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화, 인류 최고의 철학>두번째 후기

단지
2021-01-19 14:51
689

5인이상 집합금지로 이번에도 세미나는 줌으로~ 아직 다소 어색하지만, 두 번째라 좀 익숙해지고 있다.

 

 4장부터는 본격적인 탐구로 신데렐라 이야기를 신화의 구조로 분석했다. 전 세계적으로 이토록 오랫동안 전해지는 이야기가 또 있을까? 신이치는 이 이야기들은 다양한 변형일 뿐 그 원형은 하나이고, 신화적 사고에서 온 비슷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해 보인다. 이야기 속의 매개체들은 삶과 죽음을 매개하고 인간과 자연, 인간 세계와 다른 세계들을 중개하는 역할들을 해서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 가고 있다. 신데렐라는 아궁이 옆에서 재투성이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존재와 존재, 세계와 세계를 연결하는 회로가 되어 결혼이라는 대화합과 조화를 이루어 낸다. 하지만 결혼의 해피엔딩은 민담에서 나타나는 사람들의 소망일 뿐, 신화적 사고는 아니다

 

신화는 중개의 기능-결국 결혼이라는 화합도-들은 일시적일 뿐, 현실의 모순들은 항상 남아 있다.그래서 인간이라는 존재자체가 모순덩어리로 불균형한 모습을 한다. 많은 연구자들이 신데렐라의 벗겨진 한 쪽 구두의 의미에 대해 탐구했고, 신이치는 구두가 벗겨진 채 기우뚱거리는 모습에서 신데렐라 이야기의 원형을 오이디푸스라는 결론을 냈다.

 

오이디푸스라는 이름의 의미는 ‘다리에 부상을 입은’이고 이를 절뚝거린다 연결할 수 있는데, 오이디푸스는 ‘대지에 속해 있으면서 그곳을 떠나려 하고 그리고 다시 돌아오는’ 모순된 인간이라는 존재와 같다는 것이다. 또한 ‘수수께끼를 풀고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를 범하고 결국은 방랑자가 된’그의 행동들은 침범하지 말아야 할 것을 범하고, 선을 넘어 이 쪽과 저쪽 세계를 넘나드는 것이다. 마치 신데렐라가 삶과 죽음, 자연과 인간, 땅의 세계와 수중세계를 매개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 둘은 세계를 오고 간 샤먼의 역할을 하는 표식으로 절름발이와 신발 한 짝이라는 표식이 남게 된 것이다. 음...뜬금없는 결론에 황당했지만, 신이치는 묘하게 설득시킨다. 후기로 요약하기가 버거워서...

 

그리고 신이치는 경고한다. 인간은 모순된 존재라 기우뚱기우뚱할 수 밖에 없지만,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한다. 신화 속의 가상과 지금 경험하고 있는 현실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고~ 신화는 환각과 같은 가상의 세계가 아닌 현실의 구체성에 근거를 둔 이야기라고~ 그렇다면 우리는 신화라는 이 최초의 철학으로 지금 이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 삶과 죽음! 자연과 문명!의 이 양극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우리는 어는 한쪽으로 기울어있지는 않은지? 이것이 다 공존해 있는 세상에서 나는 두 세계를 중개하는 샤먼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다음주는 <신의 발명>4장까지 합니다. 발제는 바다샘~

댓글 3
  • 2021-01-19 22:21

    합리적 사고는 눈에 보이는 것, 혹은 가치롭게 여기는 것을 얻으면 +라고 여기지만, 신화적 사고에서는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그만큼 잃었을 수도 있음을 놓치지 않는 것 같아 흥미로웠어요. 눈에 보이지 않는 것, 혹은 가치를 두지 않는 것들까지 포함하면 얻음과 잃음은 대칭을 이루게 되고, 균형을 이루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네요. 지구촌판 다양한 버젼의 신데렐라이야기를 읽으며 조상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음에 감사했어요.

  • 2021-01-20 20:28

    <신화, 인류최고의 철학>을 읽고 두번의 세미나를 하면서
    신화의 세계란 참으로 신비롭고 깊고 넓고 오묘한 것이구나, 이런 느낌이 남았어요.
    먼 태곳적 사람들의 마음과 지금 우리의 마음 사이에 다리를 놓는 이야기, 신화.
    어떻게 하면 까맣게 잃어버린 신화적 사고에 한 발 더 가까이 갈 수 있을까요?
    그러려면 합리적 사고라는 마음의 표층에서 벗어나 우리 마음의 심연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 용기와 노력이 필요한 것 같아요.
    자연과의 교감을 통해, 피할 수 없는 생로병사의 고통조차 생명의 신비로 받아들이는 마음을 통해, 온갖 관계성에 대한 감응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변화를 응시하는 관조와 명상을 통해, 운이 좋다면 신화적 사고의 세계와 조금이라도 접촉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그런 감수성을 키우는데 영화예술도 한 몫하는 것 같아요.
    저는 요 며칠 틈틈이 <모노노케히메>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등을 다시 보았어요.
    음.. 신이치를 읽으며 다시 이 영화들을 리플레이 해보니.. 신화적 사고에 더 마음이 열리는 것 같았답니다.ㅎㅎ

  • 2021-01-21 20:46

    신화란 마치 인류의 잃어버린 고리를 찾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광대버섯 아가씨의 유혹에 빠지지 않게 조심해야겠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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