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학교 하이데거 <존재와 시간> 12회차 (비본래적) 후기

무사
2021-11-23 20:47
323

'야심가' 하이데거 선생은 존재의 의미에 대한 질문의 답을 현존재의 실존론적 분석을 통해 차근차근 밝혀내고 있습니다. 반신반의하며 '비호감(!) 그러나 천재 철학자(라 불리우는) 하이데거'와 동행해온 여정은 이제 9부 능선 즈음에 도착해있습니다. 저의 경우 초입부터 힘을 많이 빼서인지 아니면 아직은 색안경을 벗을 생각이 없어서인지 '하이데거는 왜 밥맛이 되었는가'라는 재하님의 지난 후기에 동의 버튼을 살포시 누르고 싶습니다.(근데 대댓글을 보니 재하님 전회중?)

 

토요일 야간 근무 후 일요일 아침에 퇴근해서 단짠단짠 글쓰기 클래스 에세이 데이에 참석하는 등 지난 주말 공사가 다 망하여 이제야 후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뭐든 잘 하시는, 특히 '선구'(그것이 진도든, 아니면 후기든)에 매우 탁월하신 전교 1등 가마솥샘의 지난 (앞으로 달려나가 쓴)후기가 일으킨 반향을 떠올리니 제 후기 진도는 뒤로 달려나갈 수 밖에요. 

(참! 단짠 에세이 데이 현장에서 저는 '가마솥샘의 공동 현존재'를 뵈었습니다. 뵙고 나니 열어 젖혀진 지갑의 향배가 더욱 궁금해지더군요.)

 

하이데거는 1편에서 현존재의 구조인 세계-내-존재를 조목조목 분절하여 분석하였고, 현존재의 열어 밝혀져 있음을 거쳐 드디어 현존재의 존재인 염려에 이르렀습니다. 2편에서는 현존재의 존재의 의미인 시간성을 밝혀내면서 4장에서는 왜 시간성이 존재의 의미인지를 일상성과 연관시키며 증시했습니다. 하이데거는, 시간성의 세 탈자태(도래, 기재, 현재)는 열어 밝혀져 있음의 각각의 구조계기에 통일된 형태로 섞여 있고 그래서 이를 '시간성은 개개의 모든 탈자태에서 전체적으로 시간화된다. 즉 기재하는-현재화하는-도래로서 시간화된다'고 말합니다. 

 

이번 장에서도 역시나 어려운 개념들(탈자태 등)과 표현들(계사로 일그러뜨린 등)의 향연이 펼쳐졌는데요. 원전에서 뿐만 아니라 처해 있음의 시간성에 대한 요요샘 질문에서는 불안에서 시작해서 칸트를 지나 스피노자의 자유, 희망까지 종횡무진 이어졌습니다. 철학적 개념은 '~은 ~이다'라고 각잡고 정의하는 것보다 어렴풋하게 이해하면 된다는 정군샘의 조언이 힘이 되는 순간이었지요.

 

샘들은 대체로 '말의 시간성' 부분에서 하이데거가 서둘러 끝낸 듯한 인상을 받았다고 하셨습니다. 하이데거가 '말은 그 자체로 시간적'이라는 모호한 말만 남기고 문을 닫아버린 이유에 대해 언어학으로 들어가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또 말에 대해서는 이후에 본격적으로 더 전개하려고 아껴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그럼 저도 이쯤에서 하이데거 선생처럼 서둘러 (비본래적) 후기를 끝내볼까 합니다. 이는 이후에 에세이에서 본격적으로 더 전개하려고 아껴두는 것임을 열어 밝힙니다.

 

댓글 2
  • 2021-11-24 00:55

    앗 기다리던 후기가 올라왔군요! ㅎㅎ

    오해하시면 안 됩니다! '개념을 어렴풋하게 이해하시면 안 되고요' 

    우선 대개 어렴풋하게 이해한 가운데, 개념을 사용사태전체성 속에 밀어넣어 그 가능성의 한계를 시험하셔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전교일등의 공부법, 공동존재와의 홈스쿨링)

    '어렴풋'은 시작일 뿐!!

    그리고, 점점 에세이에의 기대가 고조되는 가운데 ㅋㅋㅋ, 고생하셨습니다!

    • 2021-11-24 03:14

      아 ! 이제 슬슬 에세이의 기대로 이끄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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