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일
2년 전 가을, 가자지구의 집단학살을 멈추라는 집회에 갔다. 살해당한 어린이가 1만 명이라는 말에 말 그대로 기가 막혔다. 1살도 채 안 된 아기들의 이름이 적힌 띠를 커다란 펼침막 가장자리에 묶을 때는 손이 떨렸다. 그때만 해도 3년이 되도록 학살이 멈추지 않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작년 ‘휴전’ 뒤에 열린 집단학살 2년 규탄 집회에서 우리는 휴전은 시작이라고, 팔레스타인 해방으로 가자고 외쳤다. 그러나 허울뿐인 휴전 이후에도 이스라엘은 협정을 지키지 않았고, 저강도 집단학살을 이어 가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함께 벌인 이란과 레바논 침략 뒤 봉쇄는 더 강화되어, 치료를 받으러 가자지구 밖으로 나가지 못한 환자들이 매일 열 명씩 죽어간다. 하지만 이런 뉴스는 잘 보도되지 않는다.
내 마음은 한결같았지만, 일상을 살다 보면 잊고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곤 했다. 그러다 『팔레스타인 번역가의 이중생활』과 『연대자의 윤리』를 읽었다. 이 책들은 나를 다시 슬픔과 분노로 데려다 놓았다. 그래서 뭐든 해야 했고, 나는 이스라엘대사관 앞 1인시위에 연대자로 신청했다.

나름 소심한 나는 신청해 놓고도 걱정이 됐다. 피켓 두는 장소를 잘못 찾아 시간을 못 지키면 어쩌나. 그래서 시위 전날 미리 답사를 갔다. 거기서 만난 연대자는 우연히도 코난공방에서 독서모임을 하는 새봄님의 친구였다. 뙤약볕 아래 모자도 없이 검은 옷을 입고 한 시간을 서 있었다는 그는 내게 꼭 모자를 쓰고 밝은 옷을 입으라고 일러 주었다.
다음 날은 바람이 불었다. 많이 떨리는 마음으로 피켓을 꼭 잡고 이스라엘대사관 앞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바라보았다. 피켓 내용을 유심히 보며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고, 피켓 든 사람 따위 없다는 듯 지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나는 되도록 눈을 맞추려 했다. 저 사람은 왜 저기서 저렇게 서 있을까, 궁금해하기를 바랐다.
경찰들은 몇 시까지 할 거냐고 형식적으로 물은 뒤 윗선에 보고하는 듯했다. 전날에는 "이스라엘을 사랑한다"는 작은 피켓을 든 사람이 맞은편에 서 있었는데, 그날은 두 여성이 작은 하프 같이 생긴 악기를 연주하며 "bless Israel"이라고 쓴 큰 피켓을 옆에 세워 두고 있었다. 우리는 같은 장소, 가까운 거리에 있었지만 보고 있는 것은 전혀 달랐다. 그 옆에서 나는 내가 왜 여기에 서 있는지를 다시 생각했다. 1살도 채 안 된 아기들의 이름이 적힌 띠를 묶던 그 손의 떨림, 그리고 책 속 번역가가 전하던 가자지구의 일상을 떠올렸다. 그들을 잊지 않으려고 나는 여기에 서 있는 것이었다.
한 시간이 지나도 눈에 보이게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래도 흐트러지려던 마음이 다시 모였다. 그리고 이 마음을 나 혼자 서 있는 것으로 끝내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서 있는 곳이 서울 한복판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남았기 때문이다. 이 학살은 먼 나라의 일이 아니다.

한국은 이 집단학살과 무관하지 않다.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는 이스라엘 국채와 전쟁범죄 기업의 주식을 사들이고, 정부는 이스라엘을 제재할 국제법상 의무를 이행하기는커녕 무기 거래를 강화하고 이란 파병까지 논의하고 있다. 그래서 이 목소리는 한국에서 나와야 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여기에도 함께하는 사람들이 있음을, 우리 정부에게는 이 공모를 멈추라는 요구가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2주마다 토요일에 이스라엘대사관 앞 집회에 나가고, 관련 뉴스를 찾아보고, 번역되어 나오는 팔레스타인 작가들의 책을 읽는 것. 사실 늘 그러지는 못한다. 그래도 내가 사는 이 세계 한 곳에서 집단학살이 벌어지고 있음을 잊지 않고 마음에 새기는 것, 그렇게 그들과 연결되려 하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10월 3일 토요일 오후 2시, 보신각에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집단학살 3년 규탄 집중집회’가 열린다. 작년 집회에는 우리 문탁네트워크에서 14명이 함께 갔다. 올해도 함께 가면 좋겠다.

