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여름 포스트휴먼] 2주차 후기

우현
2024-07-12 15:43
709

 수많은 ‘호혜 돌리기’의 수혜자^^로 2주차의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2장과 3장을 읽었는데요, 분량의 영향도 그렇고, 3장이 더 많은 사전 지식을 요구하는 탓에, 2장의 내용이 많이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2장에서는 브라이도티가 포스트휴먼 주체로 거듭나기 위해서 동물, 지구, 기계로 이어지는 ‘-되기’를 요청하는데요, 간단한 내용 정리는 꽃피는말 샘의 질문을 인용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2장에서 ‘종 너머 생명’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인간을 인간-아닌 생명에 연결시키는’(135쪽)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가를 논하고 있습니다. 이때 복잡성과 복수성을 통해 프로그램화 되지 않는 돌연변이를 통한 변용태들을 통해 지구행성적 주체 형성들의 실현을 도울 수 있을거라(136) 말하며, ‘새로운 개념과 새로운 생산적인 윤리적 관계를 발명’(135)하는 ‘탈-인간중심적인 감수성’(135)을 가진 생기론적이고 횡단적인 관계의 주체라는 확장된 전망으로 나아가길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다음의 근거들을 말합니다.

 

우리 시대의 인간-아닌 동물의 복잡성과 동물과 인간의 근접성에 어울리는 재현체계를 고안해야 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새로운 관계 양태로 나아가는 것이다. 동물은 더 이상 인간의 자기투사와 도덕적 열망을 지탱하는 의미화체계가 아니다.(94)

 

 

 특히 ‘기존의 우리’(기존의 서구의 주체성을 기반으로 정의되어온 ‘인간’-안트로포스-)가 동물과 맺어온 관계를 돌이켜보면서 도티의 이론에 조금이나마 가까워지는 부분이기도 했습니다. 요즘 시대의 핫한 주제인 ‘동물권’이라는 개념 또한 ‘인권’, 즉 ‘인간’의 확장이라고 봐야하고, 반려동물을 의인화하는 현상 역시 마찬가지죠. 르꾸샘이 언급한 루이스 보르헤스의 3가지 동물 분류도 와닿는 예시였습니다. “우리가 텔레비전을 같이 보는 동물, 우리가 먹는 동물, 그리고 우리가 무서워하는 동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포스트휴먼 이론을 어떻게 삶에 더 녹여낼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도티의 지적에 적극 동의하게 되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그러나 막상 우리의 삶에서 어떻게 포스트휴먼 주체로 거듭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정군샘 말씀대로 도티는 철학자의 역할-기존의 현상과 기조를 지적하면서 새로운 상상력으로 환기시키는-을 다하고 있을 뿐이고, 실제 삶을 어떻게 살아내야하는지는 우리의 몫인 셈이죠.

 

 그래서 저는 실제 동물권 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사람들은 이런 문제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지 궁금했습니다. 아마 동물권 운동을 하고 계신 분들도 각자 다른 맥락과 생각을 가지고 참여할테니까요. 그래서 이번 세미나에 경덕샘이 못오신 게 많이 아쉬워요ㅎㅎ 세미나에서는 대안이 적극적으로 논의되지 못했지만, 정군샘이 언급하셨듯이 ‘-되기’ 개념을 되새기면서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 느껴져요. 정군샘은 들뢰즈/가타리가 ‘-되기’를 존재론적 관점, 즉 정말 무엇이 되는 것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면, 도티는 ‘변형transposition’의 맥락에서 ‘-되기’를 쓰고 있다고 합니다. ‘인간’도 ‘변형’되고, ‘동물’도 ‘변형’돼서, 중간지대의 어딘가에서 만나게 되는... 그런 의미인 것이죠. 그래서 도티는 ‘횡단성’이라던가, 기존의 재현 체계를 벗어난 새로운 재현 체계를 발명해야한다고 강조하기도 합니다.

 

106. 이 도전에 맞추어 살기 위해서 우리는 새로운 계보학이, 새로운 친족 체계를 나타낼 대안적인 이론적, 법적 재현들과 적절한 서사들이 필요하다.

 

 

그래서 나오는 마지막 -되기 이론은 ‘기계 되기’인 것이죠. 무언가를 수행하는 ‘기계’로서의 존재적 평등을 이야기하는... ㅎㅎ 아무튼 제가 캐치할 수 있었던 정도는 이정도인 것 같습니다. 2장도 겨우 따라갔는데, 3장은 더 따라가기 벅차네요ㅠ 그래도 마지막까지 열심히 달려보는 것으로~

댓글 4
  • 2024-07-12 23:32

    우현선생님 동물-되기에서 시작해, 기계-되기의 사유로 마무리해 주신 글의 흐름이 아주 잘 이해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동물-되기, 기계-되기로 어떻게 삶의 관계를 배열해 가야할지는 명확하지 않았지만, '탈-인간중심적인 감수성'은 살짝 생기는 느낌이었습니다.
    여담이지만 ^^
    첫번째 시간에는 문탁에서 공부하는 것은 처음이라서 눈치보고 마지막에 질문하려고 했던거구요.(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첫 번째 질문이라 당황했어요.^^) 두번째 시간에는 2장은 정리가 어느 정도 되었는데, 3장의 '죽음 너머 생명'은 부분 부분 내용은 좋았거든요. 그런데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몇 줄로 정리하는게 안되어 끙끙되다 59분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명식샘보다는 앞에 올릴 수 있었는데...^^(결국 3장은 질문도 못해서 아쉬웠습니다.) 4장도 잘 정리될지 모르겠지만 포스트 휴먼 인문학 :이론을 너머 생명을 통해 '복잡한 특이성으로, 정서적 배치로, 관계적 생기론적 존재로 보는 견해를 가진'(220쪽) 주체에 조금은 가까워지길 기대해봅니다.

  • 2024-07-16 14:16

    음.. 브라이도티를 책 한 권으로 이해하는 게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책이 얇다고 좋아했는데, 얇은 책의 어려움이 있군요.ㅎㅎㅎ
    그래도 세미나 뒤에 강의가 있다는게 다행이라면 다행입니다.
    좀 더 깊어지기 위해 강의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 2024-07-16 17:04

    잘 모르겠죠... 그게 원래 그런 거 같습니다 ㅎㅎㅎ (이 무슨 뚱딴지 같은)
    저의 경우에는 지금까지 새로운 뭘 공부할 때마다, 공부하는 동안에는 정말 뭐가 손에 잡혔던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실은 이미 손에 잡고서 잡은 줄 모르는 경우가 많았고요.
    그러하니 잘 안 읽히고, 잘 모르겠다고 하여서 놔버리지 마시고, 끝까지 잡고 계시는 게 중요합니다!! ㅋㅋㅋ
    세미나는 이제 한번 밖에 안 남았네요. 마지막까지 힘내보아요

  • 2024-07-21 18:47

    브라이도티 읽으면서 들뢰즈-과타리 공부 좀 더 열심히 할 걸 하는 후회가 들었습니다^^
    예전 뭣도 모르고 브라이도티가 넘 뻔한 얘기를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녀의 사유가 그리 간단하지만은 않다는 걸 이번 세미나를 통해 알았네요:)
    여튼 '생기론적 유물론', '살아있는 물질(생명물질), '조에중심의 평등주의', '자연-문화 연속체' 등과
    그나마 친숙해져서 다행입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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