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ere I’m Calling From 후기

재하
2026-01-12 12:21
39

그의 단편 <Where I’m Calling From>에서 카버는 <Chef’s House>에서와 같이 알코올 중독자들에 대한 얘기를 풀어낸다. 주인공인 화자의 시점에서 같은 알코올 중독자로서 중독 치료소 Frank Martin’s에  들어온 J.P.의 이야기를 듣는 이 단편은 마치 카버에 스스로 대한 이야기를 고백하는 듯 하기도 하다. 특히나 지금까지 보아온 그의 단편에서 술, 결혼/관계에 대한 주제들이 자주 언급되는 것을 볼 때, 카버 본인의 삶 또한 술, 결혼 등의 문제들에서부터 힘들어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리고 J.P.가 자신이 아내 Roxy를 만나 결혼을 하여 아이를 낳고 술 중독에 빠져 치료소에 들어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나열하는 그 일련의 과정은 카버 자신의 알코올 문제에 대해 더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듯 하다. J.P.가 자신이 알코올에 중독되게 된 계기에 대해서 그저 이유 없이 마시게 되었다고 얘기할 때, 이는 마치 카버 본인의 중독이 그 스스로 이유를 알 수 없다고, 어쩌면 중독 안에서 그 이유조차도 망각하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처럼 들린다.

 

“I had everything I wanted. I had a wife and kids I loved, and I was doing what I wanted to do with my life.” But for some reason – who knows why we do what we do? – his drinking picks up. For a long time he drinks beer and beer only.

 

그러나 J.P.의 이야기를 읽는 동안, 어쩌면 그의 중독은 자신도 모르는 어떠한 불가항력에 의해서 일어난 것이라기보다도, 그가 들여다보지 않으려하는 일종의 ‘외면’에 가깝다는 느낌을 받았다. 치료소의 주인인 Frank Martin을 보면서 옷 속에 머리를 파묻는 J.P.가 느끼는 마치 벌레가 된 듯한 감정은 그의, 나아가 카버 스스로 느끼는 자신에 대한 부끄러움이 아닐지 생각하게 된다. 

 

계속해서 바뀌는 소설의 현재형과 과거형 사이의 문체는 물론 얘기를 풂에 있어서 마치 독자가 이야기 속에 있는 듯한 몰입감을 위한 장치로써의 역할도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아직도 중독에서의 과거가 현실과 경계가 없는 Frank Martin’s의 중독 치료자들의 삶을 말하는 듯 싶다. J.P.의 이야기를 듣고 있는 주인공의 입장 또한 이미 치료소를 다녀간 전적이 있으며, 이혼 후 생긴 여자친구도 음주운전을 하는 것을 보아 알코올 중독에 빠진 듯한 삶이고, J.P. 역시도 다시 치료소에 끌려와 내던져지는 처지이다. <Preservation>, <The Compartment>,  <Vitimins>, <Careful> 그리고 <Chef’s House>에 이르기까지, 그 주제가 알코올 중독이든, 아들과의 만남이든, 혹은 다른 여자와 놀러나가는 것이든, 이들은 자신들의 삶에 대한 부끄러움을 안고 있는 것 같다. 비록 강독에서 아직 결론에 이르지는 않았지만, 이러한 부끄러움들은 결국 카버 스스로에게 돌아가는 고백이 아닐까 싶다.

댓글 0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505
Where I’m Calling From 후기
재하 | 2026.01.12 | 조회 39
재하 2026.01.12 39
504
《活着》1/8 단어 (2)
바람~ | 2026.01.02 | 조회 48
바람~ 2026.01.02 48
503
Chef’s House 후기 (3)
윤슬 | 2025.12.24 | 조회 96
윤슬 2025.12.24 96
502
careful 후기 (4)
민원기 | 2025.12.21 | 조회 105
민원기 2025.12.21 105
501
《活着》12/18단어 (2)
miiaa | 2025.12.14 | 조회 82
miiaa 2025.12.14 82
500
Vitamins 후기 (3)
보리 | 2025.12.11 | 조회 95
보리 2025.12.11 95
499
《活着》12/11 단어 (2)
바람~ | 2025.12.07 | 조회 58
바람~ 2025.12.07 58
498
The Compartment 후기 (4)
플로우 | 2025.12.07 | 조회 110
플로우 2025.12.07 110
497
Preservation 후기-소파에 갇힌 남자 이야기 (4)
토토로 | 2025.12.07 | 조회 93
토토로 2025.12.07 93
496
《活着》12/4 단어 (2)
바람~ | 2025.12.02 | 조회 99
바람~ 2025.12.02 99
495
Feathers 후기 (3)
진공묘유 | 2025.11.30 | 조회 115
진공묘유 2025.11.30 115
494
《活着》11/27 단어 (2)
바람~ | 2025.11.25 | 조회 120
바람~ 2025.11.25 120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