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휴먼 3장> 후기

코투
2021-05-26 21:44
304

 

 

그래, , 지금, 수양하고 있는 거야.

     

이제 막 조원들과 친해질 듯 했는데.. 그만 조가 쪼개어지다니... 아쉽다.

나는 우리 조에서 일명 꼰대 가 된 느낌을 받았다. 나로선 낯선 체험이다. 신기했다. 나름 개방적이라 생각했는데, 여기선 아니었다. 예전에 내가 우리 고모- 혼자 사시는 분이었는데, 오로지 모든 정보를 텔레비전을 통해서만 얻으신 분이다-에게서 느낀 답답함을 병아리나 지원, 현민이 나를 보고 느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들에게 나는 얼마나 답답했을까? 그렇지만 나는 그들을 통해 조금씩 새로워지는 것을 느낀다. 나는 우리 조가 좋았다. ^^

 

조모임에서, 모르는 게 많은 나는 주로 질문을 한다.

“‘죽음은 우리 안의 비인간이고, 그 비인간이 우리 안의 생명을 해방시킨다는 게 무슨 뜻인가요?” 현민에게 물었을 때,

현민은 유기견을 구한 경험을 이야기해 주었다. “잘은 모르지만...동물권을 공부하면서, 유기견에 대한 불쌍한 마음이 들어 데려왔는데, 엄마나 주위 사람들이 유기견을 니게 책임질수 있어?’ 하면서 오히려 꾸짖고 야단쳤다. 그때 그 사람들을 보면서 폭력성(비인간성)을 느꼈고, 그때 내 안에서 생명을 느꼈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는 현민을 보면서 그 따듯한 마음에 감동을 한다.

지원이 현민의 말을 받아, 유기견을 구하는 게 인간적인 것인지, 아니면 책임을 질 수 있는 상황까지 고려하는 게 인간적인 것인지 성찰해봐야 할 것이라 말했다. 지원은 생각이 복잡하다. 쉽게 답을 내리지 않고 상황을 인식하려한다. 멋지다.

병아리는 현민이 강하지를 구하는 그 마음을 충분히 공감하며, ‘죽음을 어떻게 보느냐는 생명을 어떻게 가정하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말을 인용했다. “나이가 많고 불편한 할아버지를 간호하는 할머니를 보고 사람들이 뭘 그렇게 지극정성으로 간호하느냐며 질책하는데, 그것은, 우리 사회가 날씬하고 건강하고 젊은 것을 최상의 삶, 최상의 생명으로 보기 때문에 나이 듦, 병듦, 아픔을 반생명으로 여기는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나이든 사람이나 장애인들은 쉽게 우울증(정신적 죽음)을 겪게되고, 그러다가 진짜 죽음인 자살을 하게 된다. 그리고 그런 사람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쉽게 남들의 비난을 듣게 된다.”고 말했다. ‘그런 사람들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가장 이해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말을 하며 울먹일 때, 내 마음도 같이 흔들렸다. 병아리는 가슴이 뜨겁다. 뜨거운 마음이 언어로 제대로 전달되지 못할 때 그의 목소리가 흔들리는데, 나는 식어버린 내 가슴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나는 요즘 남성적으로 돼가는 거 같다. 팩트체크하려들고, 합리성이나 따지고,  ㅠㅠ

진달래는 죽음이 관리된다는 것에 대해, 시어머니가 돌아가셨을 때의 경험을 말했다. “ 시어머님이 돌아가셨는데, 병원에서 의사가 와서 사망진단을 내리기 전까지 우리는 사망신고도 장례절차도 밟을 수 없었다, 삶과 죽음이 자연스런 과정에 있는데, 의사의 판정없이는 죽음도 죽음일수 없게 만드는 시스템이야말로 부자연스러운 것이라 했다. 죽음에 대해 공포감을 조성하면서, 도달해선 안되는 것처럼 만들고, 그러니까 보험을 들고 무엇을 먹고, 입고 하는게 현대사회를 굴리는 굉장히 큰 축이라 느껴진다고 했다. 진달래님은 아는 것도 많고 말도 참 잘한다. 우리 조에서 진달래님이 가끔 내 편을 들어줘서 좋다.

 

조별 모임이 끝나고 전체 모임으로 가면, 문탁 샘이 정성껏 설명을 해주신다. 문탁 샘의 설명을 나는 아마도 50% 이해하려나? 그래도 부분부분 알아듣는 부분이 있어서 좋다.

모더니즘의 '미래파'가 기계를 예찬했다는 얘긴 처음 들었다. 기계-여성-전사.. 생각만해도 매혹적이다. 영화가 있으면 봐야지. 그런데, '모더니즘의 비인간이 포스트 휴먼의 비인간으로 바뀌었다'는 말은 무슨 뜻인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3장 전체의 주제가, ‘포스트휴먼 상황에서, 기술의 발달로 생명 연장의 현실화되어가는 반면, 죽음은 더욱 파괴적으로 더욱 위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인간은 예전의 통합적인 유기체가 아니라 유전자적으로 혹은 부분적으로 파편화된 조각난 신체다. 이런 현실에서 어떤 윤리성을 마련해야 할 것인가.. 이런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했다.

 

세미나가 끝나고 집에 돌아온 후, 점심을 먹고 3장을 다시 읽었다. 문탁에 다녀오면, 안 읽히던 책이 조금 읽혀진다. 기분이 좋다.

 

힘들게 책을 읽는 나를 보고, 직장 동료는, “힘든 공부 하지 마라고 했다. 그런가? 근데, 문탁 샘이(온라인 뒷풀이 시간 때), ‘공부는, 읽을 수 없는 걸 읽는 것이라고 했다. “읽는다고 다 이해되고 공감되는 거 아니다. 수고로움을 감내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가 공부가 수양이 되는 지점이다. 이런 거 많이 해야 내공이 커지고, 타자를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이 말이 확 와닿았다. 그래, , 지금, 수양하고 있는 거야. . ^^

 

 

 

댓글 3
  • 2021-05-26 22:00

    코투님^^ 겸목조에서 만난 동학들에 대한 따뜻한 애정이 느껴지네요^^

    늘 공부하는 코투님을 응원해요^^

  • 2021-05-27 08:35

    하하...좋군요.

     

    윤여정처럼 말해볼까요?

    "그냥 오래 버티는거야!!"

    그것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

  • 2021-05-27 16:18

    코투님 조원들이 바뀌어도 질문 열심히 하시길요~

    낯선 배치에서 다른 답을 얻을 지도 모르잖아요~

    저도 아리까리한 채로 공부중입니다~~ 홧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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