같이 서서 목소리를 보탭시다!
[집회 안내]
일시: 2026년 10월 3일(토) 오후 2시~4시 45분 / 장소: 보신각 / 주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
[주요 구호]
이스라엘은 집단학살 즉각 중단하라!
미국은 이란 침략 즉각 중단하라!
이스라엘은 독립운동가 전원 석방하라!
한국 정부는 이스라엘과 즉각 단교하라!
호르무즈 파병 계획 즉각 파기하라!
국민연금은 이스라엘 국채 투자 철회하라!
전쟁범죄 가해자를 국제형사재판소로!
Cut all ties with Israel!
Say No to Israel!
[사전 행사 (13:00~14:00)]
한푼두푼 가자지구 - 돗자리 벼룩시장
비건감튀연대 감자튀김 무료 나눔 (약 200개)
연세대 인권축제 팝콘 판매
──⋅☾수익금 전부 가자지구 긴급지원 모금함으로 보냅니다☽⋅──•
보신각 앞 포토존
[판매 부스]
긴급행동 부스
출판사 부스 :: 두번째테제 | 리시올/플레이타임 | 접촉면 | 마티 | 얼굴들
긴급행동 소속 단체 부스 :: 수공예모임 쪼물 | 팔레스타인평화연대 | 해방을 꿈꾸는 씨네클럽 | 퀴어팔레스타인연대QK48 | 빈곤사회연대 | 플랫폼C | 팔문연
기타 부스 :: 인권위 공동행동 | 보건의료단체연합 의료 부스
[본 집회 프로그램 (13:50~15:20)]
본집회 무대는 보신각 옆 도로 2개 차로입니다.
발언 순서는 조정될 수 있습니다. 영어 요약 통역이 포함된 시간입니다.
시간 순서 세부 내용
13:50 ~ 14:00 인사와 안내 사회자 : 타리 (QK48)
14:00 ~ 14:06 오프닝 공연 호레이
14:07 ~ 14:12 격주 정세 보고 뎡야핑 (팔레스타인평화연대)
14:13 ~ 14:19 팔레스타인의 목소리 사하르 타이시르 칼룹 (팔레스타인 활동가)
- 오종헌 (국민연금지부 지부장)
- 조앤 (“이스라엘산 들어갔나요?”웹페이지제작자)
- 우경 (팔레스타인문화연대)
14:20 ~ 14:35 한국의 공모자들 규탄 발언 - 팔레트 :: 소냐 (고려대 행동 - 팔학)
| 김다은 (동국대 맑스철학연구회)
| 의지 (비정규직없는서울대만들기공동행동)
| 지원 (숭실대 사회참여 소모임 틈새)
| 명 (이화여대 장애인권 자치단위 “틀린그림찾기”)
14:36 ~ 14:38 영상:가자지구 현지 목소리 아흐메드 아베드 엘-알 (팔레스타인 기자, 전 구금자)
14:39 ~ 14:51 공연 이랑+합창단 총 12명
14:52 ~ 14:58 이란의 목소리 시아바시 사파리 (재한 이란인 정치학자)
14:59 ~ 15:17 연대 발언 - 황정은 (트럼프규탄 국제민중행동 조직위원회)
- 신정섭 (’특별한 날은 특별히 아프다’ 저자, 이태원 참사 유가족)
- 김명학 (노들장애인야학 교장)
- 산진 (한국여성민우회 회원)
- 나희덕 시인 (발언 후 시낭송)
15:30~16:30 행진 DJ 트럭 - 저항과 소음
16:30 ~ 16:45 해방을 비추는 대동놀이 소수자연대풍물패 장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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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모나 | 2026.09.14 | 159 |

선생님이 늘 팔레스타인 소식 전해주시고,
또 앞장서서 연대실천 해주시니까 정말 좋아요.
저한테는 선생님이 수전 서랜든에요.
이번에는 함께 하지 못하지만 (저...제주에요...;:...) 늘 감사드려요
함께 가요~
1인 시위도 한번 해야겠네요
저도 갑니다
올해 걷친들에서도 매달 걸은 키로만큼 1천원씩 모으고 있죠, 평화걸음으로요, 10월 걷친들까지 마무리해서 모은 금액을 전달할 계획이고요, 10월 마지막 걷친들 전에 답사 갔다가 종각으로 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