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주차<사랑과 경제의 로고스>2차시 후기

최경옥
2021-07-08 01:19
379

7주차 <사랑과 경제의 로고스> 2차시

 

‘순수증여를 하는 신’에 이어

3장~4장 ‘순수증여로부터 부의 증식으로’의 내용을 공부했습니다.

 

<어린 사환의 신>이라는 이야기에서 초밥의 선물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야기를 읽고 예전에 절에 가서 기도를 정성껏 하면 부처님이 복을 준다는 믿음으로 열심히 절에 다니면서 기도를 했던 경험이 생각났습니다. 순수증여(복)가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로 불공을 드리면서 사심 가득히 절에 가서 108배만 열심히 하면 되는 줄 알았습니다. 초월적 사고, 마술적 사고와 만남을 통해 일어나는 내가 생각하는 순수증여가 나에게는 일어나지 않았고 머피의 법칙과 같은 에피소드만 가득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의 나는 마음속에 갖고 있는 두려움이나 교활함이나 약삭빠름 때문에 진짜 순수증여(복)을 인식하지 못하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나에게 어린 사환의 신과 같은 에피소드는 없었지만, 이번 수업을 들으면서 나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들이 선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나카자와가 소개한 신란의 사상은 순수증여자로의 아미타불이 아낌없이 베푸는 자비를 제대로 받기 위해서는 수행자 자신의 의지도 버리고 정체성까지 모두 버려야 한다고 했다.

신란의 설법에서 극한까지 밀고간 순수증여의 사고가 ‘자연’과 함께 언급된다는 점인데 순수증여란 자연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자연 안에서 살아가는 존재로서 인류는 항상 자연이 주는 선물로서 순수증여의 힘을 인식하면서 삶을 이어 왔다고도 할 수 있다.

순수증여는 우리가 닿을 수 없는 먼 곳에 있는게 아니라 무한히 내려오는 태양에너지를 비롯한 피고 지고 앨매맺기를 반복하는 자연의 풍요는 우리가 일상적으로 감각하는 순수증여라고 할 수 있다.

 

미지의 증여론

#증여의 사이클에서는 상대방이 누구인지 확실히 아는 ‘증여자’가 물질성과 형상성을 갖춘 선물을 보냅니다. 그러면 동일성을 가진‘피증여자’가 그 선물을 받고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뒤에 답례를 하지요. 그 답례 역시 증여의 사이클에서는 물질성과 형상성을 갖춘 선물의 형태로 이루어집니다. 그럼으로써 원활한 순환운동이 계속되기를 기대하는 셈이지요.

그런데 순수증여는 본래 물질성도 형상성도 동일성도 없습니다. 게다가 그것은 모든 시스템을 관통해 수직 방향으로 개입해오기 때문에 증여의 사이클과 순수증여의 운동이 교차하는 두 개의 교차점에서는 시스템의 순조로운 운행이 중단되어 버립니다. 이 장소에서 연결되 고리에 ‘구멍이 뜷리는’현상이 일어납니다. 그러념 이 ‘구멍’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때까지 시스템 밖에 있어서 그 존재가 감지된 적이 없었던 유동적인 힘이 자신들의 세계 내부로 흘러 들어오는 것을 직감하게 됩니다.#

그 순간 느껴지는 충만한 증식의 감정이 사람들로 하여금, 부숴진 동판이 더 가치있는 보물로 변했다는 마음을 일으키는 것이다.

 

인류 최초의 형이상학, 증식과 소멸을 둘러싼 철학적 사고

 

라스코 동굴의 벽화에서 환상(그림)을 통해 동물 증식을 일으키는 마술을 부리려는 사고가 싹트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철학에서 ‘무에서 유의 창조’라고 부르는 형이상학적 사고가 탄생하는 순간의 흔적이다.

어두운 동굴의 안쪽엔 증식과 죽음이 하나라는 밀교적이고 깊은 사고가 자리하고 있었던 반면에 현교적인 밝은 의식에서는 순수증여가 가볍고 세속적 형태로 나타나는 것을 대비해서 볼 수 있다. 이런 사고는 농업의 정착과 더불어 코르누피아형 개념으로 이어진다.

코르누코피아는 본래 풍요의 여신을 뜻하는 로마어인데 이는 허공에서 현실의 부를 낳는 능력, 즉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능력을 상징한다. 긴 시간이 흐른 뒤 같은 지역에서는 죽음과 탄생을 하나로 보는 동굴안의 사고는 쇠퇴하고 코르누코피아형 사고는 엄청난 발전을 하게 된다.

 

증여를 제대로 하지 못하면 우주적 순환이 정지는 불상사가 일어난다는 사고가 지배적일 때는 모든 사람들은 자신이 관여하는 증여의 흐름에서 그 책임을 다 하기 위해 신경을 쓰게 된다.

그런데 이를 거부하고 싶은 욕망들도 또한 존재해서 그것들을 주제로 삼은 옛이야기들이 많이 등장한다. 이야기 속에는 먹어치워 없어지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고 소비되어 없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축적의 욕망이 잘 묘사 되어있다.

부의 원천이 순수증여를 하는 힘 혹은 영혼이라 불릴 때 그 힘은 사회 바깥에 존재하는 것으로서 그 힘이 가져다 주는 선물은 사회의 안으로 들어올 수 있지만 그 원천은 언제나 사회의 바깥에 머무는 것으로 인식되었다.

