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181호 세 번째 후기

넝쿨
2021-11-28 21:20
227

녹색평론 181호 세 번째 후기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이번 주는 181호 세 번째 시간으로 <다시, 래디컬한 상상력을 위하여-한승동>과 <뿌리에서부터 질문하기-김종철> 앞으로 ⟪녹색평론⟫을 1년 기다려야하는 우리에게 30년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을 보여줬다. 30년 전 창간호에 실린 권두언도 바로 오늘날 우리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이고, 창간 스무 돌을 맞으며 쓴 좋은 사회는 어떻게 가능한지, 언론의 중요성과 여전히 종이만 낭비해 온건 아닌지의 걱정도 빠지지 않았다. 김종철 선생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우리가 무엇으로 옮겨 적을 수 있을까!

세미나 시간에 토토로샘이 이야기한 <대구 MBC창사특집 다큐멘터리-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의 내용을 요약해 후기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우리에게 희망은 있는가? 이보다 더 풍요로운 생활은 곤란하다는 김종철 선생님은 평생토록 희망을 고통스럽게 탐구한 녹색분자였다. 영남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였지만 한 번도 영문학자라 생각하지 않은 그가 1991년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직설적이고 정직한 언어로 닮아낸 새로운 저널 녹색평론. 녹색평론을 발행하면서 김종철 선생님이 생각했던 담론이란 것이 일반 지식인, 강단 지식인과 부류가 다르다고 보고 문자에 갇혀 있는 식의 담론은 지향하지 않았다. 두 달에 한번낸 이유는 현실에 직접 대응해야 하기에 어떤 담론도 세계에 직접 대응하지 않으면, 개입하지 않으면 그 언어는 죽은 언어라는 생각을 하셨다고 한다. 추상적 담론이나 관념적인 잡지가 아니고 저널이라는 생각을 강하게 갖고 계셨다. 한 명의 실천적 사상가에 의해 편집되어진 녹색평론. 후손의 미래와 인간의 생존가능, 농촌과 산천의 미래를 걱정하신 분.

1980년 독일 녹색당 창당자 ‘루돌프 바로’의 생각에서 많은 영향을 받아 생태주의라는 생각, 사상에 몰두하게 된 김종철 선생. 1991년 녹색평론 창간시점을 보면, 이른바 한국사회에서 민주화세력과 산업화 세력사이의 갈등, 이런 것이 정치적으로 해소되던 시절이었다. 군사정권이 물러가고 절차적인 민주주의 제도가 학립되고 있던 시점에 김종철 선생은 더 이상 산업화 민주화 같은 구도로만 보는 것이 우리시대 맞지 않다, 날로 심해지는 환경오염, 인간정신의 타락, 물질문명을 탐닉하면서……. 좀 더 근본적인 생각을 대중들과 공유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신 거 같다.

명진 스님은 김종철 선생의 녹색평론 창간을 반대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녹색평론을 창간하셨고 계속 30년을 이어오신 건 김종철 선생의 꿈이었다. 이뤄지지 않는 꿈인데도 불구하고 그 꿈을 향해서 끝까지 가셨던 걸 생각하면 그게 희망이고 우리가 가야 될 길이라고 생각한다고 스님은 말씀하셨다.

“경제성장이라는 것은 허무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수십 년 동안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 왔어요. 역사를 장기적으로 보면 이제는 더 이상 고도경제성장시대는 오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우리 사실 이보다 더 풍요로운 생활은 곤란하잖아요?”(고려대학교특강-성장시대의 증언과 민주주의/ 2016.11)

녹색평론은 대구 수성구에서 1인 발행인이자 편집장으로 개인사비를 털어 펴내셨다. 대구에서 새로운 주제의 잡지를 창간한 이유는 지역에서 얼마든지 좋은 잡지를 만들 수 있고, 오히려 지역이 있어야 더 좋은 관점의 건강한 문제의식을 가진 출판물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계셨기 때문이다.

사회의 흐름, 물결의 많은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가 1998년 녹색평론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와 정부 보건당국이 추진하는 수돗물 불소화 정책에 대한 반론을 제기

“심히 우려하는 것은 이러한 확대일로에 있는 수돗물 불소화라는 보건 정책이 얼마나 철저한 과학적·법적 사회 윤리적 검토를 거치고 시행되느냐 하는 것이다.”(녹색평론 42호/수돗물 불소화의 문제) 무조건적인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닌 과학적이고 논리적 반론제시위해 화학·치의학 관련 해외 논문을 번역해 가며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며 활동가, 실천가로서의 면모를 보여주셨다.

김종철 선생은 ‘도롱뇽 소송사건’, 녹색평론을 소개할 수 있는 언론매체 추천도서 선정의 기회도 거부하셨다. 선생의 올곧은 원칙은 이렇게 발견되기도 했다. 선생의 삶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옳고 그름을 가차 없이 지적했던 실천하는 지성인이셨다. 녹색평론, 생태문명 그리고 올바른 민주주의 실천-선생의 삶을 지탱했던 이 희망의 씨앗들이 꽃이 되어 피어나길 바라며……. <다큐멘터리 요약 마칩니다.>

 

이번 주는 P139~202쪽까지 읽고 만날게요.~

댓글 2
  • 2021-11-30 10:14

    와- '김종철 선생님의 말씀 하나하나를 우리가 무엇으로 옮겨 적을 수 있을까!' 라는 말은 센스 넘쳐서 좋고 '지금 우리 사실 이보다 더 풍요로운 생활은 곤란하잖아요?'는 뼈때리는 말이라서 멋지네요. 덕분에 다큐멘터리 한 편까지 잘 본 느낌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 2021-12-02 16:15

    이번 시간엔 녹색평론이 걸어온 자취를 알 수 있던시간이었습니다. 쉽지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간 김종철 선생님의 삶에 많은 감동을 받았습니다. 궁금했던 다큐멘터리 후기도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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