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회차 - 메모와 질문

아렘
2021-10-21 01:11
273

   절반을 읽고 한 주는 복습을 하며 정리를 하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복습을 하면 될 것을, 저는 주제 넘게 서론과 6장을 다시 한번 읽는게 어떠냐고 제안을 했습니다. 말 꺼내고 안 읽을 수는 없으니 차분히 6장과 서문을 읽고 있습니다. 6장은 1부 다섯 장을 종합하면서 염려로 끝났습니다. 다시 읽은 6장도 새로웠지만, 서론은 특히 더 새로웠습니다. 당시 발제한답시고 여러 번 읽었음에도 다시 읽는 서론은 새롭네요. 지난 시간들의 훌륭한 복습이자, 앞으로 다룰 시간에 대한 예습을 한 느낌입니다. 서문에서 한 마디도 허투루 하지 않았구나 감탄을 좀 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셨을지 궁금하네요.... 

 

질문입니다. 

읽는 중에 역시나 이전에도 저를 세웠고 지금도 저를 멈춰서게 한 문장을 만났습니다.

 

(P61~62) 철학의 근본주제로서의 존재는 어떤 한 존재자의 유가 아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모든 존재자에 다 상관된다. 그것의 보편성은 더 높은 곳에서 찾아져야 할 것이다. 존재와 존재구조는 모든 존재자를 넘어서 있으며 한 존재자가 가지는 존재하는 모든 가능한 규정성을 넘어서 있다. 존재는 단적으로 초월이다. 현존재의 존재의 초월은, 그 안에 가장 근본적인 개별화의 가능성과 필연성이 놓여 있는 한, 하나의 탁월한 초월이다. 존재를 초월로서 열어 밝히는 일은 모두 초월론적 인식이다. 현상학적 진리(존재의 열어밝혀져 있음)는 초월론적 진리이다. 

 

책이 미완으로 끝난다는 이유로 서문을 읽을 당시 저는 저 하이데거의 말이 <존재와 시간>에서 다 다루지 못한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나눈 기억이 납니다. 그런데 절반을 읽은 지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다룰 건 다 다루고, 하이데거가 초월이라고 말하는 맥락도 충분히 이해 가능하게 책을 통해 열어밝혀져(?) 있다고 여기게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지요?

댓글 8
  • 2021-10-21 08:50

    올립니다. 

  • 2021-10-21 09:37

    지금까지 하이데거의 논의에 따라 ‘진리’를 파악해 보자면, ‘진리는 시간 안에서 스스로를 드러내는(은폐하는) 방식으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다. 이 구조는 현존재의 ‘본래/비본래’라는 양식과 조응한다. 그런데, ‘일치’에 근거한 본질주의적 진리관을 두고 하이데거는 ‘작은 것’(눈앞의것, 전재자)을 들어 ‘큰 것’(존재 일반)을 규정하였다는 논조로 비판한다. 여전히 하이데거가 말하는 ‘시간’ 문제가 해명되지는 않았지만, 지금까지의 논의만 놓고 보더라도 저러한 비판은 하이데거 자신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것 아닌가? 말하자면 여전히 그의 철학 안에서 강력하게 작동 중인 ‘인간중심주의’ 말이다. ‘인간’을 ‘현존재’로 규정하고, 이후에는 ‘인간’이라는 표현을 거의 쓰지는 않지만, 어떻게 읽더라도 ‘존재물음을 던질 줄 아는 것’은 ‘인간’이다. 그러니까 하이데거는 ‘인간’이라는 작은 것을 가지고 ‘존재일반’ 전체를 규정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이를테면 ‘인식함이 스스로 참인 것으로 입증할 때’(293쪽), ‘인식함’이 ‘참임’을 드러내 보여주는 자, 그러니까 ‘보는 자’는 결국 ‘인간’으로 귀결된다. 여기에도 모종의 ‘일치’가 숨어있는 것은 아닌가?

  • 2021-10-21 11:47

    지난 세미나 때 권유해주신 것처럼 일주일동안 서론을 다시 읽을까하다가 소광희 저자의 <존재와 시간 강의>을 읽으며 개념노트를 정리했다. 이 책에 대한 인상비평은, 뭐랄까 ‘교사용 자습서’ 같다랄까? 초,중딩 수업 시간에 ‘우리 선생님은 천재가 틀림없어. 어떻게 저걸 다 알지’ 라고 생각하게 했던 알짜배기 수업 내용이 여기 대부분 있는 듯ㅎㅎ 

    무튼 이 참고서를 읽으며 지난 공부내용을 아주 조금 정리할 수 있었다.(근데 그 시점이 주말이라 다시 가물가물)

     

    결국, 사배나 타심도 자염을 하기 위한 수단, 자염에 포함시키고, 관조적 전재성보다 용재성을 ‘윗길’로 삼은 것도 현존재와의 교섭에 의미를 두기 때문이며, 이 현존재를 실존론적으로 분석하는 이유는 이를 통해 존재의 의미를 천명하겠다는 의도였다는데, 그 여정은 아쉽게도 미완성으로 끝나고 말았다. 그 과정에서 의도와는 다르게 하이데거의 ‘(인간) 현존재’ 역시 데카르트의 ‘주체’ 만큼이나 비대해진 건 아닌지, 현존재를 중심(?)에 놓는 사유 틀에 갇힐 우려는 없는지… (현존재의 실존론적 분석론이니 당연한 얘기겠지만, 딱히 질문할 게 없어서;;;)

