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맞이 세미나강좌가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포스트휴먼'입니다. 어느 세미나에서 봤던 얼굴을 여기서 보고 같이 세미나 하는 학인과 다시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참신한 주제와 새로운 얼굴들, 기대가 되는 세강입니다.
첫 시간이었던 만큼 우선 저자 브라이도티와 그가 다루는 포스트휴먼과 관련해서 기본적으로 언급되는 개념들에 대한 논의가 있었습니다. 가령 휴머니즘 담론과의 연계선상에서 어떤 문제의식에서 포스트휴머니즘의 길이 마련되었는지, 그 과정에서 그가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위치 짓는지, 또한 최신의 신유물론이나 애니미즘 등과 서로 아우르며 논의를 전개해가는 걸 볼 수 있었습니다.
자연적인 것과 사회 구성적인 것을 구분하는 데서 자연적-사회적인 연관체를 사고하기 위해 '생명 물질'이 제시되는데, 이것은 유기체인가? 기존의 생명을 재정의하려는 것인가, 나아가 살아있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등의 의문을 일으켰습니다. 이쪽으로 관련 책을 읽으신 분들의 설명으로, 일단 유기체의 신진대사의 작용으로 이야기되는 생명은 아니다, 작동하고 작용한다는 의미에서의 상호연결이 가능한 것 일반을 부르는 말이다, 대상과 주체를 이분법적 체계가 아닌 일원적으로 포괄하려는 데서 만들어진 개념이다...등등. 브라이도티의 포스트휴먼 조건은 이렇습니다. "내 생각에 포스트휴먼 조건의 공통분모는 생명 물질이 생명력 있고 자기조직적이면서도 비자연적 구조로 되어 있다는 가정이다. 이 자연-문화 연속체는 포스트휴먼 이론에 대한 나의 입장이 공유하는 출발점이다."(10) 이런 출발점은 우리도 봐오고 있지만 기계, AI, 동물, 환경 등 비인간 행위자, 인간-아닌 존재에 대해서까지 인간을 넘어선 존재로까지 생각을 확장해야 함을 보여줍니다.
저자는 이렇게 생명 물질과 반휴머니즘을 말하고 또 "자아 너머 생명"이라는 식으로 말하면서도 '주체'를 말하고 있습니다. 분명 자아-타자라는 짝에서 나온 휴머니즘적 주체의 '자아'를 너머 '생명'을 그 이분법을 넘어서는 것으로 언급합니다. 다음 장에서 말하겠다고 했지만, 어쨌든 '생명'을 가지고 "인간과 인간-아닌 주체들의 공동체와 연계성과 주체성을 주장하는 근거를 재설정하는 수단"으로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합니다. 안티휴머니즘을 말하는데 주체성이라니, 왜 이런 시기에 브라이도티는 '주체성'을 질문하는 걸까?
