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덕후 세미나 후기>이제부터 나는 '대학' 다~ 읽은 녀자!
도라지
2019-01-18 10:45
330
어느새 매주 목요일 오후 2시면 파지사유에서 대학을 읽고 있다.
(아니 다 읽었고, 다음주부터는 '중용'입니다)
나는 인디언쌤, 여울아쌤, 게으르니쌤, 지엥쌤, 여여쌤, 아리랑쎔의 해박한 고전의 세계를 귀동냥하고
이 말은 뭔 말인가 싶어 남몰래 네이버에서 검색도 하고, 아! 당장 십팔사략을 읽어야지 혼잣말도 하면서
무식은 왜 부끄러운가... 딴 생각도 하다가;;;
그렇게 매주 우리의 사서덕후 세미나는 흥미진진하다. 또한 세미나 구성원의 평균연령이 의심갈만큼 발랄 하다. ㅎㅎ
난 내가 '대학'을 암송하게 될 거란 생각을 1도 해본 적이 없었다.
"당신은 이제 사서를 읽어야 할 때가 왔노라~!"는 게으르니 쌤의 작업멘트에도 한 점의 유혹은 없었으나,
고전대중지성을 끝내고 멍하니 노는 시간이 크게 행복하지 않았음에 내린 결정이었다.
사서덕후 세 번째 시간부터 함께했기에 6장 부터 암송을 시작했다.
所謂誠其意者 毋自欺也 如惡惡臭 如好好色 此之謂自謙 故君子必愼其獨也
“이른바 그 뜻을 성실히 한다는 것은 스스로 속이지 않는 것이니,
악을 미워하기를 악취 미워하는 것과 같이 하며,
선을 좋아하기를 색(色)을 좋아하는 것과 같이 하여야 하나니,
이것을 자겸(自慊)이라 이른다.
그러므로 군자는 반드시 그 홀로를 삼가는 것(愼其獨)이다.”
2층카페가 나름 나와바리인지라 오가는 고전공방 쌤들한테 주워들은 몇 단어중 너무 많이 들어 내 것인양 친숙한 단어들이 있었다.
愼其獨이 그랬다.
나는 '신기독'과 만나서 반가웠고, 당시에 내가 그러하지 못했음에 더욱 강렬하게 신기독과 만날 수 있었다.
'대학'은 수신을 강조한다. 제가-치국-평천하로 가는 시작이며 가장 중요한 베이스.
나는 늘상 반성을 일삼게 되는 내 하루 일과의 결론, 그것은 망하기 일쑤인 오늘의 '수신'에서 비롯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이후로 어떤 일이, 무슨 생각이 꼬이는 기미가 보이면, 일단 나를 돌아본다.
'나' 지금 뭐하고 있나?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신기독 까지는 못하겠지만,
'수신'이란 단어를 일삼아 떠올리는 것은 잊어버리기 쉬운 내 마음 구석자리 챙기는 데는 좋은 방법이다.
아침에 일어나면 오늘의 암송 문장을 노트에 필사하고 한자를 찾는다.
대학 초반엔 정이가 뉘신지, 정이천은 또 어느 분인지, 이정자는 어떤 선생인지 쓸데없이 좌절하고
맨날 헷갈리는 '미', '말' 앞에서 머리를 쥐어 박기도 했지만,
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는 은근하고 암송을 통해 문장의 뜻이 내것이 되는 듯한 착각도 나름 유익한 경험이다. ^^
'대학'을 한 번 읽어 어찌 알겠냐만은... 또한
논어를 제대로 완독하지 못했음이 계속 아쉬워서... 결국
나는 내가 사서를 읽어야 할 때가 왔음을 진실로 받아들인다... 그리하여
이제 중용으로 간다. 중용은 대체 무슨 말일까? 궁금하고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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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하나 알아가는 재미는 은근하고 암송을 통해 문장의 뜻이 내것이 되는 듯한 착각도 나름 유익한 경험
: 매일 암송의 미덕이 바로 이것^^! 올해 꽂힌 글자 德자를 어디나 들이대는 군요^^ ㅋㅋ
사서덕후에서 읽는 중용~ 저도 기대됩니다~~
오호 도라지님
논어 리인학당에서 같이 읽으연 어떨까요 ㅋㅋㅋ
도라지의 기쁨과 행복을 위해서 ㅎㅎㅎ
도라지님의 후기를 보고 급 반성합니다.
아직도 대학을 너무 낭만적으로만 생각했던 게 아닌가 하여 주자의 독대학법을 들여다 봤다가
공황장애 올 뻔 했어요.
띄어쓰기가 없어서.....
꼼꼼하고 자상하고
다소 강압적이기까지.....
먼 데서 오는 소리가 아니고 내 몸에 착 붙여서
玩味완미하는 대학으로 사서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