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 후기

누룽지
2021-04-23 07:48
264

7회까지 세미나를 하며 느꼈던 점을 적어보았습니다.

 

3000년 전이라...

이 엄청난 시간을 넘나드는 모드전환이 제게 이뤄지길 차마 꿈조차 꿔 보지 않았습니다.

다만 무슨 말을 하는지 말귀라도 알아듣고 싶었는데 그것도 쉽지 않네요.

아니 어려워 죽을 것 같아요.

주역은 점서이자 철학서이며 동양사상의 근간을 이룬 책이라면서요? 서양에서 살기는커녕 여행도 별로 가본 적 없는 토종 동양인인데, 수 천년을 내려 온 주역의 사상은 제게도 그냥 아는 뭔가로 스며들어 있는 게 어느 정도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궁시렁 거리는게 하등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아는지라 바로 꼬리 내린 후 한 일은 일단 8궤를 외워보자였습니다.

 

괘가 상징하는 것은 불이라네요. 그런데 그 속성은 걸려있다래요.

어디로 봐서 불이 얌전히 걸려있는 모습인가요?

다행히, 정말 다행인 건 세미나를 이끌어주시는 분들이 엄청나게 친절하시다는 거죠. 심지어 초보자를 위한 책도 한 권 주시더라고요.

덕분에 아주 조금씩 알아갑니다.

옛날 사람들이 해, , 별과 같은 천체가 하늘에 있는 보이지 않는 그물에 걸려있고 그 그물이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는걸. 그래서 불에 속하는 하늘에 걸려 있는 천체들은 밝은 빛을 내뿜고 있으니 리괘의 성정이 밝음 현명함이라는 걸요.

 

괘는 네 번째로 만들어지는 소성괘인데 두 음효 아래에서 양효 하나가 땅을 울리며 뚫고 나오는 우레의 형상이라 상징이 우레래요. 땅을 뚫고 나온 우레가 천둥이며 천둥이 울릴 때 지축을 울리는 진동이 진괘의 에너지라 그 속성이 움직임이라네요. 고은주님의 주역입문강의에서 읽었는데 또 턱 걸리는 거예요. ... 나는 모드 전환이 안돼, 진짜 안돼.

천둥은 공기 중의 전기 방전에 의해 발생하는 소리이지 땅을 뚫고 올라오는 것은 아니라서 공감이 너무 안 되는 거죠. 화산폭발이라면 모를까.

‘3000년 전이잖아. 용오름도 기류현상이잖아좀 더 유연하고 본질을 보려는 자세가 부족하다고 저를 채근해보지만 무의식적으로 툭 걸리는 건 어쩔 수가 없네요.

 

소성괘가 대성괘의 기본코드이니 8괘의 상징과 속성을 숙지하고 있어야 64괘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하셔서 8괘라도 제대로 외우려 했습니다. 그런데 보시다시피 이렇게 헤매며 꾸역꾸역 외우고 있네요.

일천건 건삼련이렇게 숫자+이름+상징+구조를 셋트로 외워야 하는지도 몰랐는데 64궤 중 열 개를 넘게 배우게 되면서 그렇게 하라는 이유도 알 것 같습니다.

 

왜 양효를 9라하고 음효를 6이라고 하는지도 쉽게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었습니다. 복희씨가 그렸다는 하도를 봐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이었더군요. 우리가 쓰는 교과서에도 초보자를 위해 주신 책에도 잘 설명되어 있었기에 예습과 복습을 잘 하는 것 밖에 방법이 없는 거더라고요.

음양이 만나서 사상이 만들어지는 것을 오행의 변화로 바꾸어보면 15를 만나 6이 되고(태음) 45를 만나 9가 되는 것(태양)인데 주역은 변화를 중시하기 때문에 변할 수 있는 태양과 태음이 양과 음의 대표가 되는 것이라네요.

 

8괘는 속성뿐 아니라 인간관계와 동물과 신체와 방위까지 하나의 표에 표시되어 있는데 왠지 외워야 할 것 같은 불길한 느낌이 솔솔 올라옵니다.

 

세 분의 리더들이 세미나팀 구성원에 대한 애정을 듬뿍 담아 자료를 만들고 있다는 걸 나날이 느낍니다.

옛날에는 책이 귀할 만큼 정보도 부족했으니 외웠겠지만 휴대폰만 들어도 좌라락 쏟아지는 정보를 감당할 수 없는 시대에 살면서 굳이 이 정보를 체화해야 할 이유가 뭘까? 알다가도 모르겠지만 외우는 게 무지 서툴고 싫은 제가 조금씩 외우고 있는 건 순전히 이 분들 때문입니다.

지금은 알지 못해도 무슨 뜻이 있으시겠지요

다음 후기 쓸 차례가 되면 배운 대성괘의 궤사와 효사에 대해 정리해서 쓸 여유가 생길까요?

지금은 앉아서 소낙비 맞는 느낌이라 엄두가 안 나네요.

궤의 효는 아래에서 위로 써 나간다는 기본도 모른 제가 현재 세울 수 있는 목표는 64궤의 이름과 순서를 외우는 겁니다.

은 변화라 하셨으니 제게도 지금과는 다른 날이 오겠죠?

 

 

 

 

 

 

댓글 3
  • 2021-04-23 13:32

    짝짝짝!!!

    하나하나 확실하게 짚고 이해되어야 넘어가는 누룽지님의 공부스타일... 좋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작정 외우고 나중에 그 의미를 하나씩 깨우쳐가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ㅎㅎ

    8괘 복습이 어느정도 되었으니 64괘도 멀지 않았네요^^

  • 2021-04-24 12:44

    누룽지님 후기 덕분에 저도 또 배우네요.

    아래에서 위로 쓰는거군요 ㅎㅎ

    불이 걸려있다의 의미가 된 것도 재밌네요.

    선생님들의 정성을 생각해서라도 변하고 성장했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품게 됩니다.

     

  • 2021-04-24 22:11

    어려워 죽을거 같은 1인 여기도 있어요.ㅎ

    저는 논리적이지도 않은지라, 그냥 딥따 외우고만 있어요.

    방법은 조금씩 다르지만 변화의 길로 함께 가봐요~

    주역을 공부하다보면 삶을 대하는 자세가  지혜로워질 거 같다는 기대를 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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