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스타의 책 읽기> 도넛경제학 6,7장 후기

블랙커피
2021-07-20 12:00
210

이번 주에는 <도넛경제학> 6장과 7장을 읽고, 얘기를 나누었습니다.

6장은 저절로 깨끗해진다는 성장만능주의에서 재생 설계로의 전환을 얘기하고 있는데요.

경제성장의 신화에는 GDP가 증가하면 환경 오염이 증가하다가 어느 정도의 시점에 이르면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실제로 ‘물질발자국’을 조사해보면 고소득 국가의 GDP가 성장하는 동안 지구의 물질발자국은 꾸준히 늘었고(일부 고소득 국가에서 보이는 감소 경향은 그저 굴뚝이 해외로 떠넘진 것 뿐임) 증가폭도 상당하다고 말합니다. 즉 GDP가 성장하면 저절로 깨꿋해질거라는 지금까지의 통념은 잘못된 것이라는 거죠.

저자는 지금까지의 산업모델이 (에너지와 물질)취한다 -> 만든다 -> 사용한다 -> 버린다의 선형성을 취하고 있는데, 이를 나비모양의 순환경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자연적으로 분해되는 생물학적 요소는 소비된 뒤 지구에서 재생되도록 설계해야 하며, 분해되지 않는 기술적 요소들은 수리·재사용·재활용 되어야 한다는 것이죠.

저자는 도넛 안에서의 기업 활동을 다섯 단계로 얘기하고 있는데요. 흥미로운 것은 네 번째 단계인 해는 끼치지 말자를 넘어 ‘아낌없이 주자’는 다섯 번째 단계를 설정하고 있는 것입니다. 아낌없이 주는 기업은 끊어진 자연의 순환을 다시 연결시키는 것을 핵심으로 삼고, 최대한 선물로 내주는 기업을 말하는 데요. 이는 기업 뿐 아니라 기후위기 관련 실천에서도 중요한 참조점이 되는 것 같습니다.

 

7장은 경제 성장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성장 불가지론 입장을 유지하자고 제안합니다.

경제성장에 관한 불가지론 입장이란 GDP가 올라가든지 내려가든지, 아니면 그대로 멈춰 있는지와 관계없이 인류의 번영을 추구하는 경제를 설계하자는 의미인데요. 저자가 성장 불가지론을 주장하는 이유는 고소득 국가에서 녹색 성장이란 불가능하지만, 성급하게 경제 성장이 필수적이지 않다는 결론으로 달려가서도 안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GDP 성장이 어찌되건 상관없이, 경제의 방향을 바꾸는 것에 집중할 것을 제안합니다. 재생적이고 분배적인 경제로 방향을 재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어찌되었건 성장을 향해 위로 날아갔다면 착륙도 있는 법이니, 이제 착륙을 준비하고 얘기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현대인이 빠져있는 금융중독, 정치적 중독, 사회적 중독을 분석합니다.

이 중에서 심리조사를 통해 인간의 안녕을 증진한다고 입증된 다섯 가지(①주변과 관계 맺기, ②몸을 활발하게 움직이기, ③세상에 주목하기, ④새로운 기술 배우기, ⑤주위에 베풀기)가 특히 재밌었는데요. 이 다섯 가지 활동에 집중하기 위해서 선제적으로 변화되어야하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해보았습니다. 

 

기후위기 대응에 있어 경제 메커니즘의 전환은 핵심적 사항인데요.

4주 동안 <도넛 경제학>을 읽으며, 그 전환의 내용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고 얘기할 수 있어서 무엇보다 좋은 시간이 되었던거 같습니다. ^^

댓글 1
  • 2021-07-21 23:31

    저자의 관점을 따라가다 보면, 저는 지금껏 '적어도 이 정도라도 됐으면...'이라는 한계점을 기준으로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늘 그 이상을 말하는 저자의 주장들이 허무맹랑 하지 않고, 오히려 그래서 더 가능한 일이겠구나 싶어 희망적으로 보였습니다. 

     

    그리고 GDP 성장곡선의 끝이 향하는 지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해야하고 방향 재설정이 필요하다는 얘기, 

    지금까지의 고소득 국가들이 보여준 GDP 성장이 노동도, 기술도, 자본도 아닌, 저렴한 화석 연료에서 비롯됐다는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화석연료 이후의 세상에선 GDP 성장은 어차피 불가능한 일이겠죠. 이젠 정말 성장 불가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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