  • 2021-10-21 11:55

    다시 서문을 읽으며, 처음 읽었을 때와 비교했을 때 의외로 내가 그 문장을 따라가며 이해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다. '오, 그래도 조금은 내가 공부를 했구나' 하는, '하이데거의 <존재와시간>을 어설프게나마 읽은' 존재이해를 가지게 됐다. 아주 조금은 말이다...

     

    270쪽

    "인간의 완성, 즉 인간이 그의 가장 고유한 가능성에 대하여 자유로은 존재에서(기획투사에서) 무엇일 수 있는 그것이 되는 것은 "염려"의 "할일"이다. 그러나 염려는 똑같이 근원적으로, 이 존재자가 배려된 세계에 내맡겨져 있는 근본양식(내던져져 있음)을 규정한다. "쿠라"의 "이중의미"는 그 본질상 내던져져 있는 기획투사라는 이중구조를 가진 하나의 근본구성틀을 뜻한다."...에서 이중의미와 이중구조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요?

     

  • 2021-10-21 13:01
    1. 전에 설명해주셨던 불안->염려로 가는 구조를 잘 이해못했다. 한 번만 더 설명해주시면 좋겠다.
    2. 여울아쌤의 조언대로 이전에 이해가 안 간다고 했던 31~34절에서 질문을 만들어보기로 했다. 다시 읽다보면 근원적인(?) 질문을 찾아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게 생각보다 어려웠다. 왜 그럴까...하고 생각해봤는데 아무래도 글의 전반적인 구조 파악, 왜 이런 개념을 끌고오고 있는지 이해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서 그런 거 같다. 그래서 일단 아리송한 개념들을 최대한 내 말로 쭉 정리하는 작업을 해봤다.

       

       

      하이데거는 현존재의 '안에-있음'을 조명하기 위해 다양한 개념들을 가지고 온다. 31절~34절에서는 이해, 거기에-있음, 해석, 발언, 언어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ㅡㅡㅡㅡㅡ

      -이해: 현존재가 본래적일 수도 비본래적일 수도 있는 가능성이다. 도구를 다룰 줄 아는 것도 포함된다.
      -거기에-있음: 곧 '안에-있음'이다.
      -그 때문에: *이 단어가 여전히 아리송하다. 어떤 연관성을 칭하는 말인가?
      -기획투사: 망치를 망치로서 이해하는 것. 가능성을 투사하는 것?
      -시야: 육체적인 봄이 아닌 밝혀져있음. 실존에 관계되는 시야를 투명성이라고 지칭하기로 한다. 현존재는 이 투명성을 통해서만 자신을 볼 수 있다. (*반대로 불투명성은 자기중심적인 착각과 세계에 대한 무지를 갖는다고 했는데, 이것은 비본래적인 것인가?)

       

      -해석: 이해로서 기획투사된 가능성을 정리작업하는 것. 해석은 '앞서 봄(시야를 한정하는 것)'에 근거하고 있다.
      -의미: 이해에 이르게 될 때 '의미'를 갖는다.(*이 개념도 아리송하다. 일반적인 의미의 '의미'로 이해해도 되는 걸까..?)

       

      -발언: 해석된 것을 밖으로 말하는 것. 사람들과 자기 해석을 나누는 것이 될 수 있겠다. 발언에는 제시, 서술, 전달 이렇게 3가지 뜻이 있다.

       

      -말: 이해가능성의 분류파악. 해석과 발언의 밑바탕.(*말로서 분류파악한다는 게 무슨 뜻일까?)
      -언어: 말로서 밖으로 말해진 것. '단어'로 분해 가능.

  • 2021-10-21 13:23

    질문들입니다!

  • 2021-10-21 13:23

    큰글자입니다!

  • 2021-10-21 13:57

    앗 늦엇습니다.  서문만 다시 읽었는데 전엔 뭔 소리인지 모르던 개념들이 쏙쏙 들어오는 신기한 경험을 했어요. 그리고 각 개념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되니 하이데거가 문장을 쓰는 패턴이 이제서야 보입니다. '안에-있음'이 여러가지로 표현되고 있어서 가장 헷갈렸던 거 같고요. 질문을 올리기엔 머리속이 정리가 안 되는데 시간 되면 곁에-있음/공간성/거기에/처해있음/내던져짐/빠져있음  등의 실존범주 등을 한번 정리해봤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서문에서 현상+학에서 '로고스'가 5장의 이해-해석-진리 요부분과 연결되는 건가요? 여기도 다시 한번 이야기했으면 하고요.  (넘 막 던지는 질문이네요.;; 질문지엔 포함 안해주셔도 됩니다. 앞에서 이야기하다가 정리될 거 같기도 해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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