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젝트 시즌2 네번째수업 후기

오늘
2021-06-21 21:38
435

 

인간의 반석에는 증여의 원리가 있다.

 

증여론에 대한 네 번째 수업

 

<사진찍어주신 참님 감사해요 ^^>

 

 

제3장 고대의 법과 경제에서 증여의 원칙들의 잔재들, 제 4장 결론 에 관한 부분을 배웠다.

 

지금까지 원시시대에서의 수많은 증여의 예를 확인했다면, 이번에는 현재와 조금 더 가까운 고대에 그 증여의 원칙들이 남아있었던 사례와 그것이 최근까지 이루어졌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고, 우리가 살고 있는 현대 사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어떤 방향성을 갖을것 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끝을 맺었다.

 

서구문명에서는 초기단계인 로마시대의 로마법과 역사시대의 게르만 법에 대해 이야기 하는데, 그 중 게르만법에서 모든 계약의 필수라고 하는 담보가, 경제적 가치보다는 물건 주인의 ‘생명의 표시’라는 의미를 가진 어떤 영적인 것을 포함한 증여자의 흔적이 많이 묻어있는 하찮아 보이는 것이라는 것이 현대의 우리가 생각하는 그것과는 많이 달라서 인상적이었다. 이 책을 읽을때 지금과 많이 다른 것 같지 않다가도, 이런 부분을 읽으면 살짝 머리가 띵하다가 다시 돌아오곤 한다.

 

동양의 역사시대에서, 고전힌두법에도 증여의 흔적들이 남아있는데 카스트들은 증여의 의무있지만, 받는것에 대해서는 엄격하게 금하는 것 같다. 그 증여에 대한 답례를 다음 생에 태어날 때 이익으로 돌려받는 것으로 이해했는데, 이런 세계관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인도에 여행을 가 거지들에게 적선할 때 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고 뻔뻔할 정도로 당당하게 말하는가보다.

 

중국법에서는 계약에 따라 매도하여 다른 사람의 자산이 된 이후에도 일종의 권리를 갖는다는 이야기를 하며, 토지의 매매가 매우 최근의 일이라고 언급하는데, 새삼 자연의 그 자체인 땅을 인간이 나눠먹기 하는 게 나도 땅을 갖고 싶은 욕망과는 별개로 황당하게 다가왔다.

 

결론은 단순화하여 도덕적, 경제적, 사회학적 세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나는 그중에서 사회학적 그러니까 일반 사회학적 도덕적 결론이 가장 와닿았다.

모스는 증여를 법률적, 경제적, 종교적인 동시에 심미적이고 형태학적인 측면의 총체로서의 사회의 구성원리로 작동한다고 했다. 사회는 제공,수용,답례를 행하며 자신들의 관례를 안정시킬 수 있었던 한도 내에서 발전해왔다고 말하며, 그 과정에서 서로를 의식하고 균형을 이루었는데 현대의 시장은 그곳에서의 익명성으로 우리 삶이 혼자서도 살아갈 수 있다는 환상을 심어준다고 했다. 시장의 익명성. 가슴에 콕 박혔다. 살아오면서 종종 생각했던 것을 저렇게 단어로 콕 집어주니 이거구나 싶었다.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 가슴으로 느낄 수 있다면 내가 살수 없는 물건들이 참 많을것이다. 그리고 내가 사용하는 물건 혹은 나의 행위가타인이 혹은 다른 생명체가 고통을 받을 수 있단 것을 절절히 느낀다면, 그리고 그것이 나에게 즉각적인 반작용을 일으킨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도 지금과는 다를 것 같다.

 

증여라는 것이 어쩌면 어떤 것을 주고 받고 하는것보다, 그러한 행위를 통해 서로를 의식하고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 한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덧, 뚜버기샘이 주신 프린트물이 없었으면 아마 이 비루한 후기조차 쓰기 어려웠을 것 같아요. 프린트물은 사랑입니다. ♡

 

 

◆토론후기

증여론은 읽을때마다 와닿는 지점이 다르고, 글이 모호해서 해석서를 읽는것이 이해하기 수월하다. 해석서와 원서를 번갈아가며 자주 읽어야 할것 같다.

