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공식당은 명예의 전당

느티나무
2026-04-05 1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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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 공식당 명예의 전당

   지금은 세상의 많은 가치들이 돈과 재산에 의해 결정되는 자본주의 시대지만, <증여론>에 나오는 고대인들에게는 명예가 아주 중요했습니다. 거래를 할 때도 교환가치가 정해져 있기보다는 상대보다 더 많은 것을 내놓는 것이 규칙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부가 한 곳에 축적되지 않고 순환이 이루어질 뿐만 아니라 자신과 부족의 명예가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돈 보다 명예가 더 중요한 시대의 이야기 <증여론>을 읽고 문탁공동체는 반자본주의적인 삶으로 ‘증여와 선물의 경제’를 지향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드러나는 곳이 바로 공식당 운영이었습니다. 맛있는 것을 친구들과 나누고 싶을 때, 부모님들께 받은 선물이 너무 많을 때, 야채들이 냉장고에서 시들해지고 있을 때, 좋은 일이 생겼을 때, 감사를 전하고 싶을 때, 일 대 일의 교환이 아니라 순환되는 선물을 선택했습니다.

특히나 그 중 가장 감사한 선물은 공동체의 친구들에게 한 끼 밥을 차려주는 밥당번이었습니다. 밥당번을 위해 내주시는 분들의 마음과 손길은 긴 시간 문탁공동체를 지탱해주는 힘이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3월의 선물의 노래는 밥당번의 명예를 먼저 노래를 하겠습니다.

 

 

   먼저 기꺼이 밥당번을 해주시는 문탁 친구들입니다.

기린님은 문탁 2층이 6층으로 이사를 한 후에도 한 달에 한 번씩 밥을 하러 오십니다. 그곳에서도 밥당번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기린의 공동체를 아끼는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집니다. 그래서 그이가 해주는 밥은 더욱 귀하고 감사합니다.

   자작나무님은 공간이 이사간 후에도 일주일에 한 번은 자누리작업을 하십니다. 그녀는 특히 각종 비누를 만드는 베테랑입니다. 작업을 마친 후에 함께 점심도 먹습니다. 그리고 밥당번도 해주시죠. 맛있는 것을 알아차리는 그녀의 코는 밥당번의 의욕을 불러일으키죠. 또한 감사합니다.

시스템이 바뀌면서 맹활약을 펼치고 계시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자누리입니다. 여기저기서 공수해 오는 먹거리들은 늘 우리를 사로잡습니다. 특히 3월 3일에는 큰 손 역할을 단단히 하셨습니다. 이사 간 문탁 친구들까지 불러서 푸짐한 보름밥상을 차려주셨습니다. 정선에서 공수해온 각종 건나물들과 5곡을 넘어 10곡을 방물케 하는 오곡밥도 일품이었죠. 무지 감사합니다.

   이번에 닥코스로 등장한 분으로 앞으로가 기대되는 분입니다. 페미니즘세미나에 참석하고 계시는 노을님입니다. 스스럼없이 주방에 들어오셔서 밥당번인 참을 도와 함께 밥상을 차려주셨습니다. 조만간 혼자서 차려주시는 밥상도 기다려 봄 직합니다.

 

 

    2010년 문탁공동체가 문을 열고 17년차를 지내고 있지만 그동안 주방회계에서 쌀값이 지출된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리고 요즘같은 고물가 시대에 2500원으로 푸짐한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것도 모두 보내주시는 선물 덕분입니다. 3월 선물의 노래입니다.

느티나무는 매주 월요일 밥당번을 합니다. 그리고 르꾸님은 매주 월요일 일본어세미나를 하러 오시고요. 그럴때마다 빈손으로 오시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지난달에는 토실토실한 병어를 3월에는 고등어를 한아름 가지고 오셔서 저에게 고등어 김치찜을 해달라고 하십니다. 덕분에 오랜만에 푸짐하게 먹었습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두 분이 계십니다. 한 분은 재료를 택배로, 한 분은 완성된 요리를 선물합니다. 한겨울님과 우연님입니다. 한겨울님이 보내주신 케일은 쪄서 쌈으로도 먹고 총총 썰어서 샐러드도 해먹었습니다. 그리고 봄동으로는 봄동 겉절이는 물론 요즘 유행한다는 봄동 비빔밥까지 잘 해먹었습니다. 그리고 우연님은 매달 두 번씩 반찬을 가져오십니다. 3월에는 고기가 듬뿍 들어간 짜장소스와 깍두기 그리고 꼬막무침과 새우탕수육을 해오셨습니다. 덕분에 귀한 요리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매주 화요일 영어세미나 팀들이 해주시는 반찬은 밥당번이 모자라는 때에 큰 힘이 됩니다. 3월엔 보리님의 고사리나물, 메출리알 장조림, 오이 참나물 무침, 윤슬님의 두부 브로콜리 무침은 도망간 입맛도 돌아올 정도였습니다. 아침부터 반찬을 해오시기에 부담이 되셨을텐데 그 마음이 전해져서 더 맛있었습니다. 플로우님을 반찬대신 밥을 하시겠다며 밥당번을 하루 해주셨습니다. 토토로님이 해오신 맛깔난 가지볶음, 김치찌개, 토마토달갈볶음은 일품이었습니다.

   담쟁이님의 버섯무침과 봄동 겉절이, 특히 봄동 겉절이는 아주 맛있었다는 소문이 자자했네요. 띠우님의 콩나물무침, 김, 달래장, 노라님의 멸치볶음과 씨앗젓갈, 곰곰의 동치미, 미역줄기볶음, 샐러드, 취나물 무침, 자누리의 알타리 김치도 모두모두 감사합니다. 처음 밥당번을 어떻게 다 채울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컸지만 반찬을 챙겨주시는 분들과 밥당번을 해주시는 분들이 함께 하는 융통성있는 공식당의 운영에 묘미가 있습니다.

   끝으로 주방지기가 못챙긴 까나리액젓을 선물해주신 한겨울샘께도 다시 감사드려요. 그리고 모로가 선물한 배추와 나물거리와 쪽파, 마음이 선물한 쪽파를 더해서 쪽파김치를 담궜습니다. 감사합니다.

 

 

3월에 명예를 드높여 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리며 선물의 순환이 만들어내는 좀 다른 세상을 기대해 봅니다.

댓글 4
  • 2026-04-05 15:46

    느티샘이 젤 애써주셨지요. 너그러운 마음 고맙습니다.

  • 2026-04-05 21:08

    우와... 정말 많은 선물이 있었네요. 덕분에 3월 한달도 너무 잘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6-04-06 16:33

    와우...멋진 파지사유 공식당

  • 2026-04-07 17:47

    큰 손 느티쌤의 넉넉한 마음에 고마움 한가득!
    덕분에 월욜 파지 멤버들은
    밥을 두번씩 먹게 된다구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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