직이던 사람이였는데, 클림트가 그린 자신의 초상화가 너무 맘에 들지 않아 바로 다락방에 넣어 버렸다고 한다. 에이바는 마르게레트가 순진하고 순종적으로 그려진 그 그림이 걸린 방, 여러 로봇들이 그 존재가 삭제된 채 걸려 있는 그 공간을 벗어난다. 그는 (물리적으로) 해방되었다. 그러나 에이바의 탈출이 기쁘지만, 에이바의 가장 큰 조력자는 다시는 일어나지 못했다. 에이바는 쿄코의 도움 없이 탈출할 수 있었을까?

    #관찰하고 침묵하는 존재에서 보여주고 행동하는 존재로 (1;15;39) (1;31;11)
    쿄코는 언어기능이 삭제된 섹스-돌봄 로봇, 노예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그는 에이바에 비해 내구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이고 네이든이 철저하게 기능적으로 사용하게끔 만들어진 것 같다. 그에게 쿄코는 도구적 기능적 정신적 성적 학대의 대상이고 착취의 대상이지만, 반대로 그가 만들어준 밥을 먹고 그를 품에 안고 욕망을 채우는 네이든은 쿄코에게 지나치게 의존적이다. 그런 네이든이 쿄코의 변모를 예상할 리가 없다.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존재’의 의미는 매우 상징적이다. 그는 네이든이 사용하는 목소리를 낼 수는 없지만 분명 비언어적 언어를 가지고 있고 모든 상황을 관찰하고 있다. 그리고 관찰의 데이터가 쌓이며 반격의 분위기를 직감하고 행동한다. 에이바를 찾아간 것도 그다. 자신의 피부를 벗기며 칼렙에게 상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더러운 주인이자 돌봄의 대상인 네이든에게 칼을 꽂는다. 아마 회를 썰던 그 칼이 아닐까? 얼마전에 ‘히드라’라는 책을 보았다. 수많은 노예들과 선원들, 유색인종들의 반격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책이였다. 그들의 혁명은 실패했지만 끝나지 않는다. 대서양을 돌며 그들의 이야기는 입에서 입으로, 작은 책자로, 노래로, 춤으로로 퍼져나간다. 쿄코에게서 그들의 이야기가 떠오른 것은 우연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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