바그너는 숨겨진 보물 이야기가 축척의 욕망을 불러일으키며 피투성이의 싸움을 일으킨다는 한계를 가지고 있음을 꿰뚫어보았다. 바그너의 예측대로 물질성을 버리고 순수한 교환의 기표로 승화한 화폐는 유통과 교환을 촉진했고 오늘날 금융자본주의 시대에 부의 양극화와 성장의 가속화로 인해 인류를 고통으로 몰아넣고 있다.

 

덧붙임,책을 읽어도 겉돌기만 했던 내용을 뚜버기님의 프린트물을 몇 번이나 다시읽기를 하고서야 대략 감을 잡고 후기를 씁니다.

저의 언어로 표현하기도 어려워 뚜버기님의 프린트 내용을 정리하는 형식으로 썼습니다.

프린트물은 진짜 사랑입니다~^^♥

댓글 5
  • 2021-07-08 15:57

    몇번이나 읽어 주셨다니~  감사하네요 (한번에 이해하게 해드려야 했는데 orz)

    멀리 부산에서 이사오시자 마자 만나게 된 거 보면 우리가 보통 인연은 아닌 듯 해요~ 

    경옥쌤 뵈면 생전 책도 안 읽다가 처음 이곳에 와서 친구도 새로 사귀고 공부란 것도 하게 되었던 때가 생각납니다~~
    그때 증여라는 것도 새삼스럽게 알게 되고 했었는데
    알쏭달쏭하지만 그만큼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어서 좋은 거 같아요~~ 후기 선물 감사합니다^^

  • 2021-07-08 19:09

    백팔배 다니시면서 느끼지 못한 순수증여(복)를 공부를 하시면서 깨닫게 되셨다는 거죠!

    와~~

    경옥쌤은 공부가 체질이신가 봅니다ㅎ~~

  • 2021-07-12 11:08

    강의가 한번 더 정리되네요~

    경옥샘과 공부 함께 하게 되어 좋아요^^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21-07-12 12:08

    경옥님의  소중한 후기로 다시한번 공부하네요^^
    함께 하게 되어 저두 너무 좋습니다💕

  • 2021-07-12 12:09

    77

    1 조별 후기 올립니다! 

    ,오늘, , 달팽이,블랙커피, 토토로(아쉽지만, 오늘님은  아이하교로 참여하시지 못했어요)

     

    이번 조별토론은

    먼저 이번 분량을 읽은 소감으로 시작했어요.

    참은 라캉이 정신을 도식화로 보여주고 싶었듯이,

    작가는 마음을 과학적으로 펼쳐서 순수증여를 감지하는 순간이 존재함을 설명하려 하는것이 아닐까. 시간(우리가 함께 나눈 시간, 타인을 위한 시간…) 증여의 중요한 지점인것 같다고 했어요.

    유님은 신화의 예시나 그를 해석한 점이 흥미롭고, , 금방 읽고나서는 감이 오는데, 뭔가 손에 잡히지 않고, 친절한 논리적 설명이 없어서 아쉽고 그래서 혼란스러움이 따른다고 하셨어요.

    블랙커피님은 작가가 데리다의 증여에 대한 논리를 가져왔으며, 우리가 책을 읽으면서 증여의 개념을 바탕으로 해석하면 좋겠다고 하셨어요.

    그리고. 증여-순수증여-교환 전체성으로 보고 이해해야한다고도 하셨습니다.

    달팽이님은  책을 두번째 읽으시면서,

    순수증여가 어렵게 느껴진다고 하셨어요.

    라캉이  실재- 상징계- 상상계 전체성으로 파악하듯이 , 교환-순수증여-증여 전체적으로 이해해야한다고. 부지불식간에 기쁨과 풍요를 일으키는 순수증여의 순간, 감정을 캐치하고 깨닫기 위한 공부의 중요성도 얘기하시고,

    증여관계를 맺을수 있는 고리가 다분히

    한정적인 부분을 안타까워 하셨어요.

    토토로님은 순수증여의 생성과 소멸의 과정을 인상깊게 설명해주셨고, 구석기시대에 행해진 정신적인 순수증여의 순간을 이해해야하겠다고 하셨어요. , 금속을 두드리는 음악가에 대한 작가의 논리적 비약을 꼬집어주셔서, 저희 모두 적극공감했습니다!

    이렇게 책을 읽은 소감을 돌아가면서 ,

    한번씩 얘기하고 나머지 토론을 이어갔어요.

    -물에 담긴 마음에 따라 증여와 교환을 구분

    -증여의 관계를 실천하기 위한 노력

    -증여는 마음의 길을 잇는것

    -증여와 신뢰의 관계

    -증여 관계의 밀도를 어떻게 높여갈까?

    -“안심 상태를 존재안에서 유지하는것의 중요성

    -관계를 통한 체득의 중요성

    -나의 실재관계가 증여의 시스템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면서,

    저희 조별과제는 자연스레^^

    증여, 교환, 순수증여에 관한 실패담을 서로 나누는 것으로 정했습니다.

    실패를 나눔으로서, 우리들의 증여관계가

    좀더 부드럽고 안정적으로 안착되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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