브라이도티가 자신의 이론화 작업에서 쓰는 단어들, 가령 체현embodied, 환경에 속한다embeded, 위치 지정학과 상황인식론 등에 대한 질문이 있었습니다. 체현된, 신체화된 이라는 의미에서는 신체성을 강조하는데, 이는 대상과 주체를 따로 보지 않고 서로가 서로를 만들어가고 얽혀간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신유물론을 볼 수 있고, 이와 더불어 세계-내적-존재라는 말처럼 세계와 자아가 서로 얽혀있다는 관계성을 중시함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는 그가 자신이 공부해왔던 이력을 밝혔던 부분에서 보자면, 서구 서양철학에서 푸코, 데리다를 거쳐 들뢰즈, (다양한) 패미니즘 논자에 이르는 이론적 성과가 다 집약적으로 녹아 들어가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번 신유물론에 관한 책도 그렇지만, 이전의 담론을 알지 못하면 요즘의 책들은 아예 접근조차 못하겠다는 심적 장벽을 많이 느낍니다. 아, 정말 어렵고 복잡하다는 생각. 그런데 브라이도티는 자신을 이 '복잡성'에 두고 있더라구요. 그가 말한 복잡성은 단지 이론상의 복잡성은 아닐 겁니다. 식민주의 담론이나 패미니즘 담론이 걸어왔던 길은, 말이 투쟁이고 삶이었음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지행합일이라는 말이 있는데, 그 말을 일원적으로 풀고 있는 담론인 셈이니, 또한 우리가 직면한 사태가 복잡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니 어렵다고 투정 부릴 수가 없겠구나....뭐 이런 생각이 듭니다. 또 저자가 논의를 전개해가면서 자기가 기존에 배운 바를 밝히고 또한 뭐랄까 남들에게 어쩌면 오해를 살 '주체성'이라는 말, 어쩌면 앞에 '포스트'가 붙든 어떻든 '휴먼'을 달라붙어서 물고 늘어지는 것이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울지 않고....천천히 읽어가야겠습니다. 같이 손잡고 읽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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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을 읽었고, 지금 2, 3장을 읽고 계셔서 아시겠지만, 이 텍스트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현대철학 매거진' 같은 책입니다. 다른 말로 하자면, '맥락'과 '사정'을 좀 알아야 수월하게 읽힌다는 이야깁니다. 부디, 그냥 읽지 마시고, 읽으시면서 최대한 많이 검색해 보실 것을 추천드립니다. 🙂
이번주 진도에 푸코와 아감벤 이야기가 자주 등장하는데요. 요걸 참고하세요.
https://khugnews.co.kr/?p=4129
브라이도티가 말하는 포스트휴먼 조건이나 포스트휴먼 곤경은 사실 지금 우리가 일상에서 매일 겪고있는 일인 것 같기도 합니다.
수많은 개념들이 쏟아지고 이론적인 이야기들이 펼쳐지지만, 우리의 삶과 너무나 밀착된 질문을 던지고 있어서 좀 긴장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 삶이 놓여진 포스트 휴먼적 지형을 파악하려면 다층적으로 횡단적으로 보아야하기 때문에 이론들도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가는 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브라이도티가 말하는 포스트휴먼 주체성에 대한 이야기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니, 책을 계속 읽어야겠습니다.ㅎㅎ
자작나무 선생님 너무 잘 정리해주셔서 놀랐습니다.
요요선생님, 자작나무선생님처럼 들뢰즈나 신유물론에 대한 선행지식이 좀 있어야 하는데...문탁의 문을 너무 늦게 두드렸네요. 열심히 공부해 오신 선생님들과 같이 공부할 수 있어서 좋습니다. 줌으로 하는 세미나를 앞으로도 같이 하고 싶습니다.^^
동물-되기와 연결해서, 주체성에 대한 부분들이 2장에 좀 더 구체적으로 나오고 있으니, 내일은 좀 더 논의가 잡혀가지 않을까 기대합니다. 그럼에도 정동, -되기, 변위, 변형 등의 많은 개념들이 아직 잡혀지지는 않은 상태에서 읽고 있습니다.
그리고
정군 선생님 링크 잘 읽었습니다. 어려운 책으로 함께 논의해 갈 수 있게 이끌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로지 브라이도티는 자연-문화 연속체를 말하는데요. 어째서 저는 책을 읽으면서 정신이 점점 육체에서 멀어지는 느낌이 들까요. ㅎㅎㅎ 그래도 첫 시간 샘들의 설명을 들으니 2,3장이 읽기 수월해졌습니다. 샘 말씀대로 끝까지 손잡고 읽어보아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저는 '주체성'이란 말이 어렵게 느껴집니다. 포스트 휴먼의 주체성이란 어떤 것일지...
엄살을 부리시지만 엑기스 후기네요, 감사합니다^^
지형도를 그려주는 책은 전체를 파악하고자 하는 '욕망'을 채워주면서도
다양한 논의들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상대적 자괴감도 주네요ㅋㅋ
비판적 포스트휴먼 이론가로서 브라이도티가 내세우는
"부정적이지 않으면서 비판적일 수 있는 방법"이 뭔지
길을 잃지 않고 따라갈 수 있기만을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