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평론> 181호 네번째 후기

엘림
2021-12-06 12:20
271

안녕하세요! 이번주 후기를 맡은 엘림입니다^^

녹평에서 쓰는 첫 후기라 많이 어버버(?)하겠지만 너그러운 마음으로 양해부탁드립니다^^

 

이번시간은 6편의 시와 '희망의 문학, 문학의 희망', '민주주의와 좋은 정부', 소로에게 보내는 편지까지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우선 모두가 시에 많은 감명을 받으셨다고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돌아가면서 한편씩 낭독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자신이 가장 인상 깊었던 시를 낭독하고 느낀점과 자신만의 해석을 이야기하고 다른분들과 생각을 나눠보았습니다.

 

백무산 선생님의 '작은 불씨 하나도 껴안을 수는 없다'에서는 작은 불씨 하나도 온전히 껴안을 수 없는 인간의 나약함을 느끼며 우리가 함부로 훼손하고 마치 주인인양 행사하는 자연의 거대함에 대해 다시금 떠올렸습니다.

백무산 선생님의 '우화 이후'는 개미와 배짱이를 색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시인데요, 성실하게만 비춰지던 개미가 결국은 이기적으로 숲을 독점하고 먹을 것을 주며 베짱이를 부리고 신대륙을 차지하는 내용이 나옵니다. 색다른 해석을 통해 우리인간을 풍자하는 시에서 말 할 수 없는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이문재 선생님의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르'는 많은 선생님들께서 감명받았다고 하셨습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하지만 어려운 가치들, 화내지 않고 화내는 법, 번 것보다 적게 쓰는 법 등을 이야기하며 솔직하고 담담하게 생각을 적어내려가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이 시를 이야기하며 다양한 주제의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불교에서 말하는 상, 탐심에 대하여, 동양철학의 기질과 성향에 대하여.. 참 다양하지만 저에겐 어려운 주제를 따라가느라 급급해서 쓰려고 보니 연결이 잘 안되네요 흑 ㅠㅠ

시의 한 구절인 원수를 사랑하는 마음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원수를 사랑한다는건 어쩌면 불가능한지도 모르겠다고 선생님들께서 입을 모아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타인에게 원수를 사랑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하나의 폭력이 될 수 있다고 하며 그냥 내가 누군가를 미워하고있다는 그 사실을 인지하는게 가장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이문재 선생님의 '만추'라는 시는 짧지만 강한 여운을 주었는데요, 모두가 봄에 피는 목련 꽃에는 눈길을 주지만 가을에 맺힌 열매에는 관심이 없고 이 열매는 바닥에 떨어지면 지저분해지고 맙니다. 어느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김해자 선생님의 '바위치기펭귄들'이라는 시는 두가지 감상이 엇갈리는 시였습니다. 온갖 역경을 딛고 미래를 위해 나아가는 펭귄의 모습에 감동을 받으신 선생님들도 계셨지만 지극히 인간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펭귄의 모습이 조금은 불편했다는 선생님도 계셨습니다. 저는 시인의 의도를 파악하며 따라가느라 정신이 없어 다른 감상을 생각할 겨를이 없었는데 저에게는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생각해보면 이는 펭귄에게는 지극히 당연한 순리인데 우리가 너무 감정이입을 해서 바라보는건가 라는 생각이 뒤늦게 들더라구요^^

그냥 산문을 읽듯이 후르륵 읽었을때는 느끼지 못했던 감동을 경험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미처 생각지 못했던 숨은 속뜻을 들으면서 짧은 시이지만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가 오갈 수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시를 이야기하느라 어느새 시간이 훌쩍 흘러 10분의 쉬는시간을 가졌습니다.

쉬는시간에도 선생님들은 여운이 가시질 않으셨는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갔습니다. 

좋은 문학이란 무엇인지? 요즘 젊은 친구들이 선호하는 장르, 정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출판문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았습니다.

'시대와 소설'의 마지막 단락에도 나왔듯이 '모든 소설이 좋은 문학'일 필요는 없지만, 무엇이 좋은 문학일지 생각해보는 일까지 포기해서는 안되리라'('희망의 문학, 문학의 희망', 김남일, p162) 라는 말에 동의합니다.

시대에 따라 대표되는 책의 유행이 있을 수는 있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우리에게 지혜를 주고 울림을 주는 책들은 분명히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책들을 문탁에서는 계속해서 읽어나가고 있는거겠죠?^^

 

쉬는시간이 끝나고 느티나무 선생님께서 발제해오신 '민주주의와 좋은 정부'를 읽고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이 부분에서는 진짜 민주주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과 다양한 외국의 사례들과 이론들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조금 더 시민이 적극적으로 의견을 낼 수 있는 시민의회, 국민투표, 국민발안, 국민소환 등을 이야기하며 현재 우리 정부에서 실시하고 있는 국민청원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국민청원은 단순히 국민의 호소와 부탁에 지나지 않고 결국은 결정권자가 권력을 가진 사람에게 있다는 점에 아쉽다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국민들 모두가 한편으로는 진정한 민주주의를 원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피곤한 일상을 살아가며 국가에 맡기고 싶고 의존하고 싶은 심리가 공존한다고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엘리트에게 칼자루를 쥐게하고 싶지는 않지만 내가 나서기는 귀찮고 무엇보다 자신의 일상을 재조정하고 스스로를 통치하는 능력이 없기때문에 진정한 민주주의로 나아가는게 힘들다고 합니다.

