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동아리 > 7주차 후기

산새
2020-04-28 02:01
278

  안녕하세요~ 등산동아리 새멤버인 산새입니다^^                                                                              

       

     오늘도 염광교회 뒷산을 다녀왔습니다. 지난 주에는 미륵사 방향으로 가려다가 길을 잘못 들어 호수마을로 내려갔었는데요

    "이번엔 잘~ 가보자" 하며 또 갔습니다. 어찌 되었을까요?ㅎㅎ

   일단 날씨는 어마어마하게 쨍 했어요. 아침 공기가 아직은 좀 쌀쌀했지만.. 산이 늘 그렇듯 초입부분이 가파르다보니 깊이 들어가기도 전에 후끈 열이 났고. 일주일 새에 더 풍성해진  초록빛으로 눈부터 시원해졌습니다. 와 좋다! 하면서 신나게 오르는데 등뒤에서 "이번 후기는 산새 차례!" 라는 문탁샘 목소리가 들려왔어요. (싫은데요~ 소리가 목구멍까지 올라왔지만 꿀꺽 삼키고 ㅋㅋ) 말없이 베낭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답니다ㅎㅎ

 

환하게 반겨주던 진달래는 흔적없이 사라졌지만 그 대신 곳곳에 새순이 새잎이 그리고 자그마한 야생화들이 보이기 시작했어요.이름이 뭐냐 이거다 저거다 하는 소리가 들렸지만.. 저는 그냥 '이쁜거, 신통한거, 저절로 잘 사는거, 지금 안봐두면 후회하는거'로 ^^ 누군가가 붙여놓은 '이름' 같은거 별로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았어요.  후기는 올려야되니까 사진은 찍고. 얘들아 안녕~~

 

    

 

오르고 내리고 쉬고를 반복하며 호수마을 이정표까지 갔는데.. 아 이런! 또 아닌가??

 

뜬금없는 봉분하나를 보고 의견이 다시 갈렸어요.  우왕좌왕하는 가운데 우연샘이 먼저 길을 되돌아 갑니다. "여기가 아냐~ 난 이런 묘를 본 적이 없어." 지도앱을 보시던 자룡샘도 맞다고. 다시 더 가야 삼거리가 나온다고. 산에서 길찾기는 어렵군요. 정말!

그래도 이번엔 잠깐 어긋났다가 바로 찾았어요. 호수마을- 미륵사- 좋은절.  이게 왜 보였다가 안보였다가 할까요 

길눈이 어둡다기 보다는 이정표가 부족한 걸로 합시다^^

미륵사에 마침 해우소가 있어 볼일 보고 나왔더니.. 기린샘이 미륵사의 '미(彌)'자가 논어에 나오는 '앙지미고' 의 그 '미'자 아냐?라더군요. 저도 문장의 내용은 대략 기억났으나 원문은 가물가물. ( 후다닥 인터넷 검색해 알아냈으나 후기에 쓰려고 입 꾹 닫음 ㅋㅋ)

 

 

<논어 자한- 10>

顔淵 喟然歎曰 仰之彌高 鑽之彌堅 瞻之在前 忽焉在後 (안연 위연탄왈 앙지미고 찬지미견 첨지재전 홀언재후)

안연이 크게 탄식하며 말했다. "선생님의 도는 우러러볼수록 더욱 높고, 파고들수록 더욱 견고하다. 바라보면 앞에 있더니 홀연히 뒤에 있다.

夫子 循循然善誘人 博我以文 約我以禮 (부자 순순연선유인 박아이문 약아이례)

선생님께서는 차근차근 사람들을 잘 이끌어 주시니, 나를 학문으로 넓혀 주시고, 예로써 잡아 주신다.

欲罷不能 旣竭吾才 如有所立 卓爾 雖欲從之 末由也已 (욕파불능 기갈오재 여유소립 탁이 수욕종지 말유야이)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구나, 이미 나의 능력을 다하여도 여전히 선생님의 도는 저 앞에 우뚝 서 있다. 그래서 따르려 해도 따라갈 수가 없구나."

덕분에 공자님을 또 만난 하루입니다.

 

'미륵사'를 지나 큰 도로를 건너 광교산을 다시 올라 타고  익숙한 산길로 내려왔습니다.

오는 길에  2주 전에는 알이었다던 아기 도룡용들을 봤어요. (그런 곳에 있는 줄 처음 알았네)

너무 작은 것들이 꼬물거리고 있는게 신기해서 한참을 들여다 봤네요. 부디 탈없이 잘 자라길... 너희들도 안녕~~

 

      

  내려오는 길에 잠시 비도 맞고.. 생각보다는 짧은(3시간) 산행이었지만  좋은 에너지를 받아 왔습니다.

오랜만에 다시 꾸려진 등산 동아리가 문탁에서 장수하는 동아리가 되길 바라며..후기를 마칩니다.

그리고 자룡샘.  벌에 쏘인 곳은 괜찮으신가요? (야구장에서? 자세히는 못들어서).. 암튼 치료 잘 하시길.

반가웠습니다!

 

댓글 5
  • 2020-04-28 07:17

    오매... 산새 스마트폰 특별히 좋은겨?
    아님 사진을 특별히 잘 찍는겨?
    난 어떻게 해도 눈으로 보는 풍경을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데
    사진으로도 어제의 끝내주는 하늘, 햇볕, 신록이 그대로 느껴지네요.
    감사^^

  • 2020-04-28 12:14

    어머나!! 아기 도룡뇽 넘 귀여워요~~
    꽃들 사진도 이뿌네요.
    근데 새순 난 건 두릅이에요? 먹고 싶다~ ㅋㅋㅋ

  • 2020-04-29 04:52

    나날이 풍성해지는 등산의 스토리들^^
    아~~~ 이 봄을 흐드러지게 보내는 꽃같은 나날입니다~~
    산새님의 후기에도 그 흐드러진 풍성함이 흘러넘칩니다^^ 땡큐~ 산새님^^

  • 2020-04-29 22:54

    산새는 사진도 잘찍고
    폰도 좋고
    편집도 잘해요! ㅋㅋ
    갈수록 산이 푸르러지는 멋진 모습을
    눈으로 귀로 온마음으로 호사합니다~♡

  • 2020-04-30 11:01

    초록초록한 봄의 한가운데가 그대로 담겼네요.
    등산을 하면서도 논어의 한 구절을 떠올리는 공부쟁이들.^^

    등산시간이 생각보다 짧았나요?
    앞으로는 좀 더 길게? 그보다는 걸음을 좀 더 천천히 하자고 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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