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서학교 인터뷰②] 궁금했어요. 도라지샘은 왜 '사서 읽기'를 신청했을까?

진달래
2022-01-29 14:25
2489

흔히 <논어>, <맹자>는 읽어본 적이 없어도 잘 알고 있는 것 같고, 고루한 잔소리만 잔뜩 늘어놓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런 <논어>, <맹자>, <대학>, <중용>을 묶은 ‘사서(四書)’가 한 때는 금서(禁書)였다는 걸 알고 계신가요?

 

2022년 고전학교 ‘사서 읽기’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신 분들을 위해서 준비했습니다.~~~

 ‘사서 읽기’를 가장 먼저 신청한 도라지샘에게 진달래가 물었습니다., “어떻게, 신청하셨어요?”

 

 

 

# 어떻게 사서읽기를 신청하셨어요 - 이문서당에 대한 기억

문탁에서 공부하는 동안 몇 가지 낯설고 신기했던 풍경이 있었어요. 그중에 한 가지를 이야기 하자면 ‘이문서당’을 꼽을 수 있어요. 저한테 공자, 맹자는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보다 더 낯선 이름이었거든요. 그런데 그 낯선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더라고요. 문탁 강의실에 빼곡하게 앉아 수업 듣는 쌤들의 모습이 신기하다가 어느 순간 의문이 들기 시작했어요. 뭐지? 재미있나? 나만 모르나?

언젠가 봉옥쌤(당시 여여쌤)이 「大學」을 암송하는 자리가 있었는데, 다들 너무 신나게 따라하며 즐기는 모습에 놀랐던 기억도 있네요. 뭐지? 저게 무슨 뜻이길래? 하긴 뭐 그런 경험이 한 둘인가요? 이제 문탁에서 논어를 줄줄 외우는 쌤들은 신기하지도 않아요.

 

제가 화요일에 밥당번을 많이 했는데, 당시(코로나 이전) 화요일 밥당번은 40인분 이상 준비해야 했죠. 솔직히 힘들었어요. 어찌나 맛있게 잘 드시는지 애쓴 보람은 있었지만, 양을 못 맞추거나 시간 안에 준비를 못 할까봐서 거의 주방을 날아다니면서 점심을 준비했던 것 같아요. 그 때 다짐했어요. “이문서당 해야겠다!” 그러면 화요일에 밥 할 일은 없잖아요? ㅎㅎ

그러면서도 적극적으로 공부를 시작하지 않았던 이유는 ‘이문서당’은 항상 화요일 오전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언제든 내가 공부 하고 싶으면 가면 되지! 생각했는데, 이문서당이 올 해는 안 열린다고. 막상 그 소식을 듣고 보니 이러다가 저 같은 초심자는 사서를 시작으로 해서 동양고전을 깊게 읽어볼 기회가 없는 건가? 서운한 마음도 들더라고요. 그런데 마침 올 해 ‘사서 읽기’ 세미나가 열린다고 해서 얼른 신청했어요. 망설이다 안하면 오래 후회하게 될까봐서요.

 

2016년 이문서당 끝나고 점심시간- 이런 시간이 다시 오겠죠?

 

 

# 사서 공부를 하려는 이유가 있으세요?

사실 논어를 지난 2년 동안 이문서당에서 했어요. 그런데 코로나 상황에 저는 거의 비대면으로 수업을 들었고 그 핑계로 수업에 많이 소홀했거든요. 강의를 잘 따라가지 못한 이유도 있어요. 원문도 어렵고 주석도 어렵고 화면 속에서 다른 쌤들은 다 끄덕끄덕 하시는데 나는 계속 의문이고. 그런 만큼 혼자서라도 열심히 공부하면 되는데, 당시 제가 그런 신체는 아니었던 거죠. 2년에 걸쳐 논어는 끝났는데 나는 아는 게 별로 없고, 이번 생에 논어는 이렇게 끝인건가? 지나고 나서 후회가 많이 들었어요. 그래서 진달래 쌤이 ‘사서 읽기’ 세미나를 하신다기에 반갑고 좋았어요. 세미나는 강의랑 달라서 모르는 걸 같이 해결하면서 공부하기 수월하니까요. 그리고 결정적인 한 가지! 진달래 쌤이 이렇게 말씀하셨거든요.

“내가 10년 공부 다 갈아서 넣을게요~”

이렇게 매력적인 말을 듣고 어찌 세미나 신청을 안 할 수가? ㅎㅎ

 

저는 한자도 잘 모르고 중국 역사는 더 몰라요. 하지만 늘 열심히 동양고전을 공부하시는 쌤들이 주변에 계시다보니 ‘저기에 뭔가 흥미진진한 사유의 세계가 있을 거야! 내가 아직 모르는…’ 그런 생각이 들 때가 많았어요. 그리고 문탁에서 공부하면서 제가 닮고 싶은 쌤들이 유독 동양고전 공부를 많이 하고 계세요. 그 이유도 커요. 뭔가 공부와 닿는 이유가 있어서 제가 쌤들의 삶의 모습에 끌리는 게 아닐까요? 그걸 탐구해보고 싶은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

 

도라지샘은 올 해 가마솥샘, 스르륵샘과 함께 공부방 회원이 되셨답니다.

 

 

# 도라지샘에게 공부란?

처음 문탁에 와서 공부를 시작했던 이후로 40대의 대부분은 제가 얼마나 무지한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어요. 공부를 통해 저를 보게 될 때면 부끄러움과 굴욕감을 동시에 느낀 때가 너무 많았어요. 공부는 끊임없이 나의 확신을 버리는 시간들이었거든요. 이제 50대는 반성은 좀 덜하고 (그만 버리고;;) 대신 공부로 풍성해지는 시간들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좀 더 구체적인 말로 표현해보고 싶은데. 어쩌면 그 말들을 찾아가는 과정이 앞으로의 공부가 아닐까 싶네요. 내년에 제가 50인데 (우와!) 올해 인연이 닿은 사서 공부를 시작으로 후덕해질 50대에 대한 기대를 좀 걸어보고 싶습니다. ♪

 

 


 

다시 <논어>를 펴고 앉아 허둥대고 있는 제 모습에 깜짝 놀라며, 10년 공부는 커녕, 튜터를 할 수는 있을지 걱정하고 있는데 도라지샘의 글을 보면서 생각했어요. 올 해  '사서 읽기' 를 통해서 '함께 공부할 멋진 친구'를 만나게 되었구나. 

저와 도라지샘의 친구가 되어 주실거죠? 

댓글 3
  • 2022-01-30 20:43

    도라지님과 사서를  함께 읽을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 2022-01-31 16:22

    오호~ 10년 고전공부의 내공을 사서학교에서 유감없이 풀어놓겠다는 진달래님의 포부도

    사서를 읽으며 동양고전의 사유를 좀 더 깊이 만나 보겠다는 도라지님의 다짐도 멋집니다!!

    불교공부와 사서공부를 도라지님은 어떻게 크로스시킬까, 기대도 되고요~~

    내년에는 본격적으로 중국 불교사 같이 공부해 보는 건 어떨까, 내심 그런 생각도 드는군요.^^

    어떤 공부를 하든 동양고전의 세계는 종횡으로 연결되는 지점이 있으니.. 

    이 드물고도 귀한 기회에 더 많은 분들이 접속해서 새로운 공부의 영역을 만들어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 2022-02-02 07:28

    논어를 공부하고 중용의 도를 말하는, 거기다가 불교의 사유를 섞어가는 도라지, 상상만으로도 즐겁네요. 이런 친구가 옆에 있어 정말 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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