어렸을때부터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고 자신의 선택에 책임을 지고 협업하는 문화들이 부재하고 학교나 사회에서도 다양한 기회들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다른나라의 민주주의를 무조건 따라가기보다 우리나라에 맞는 민주주의를 고민하고 작은 것에서부터 실천할 거리들을 찾아보는게 중요하다고 하였습니다. 국가를 한번에 바꿔버린다는 생각보다 나의 일상의 무능력을 어떻게하면 벗어날 수 있을지, 나의 일상을 내 스스로 어떻게 통치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게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경제성장기 시기때는 민주적인 토양이 전혀 만들어질 수 없는 환경이었지만 90년생 시대부터 조금씩 다양한 시도들을 해나가는 것이 미래에 한발짝 나가는 일이 될 수 있을거라고 하셨습니다.

혼자 읽었을때는 다소 이론적인 부분들이 많아 조금 지루했었는데 선생님들께서 현재 우리나라에서 시행되는 제도들과 비교해주시고 제가 겪지못했던 시대의 이야기를 해주시니 좋았고 앞으로 우리가 해볼 수 있는 것들을 함께 고민하는 시간이라 뜻깊었던 것 같습니다. 역시 혼자서는 불가능한 것들이 함께라면 가능해지는 것 같습니다!

 

요새 날이 많이 추운데 건강 유의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금요일에 뵙겠습니다!

매일 늦게 오고 일찍 나가는 날라리 애기엄마 품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ㅎㅎ 

후기를 쓰다보니 지난시간이 생생하게 그려지고 공부도 되고 좋네요 앞으로 자주자주 시켜주세요!

그럼 이만 마치겠습니다^^

 

댓글 11
  • 2021-12-06 13:48

    내가 아는 엘림인가? 맞다면 넘 반갑네~

    • 2021-12-07 15:00

      쌤이 아시는 그 엘림 맞습니당 ㅎㅎ 반가워요!! 금욜에 오신다하셔서 뵙고 싶은데 제가 애기 하원시간때문에 조금 일찍 나와서 항상 못뵙네요 ㅠㅠ 조금 더 여유가 생기면 느긋하게 있다 가보렵니다 ㅎㅎㅎ^^

      • 2021-12-08 16:27

        12월 17일 금욜엔 하루종일 있어요~

  • 2021-12-07 08:24

    육아에 힘든 시간 짬을 내서 세미나에 오시는 엘림님

    후기에서도 그 마음이 읽혀지네요.

     저도  동감입니다. 그동안 훠리릭 읽고 넘어가던 시를 이렇게 읽으니 참 좋았습니다. 

    • 2021-12-07 15:01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도 지난시간에 읽었던 시가 아직까지 머릿속에 맴도는거보니 정말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이 듭니다ㅎㅎ

  • 2021-12-07 10:13

    세미나에 없었는데도 마치 함께한 듯한 이 느낌, 뭔가요?!?!?ㅎㅎㅎ 시는 다시 한번 읽어봤는데, 선생님들의 얘기처럼 다 좋더군요. 후기 감사합니다. 그리고........날라리는 전혀 아니신 듯요 ㅋ

    • 2021-12-07 15:02

      곰곰샘도 함께 했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워요 얼른 허리 회복하시고 건강하게 뵙길 바랄게요^^

      날라리 아니라고 해주시니.. 감사합니다 ㅠㅠㅋㅋㅋㅋ

  • 2021-12-07 10:22

    시는 어려워~~뭔말인지 모르겠어^^;;

    이랬는데...

    같이 읽고 이야기 나누니 참 좋더군요.

    진작 이렇게 같이 읽을걸...하며 후회 좀 했습니다.

    아기 잠든 늦은밤. 정성스런 후기 감사해여~

    • 2021-12-07 15:03

      맞아요^^ 저도 조금 어려웠던 부분들을 함께 이야기 나누니 이해가 되더라구요^^

      앞으로도 이런시간 자주 가지면 좋을거 같아요. 정성스런 댓글도 감사합니다~!

  • 2021-12-07 21:20

    181호를 알차게 읽는다는게 느껴지네요.

    시가 우리에게 느끼게 하는 부분이 이리 많은데,그동안 소홀하게? 지나쳤다는게 아쉽네요.

    엘림님의 꼼꼼 후기 잘 봤어요~~ 다시 시를 읽어 봐야겠어요^^

    • 2021-12-07 23:57

      저도 샘과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그동안 시의 매력을 너무 몰랐던거 같아요^^ 넝쿨샘 댓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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