 

바타이유는 물리학자여서 인간이든 자연이든 과잉된 에너지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전제하에 초과생산된것을 유쾌하게 파괴해야한다고 이야기 했는데, 우리는 일주일에 3,4일만 일하고 싶다. 욕망은 살고자 하는것, 무한할수 없고 계속되면 자멸할것이다. 그래서 안식일 같은 장치가 필요한것 같다.

지금 이 욕망은 자본주의가 바탕이 되는, 은행이 대출이자를 받아야 돌아가는 화폐시스템 때문에 과잉성장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인것 같다.

성장하려는 욕망, 타자의 욕망을 내가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각각의 사회이야기를 할 때는 재미있었는데 결론에서 방대하게 던져준 느낌이다.

같은 책을 읽고 다 다른 해석을 하는 것이 신기하다. 내가 갖고 있는 관념이 무엇일까 생각해보았다.

 

각자의 기본이 다르고 어떤 방향성을 찾기가 어려운데 그럼에도 서로 찾아가한다. 그래서 언제든지 왜 라는 질문을 할 수 있는 공동체가 필요하다.

댓글 6
  • 2021-06-21 22:06

    오늘님 후기 쓰시느라 애쓰셨어요

    프린트물은 사랑이라는 말에 빵 터졌네요 ㅋㅋ

  • 2021-06-22 10:04

    사랑으로 쓴 강의안입니다 ㅋㅋ

    해설서를 쓴 공부많이 하신 분들 글도 중요하지만 우리처럼 일상에서 감각하는 것들을 잘 포착하는 게 저는 더 소중한 거 같아요~ 이론가들 글을 읽다보면  내가 일상에서 무시하고 넘어간 사소한 곳에서 질문을 시작하더라고요  후기 선물 잘 받았습니다

  • 2021-06-22 14:02

    사랑으로 쓰여진 강의안은 잘 남아 있는데

    조별토론 내용은 질서도 없이, 사랑도 없이, 희미한 흔적으로만 남은채 사라졌군요.

    제가 어지럽게 적어놓은 메모는 도대체 뭔 말인지도 모르겠고...아무래도 사랑이 부족한가봅니다.

     

    제가 속한 조에서는...

    증여론을 마무리하면서 선물에 대해 두루두루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책 읽기가 어려웠다는 분들부터 

    전통사회의 증여에서 지금까지 이어져온 흔적으로 무엇이 있을지,

    또한 타인에게 선물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에 대한 것까지...

     

    그러다가 문탁의 운영 원리중 하나인 "밥 당번" 에 대한 소개가 나왔는데요,

    지금이야 코로나때문에 함께 밥하고, 함께 둘러 앉아 밥 먹는 분위기가 중단되긴 했지만,

    앞으로 언젠가 우리는 다시 모여 밥을 먹을 것을 기대하며,

    밥 당번이 얼마나 선물의 원리를 내포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 2021-06-22 19:30

    오늘님의 흥미로운 사유를 따라가 볼수 있어서 ,

    너무 감사합니다 ☺️ 

    후기의 소중함이 느껴져요~~

  • 2021-06-22 19:58

    내사랑은 어디에 있나 찾아봐야겠네요~ 

    옛사랑 생각도 나고ㅋㅋㅋ

  • 2021-06-23 08:57

    😄하하하  사랑이 가득한 후기와 댓글이군요~

    오늘님의 후기 잘 읽었습니다~😍

    "증여라는 ......  행위를 통해 서로를 의식하고 균형을 이루는 것이 중요" 하다는 부분이 유독 마음에 들어왔어요^^

    관계를 맺는다는 건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공진화해가는 것이겠지요. 우리가 공부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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