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생프로젝트 <포스트휴먼> 후기

김지원
2021-05-20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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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머리 긴 김지원입니다(더 적절한 걸 찾기 어렵네용ㅎ) 

 

 이번 주에 모로님이 포스트휴먼을 읽은 소감으로 책의 두께나 표지디자인이나 뭔가 심리적으로 읽기 편했다고 나눠주셨는데 저도 모르게 많이 공감됐습니다. 

 저희 조는 이번주에 기술 자체가 중립적인 것인가 아닌가에 대한 얘기를 중점으로 나눴습니다. 브라이도티의 텍스트 중 “기술은 규범적으로 중립적이다”라는 문장에 대해 토론했어요. 기술을 사용하는 것에 문화적 부분이 투입된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고, 기술도 어쨌든 ‘인간’이 만드는건데 가치중립적일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도 있었습니다. 

 저희 조에는 매번 모임에 줌으로 참여하시는 무사님이 계세요. 무사님은 줌이라는 제한 때문에 거의 얘기를 한 번에 하시는데요. 그럴 때마다 소감과 질문들 인상깊었던 부분들을 이야기 들려주듯이 하시는데 그게 저는 늘 되게 재밌습니다. 이번에는 윤리적 고민의 딜레마에서 기술은 어떤 선택을 해야하나에 대한 생각을 나눠주셨어요. 예로 자율 주행 시에 사고 상황이나 옛날에 일어났던 사건인 배에 고립된 사람들이 선장의 선택으로 영아를 살해하고 그 인육을 먹고 무사히 구출된 사례를 들려주셨습니다. 이 선택을 한 선장은 살해죄를 받았다고 합니다. 이런 사례들을 바탕으로 ‘인간’이 하는 선악의 가치판단을 인공지능이라면 어떻게 판단할까에 대한 궁금증을 공유했습니다. 인공지능을 새로운 주체라고 본다면 ‘인간’이 새로운 주체의 판단을 보며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게 가능할까, 인공지능도 ‘인간’의 쌓여진 데이터를 학습하는데 어떤 가능성을 추산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도 나눴습니다. 

 사실 저희 조는 영성에 대한 얘기도 길게 나눴는데 저는 되게 어려웠어요. 댓글로 보충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의 개인적인 후기는 사실 포스트휴머니즘을 읽어내려가는 나의 상상력이 휴머니즘적 확장이 아닐까하는 고민이 주를 이뤘는데요. 문탁쌤이 강의에서 해주신 말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비동시적인 일이 동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시기를 저희가 살아가고 있고, 이것은 사태라고 볼 수 있지만 그것이 바로 포스트휴머니즘의 조건이기도 하다는 말이었어요. 예로 기후 위기를 생각한다면 아마존 밀림 벌채를 당장 그만 둬야하지만 그 속에는 당장 먹고살기 위해 벌채를 해야만 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들이 그 전에는 갑갑하게만 느껴졌다면, 곤경으로 시작되는 포스트휴머니즘을 기대하는 마음도 생긴 것 같습니다. 

 

 저의 또 다른 궁금한 점은 ‘포스트휴머니즘’을 어떻게 잘 설명할 것인가에 대한 것인데요. 포스트휴먼을 읽다가 답답한 마음에 네이버에 ‘포스트휴머니즘’을 검색하곤 나온 결과에 조금 놀랐어요. “유전자 조작, 생명 연장 등의 첨단 기술을 통하여 인간의 신체를 변형하고, 인간의 정신까지 도덕적으로 향상시키려는 현대 과학 기술의 시대를 인문학적으로 일컫는 말”이라고 나오더라구요. 이 정의가 아니라고 느낀다면 나는 뭐라고 설명할 수 있을까에 대한 생각과 정리를 좀 해보고 있어요. 아직 시기가 조금 이르다고 생각되긴 하지만요. 다른 분들도 생각나는 좋은 문장이 있으면 추천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이른 아침 제주공항에서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아직 문을 연 곳이 없어서요. 5일 간 여행을 할 예정이어서 이번 주 모임에는 참석을 못 하게 됐어요. 모두 마지막 브라이도티도 화이팅입니다! 다음주에 뵈어요~

댓글 3
  • 2021-05-20 16:55

    지원님~ 줌으로 함께 하시죠? 생각보다 할만 합니다ㅎㅎ
    라고 하고 싶지만... 제주까지 가서 줌이라니요!! 부디 페미니즘은 잠시 내려놓고 '양생'의 시간 보내세요^^

  • 2021-05-21 07:14

    수욜 저녁 줌 소그룹 미팅에서도 느낀 거지만

    긴머리 지원, 길게 말하진 않지만 명료하게 말하네요.

    솔직, 담백함 속에 명료함이 있다는 걸 다시 한번 느끼요.

     

    이번 후기도 좋네. 정리를 잘 했어요.

    계속 쭉~~ 후기 담당 시킬까봐...ㅋㅋ

  • 2021-05-21 17:56

    그니까요. 진달래샘 후기에서도 진달래쌤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 했는데, 지원님의 담담한 표정과 목소리가 떠오르네요. ㅎㅎ 여행 잘 다녀오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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