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스타의 책읽기>녹색평론 180호 첫번째 시간 후기

블랙커피
2021-09-28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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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간에는 녹색평론 180호의 앞의 네 편의 글을 읽고 얘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먼저 한승동씨의 <미중 분쟁과 한반도의 전쟁>은 아직도 동아시아 태평양의 국제질서를 규정하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조약을 살펴보면서, 그 틀 속에서 오늘날 격화되고 있는 미중분쟁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에 체결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은 2차세계대전의 최대 피해국이자 교전국인 중국, 한국, 북한은 초청조차 받지 못한 채, 전범국이자 패전국인 일본을 미국 최대의 동맹국으로 격상시킨 조약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일본은 전후 최대 수혜국이 되었고,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국가들은 분단과 영토분쟁에 시달리며 미일동맹의 하부체계로 전락하게 되었죠. 한승동씨는 현재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일제 강제 동원 피해자 문제 등의 해결을 가로막고 있는 한일협정(1965년)도 샌프란시스코조약에 의해 기본원칙이 정해진 것이며, ‘독도문제’ 또한 여기서 발생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현재 일본(특히 우파)은 북일관계, 남북관계, 북미관계가 정상화되지 않는 상태, 즉 샌프란시스코체제(미일동맹)가 지속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편 미국의 일부세력은 북한을 러중연합에서 떼어내려는 시나리오를 생각하고 있죠. 중국은 현재 높은 성장세가 한계에 부딪치고 인구마저 소자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습니다. 그래서 디지털화 등 과학·기술 변혁에서 출구를 찾고 있지는데, 이러한 시도들은 미중 패권전쟁을 더욱 격화시키고 있죠.

 

어찌됐든 현재 동아시아에서는 미국 주도의 샌프란시스코체제가 냉전적 전후질서의 기본구도를 여전히 유지하면서 존속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유사 냉전체제를 유지시키는 힘은 새로운 적의 창출에서 나오는데, 지금 이들의 적은 중국입니다. 여기서 한승동씨는 우리가 미국과 일본을 따라 중국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샌프란시스코체제 회생과 유지의 최전방을 자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중국인민대학 농업·농촌발전학원 원장인 원톄쥔의 <팬테믹 상황에서 글로벌화 위기와 ‘중국방안’>이란 글을 읽어보았습니다.

원톄쥔은 팬데믹으로 인한 세계적 위기와 중국의 정세를 분석하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중국의 거버넌스 방안을 제시하고 있는데요. 웬톄쥔은 오늘날 자본주의국가 사이에 나타나는 주요 갈등은 총체적인 금융과잉 및 그로부터 벗어날 수 없는 금융자본 독점집단 간의 세계 화폐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저항적인 갈등이라고 말합니다.

 

중국의 경우를 보자면, 미국의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시행된 대규모 양적완화로 인해 중국에서는 수입인플레이션이 발생했고, 세계적으로는 수요의 감축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중국은 심각한 산업과잉이 나타났고, 급격하게 금융자본 단계로 이동했죠. 현재 금융자본 단계에서 우위는 여전히 미국이 갖고 있지만, 그 주요 경쟁상대는 유럽연합(통일된 화폐는 있지만 통일되지 않은 재정을 갖고 있기 때문에)에서 중국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래서 중국은 금융자본 단계의 주요 단계에서 주요 모순의 부차적 측면이 되었으며, 미중 무역전쟁은 그것을 상징하는 현상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죠.

 

원톄쥔은 3대 자본의 과잉으로 인해 생긴 오늘날의 위기 상황에서 중국의 위기 대응전략으로 생태문명으로의 전환을 얘기하면서 그 중심에 향촌의 발전을 놓습니다. 향촌 발전의 추진과 실물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통해 ‘산업자본의 과잉’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죠. 원톄진의 글은 여기서 더 이상 나아가지 않기에, 세미나에서는 이 부분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우리나라의 ‘새마을운동’ 같은 것인가? 농촌마저 산업자본의 손에 넘겨주자는 얘기인가?, 또다른 ‘녹색성장’ 담론이 아니냐 등등.

그러나 중앙에 집중되는 다국적 자본이 아니라 지역분산적이고 실물경제에 기반한 자본이 농업과 만나는 것을 얘기하는 것이라면 긍정적으로 볼 수도 있다는 해석으로 마무리지었습니다. ㅎㅎㅎ

 

이외에도 <기후정의법이 아니면 그만두라>, <왜 공공농업을 얘기하는가?> 등도 읽고 얘기를 나누었는데요. 그동안 많이 얘기된 내용이기도 하여, 글 자체의 내용보다는 관련된 다양한 얘기들을 나누었는데...기억이 가물가물하네요. ㅎㅎㅎ

 

다음 시간에는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의 포스트모던 애니미즘>과 학교는 문명전환의 동력이 될 수 있을까의 4편의 글을 읽고 얘기를 나누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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