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세미나 2회차 후기

조은
2021-08-07 19:25
259

 미루고 미루다가 3회차 세미나가 끝난 후에야 2회차 후기를 쓴다. 부끄럽지만,, 2회차 세미나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 어제 일도 까먹는 내가 나를 너무 과신했다. 그래서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세미나를 하게 된 마음과 지금의 생각을 써보려고 한다. 

 올해 3월 13일 토요일 2시에 했던 용기내가게&일리치약국 개소식에 갔었다. 옆 골목에 있는 책방지기로써 초대를 받아서 가게 되었다. 혼자가기는 뭔가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아 함께 일하는 친구들과 함께 갔었다. 좀 늦게 도착해서 들어갔는데 그 풍경이 꽤나 뭉클했다. 코로나로 인해 상황이 좋지 않았음에도 많은 친구들이 와있었다. 이날 처음 알았던 사실은 문탁에서는 함께 공부하는 일들을 나이나 뭐 그런것들 상관없이 서로를 '친구'라고 부른다는 것이었다. 개소식을 갔다와서 우주소년 친구들과 문탁에 대해서 꽤나 길게 이야기했다. 굉장히 긴 시간을 저렇게 함께 공부하고, 친구가 하고 싶은 일을 함께 하고, 같이 산다는 것은 너무 멋있는 일이라며 마치 동천동이 아닌 다른 마을에 갔다 온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던 것 같다. 그 날은 여전히 내 마음 속에 깊게 남아있다. 화려한 개소식은 아니었지만 그 넓은 공간이 마음으로 온통 채워진 것이 느껴졌던..

 처음 하는 이야기 인 것 같지만 그때 나도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저 공간에서 많은 친구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산다는 것은 어떤 마음일지 너무 궁금했다. 나의 세계가 우주소년에 한정되는 것 같았던 그때의 나에게 문탁은 최고의 미지의 세계였다. 우주소년 일과 마을 일로 몸도 마음도 치이던 그때, 나는 공부에도 손을 벌려버렸다. 글쓰기 세미나에서 시작해서 양생세미나까지 왔다. 같이 일하는 시윤은 현민과 나를 말렸지만,, 우리는 굴하지 않고 양생세미나를 듣고 있다. 

 현민과 나는 꽤 자주 동의보감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양생에 대해서, 우리의 몸에 대해서. 아주 스쳐지나가듯 이야기하지만 가끔 생각이 난다. 처음에 세미나를 시작할때는 솔직히 나도 많은 걱정을 했었다. 우주소년과 마을일로 정말,, 너무 힘들었었기 때문에 내가 무언가에 더 힘을 쏟을 수 있을까 의문이 생겼다. 막상 정신없이 지나고 나니 공부를 시작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바쁘지만 이상하게 마음은 조금 편안해졌다. 공부를 하며 내가 살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일까. 내 가방에는 언제나 일할 수 있도록 노트북과 언제나 공부할 수 있도록 동의보감 책과 글쓰기 세미나 책이 있다. 가방은 학교를 다닐때보다 무거워졌고, 어쩐지 공부도 나에게는 너무나도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내 삶과 연결지어지고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공부를 함께할 많은 친구가 있다는게 새삼 좋다. 

 앞으로 나눌 많은 이야기들이 더 궁금해진다.

댓글 3
  • 2021-08-07 20:04

    친구가 되다...뭉클한 말이다...

  • 2021-08-07 21:28

    ㅎㅎ 친구가 되어 좌충우돌 공부해 봅시다요^^

  • 2021-08-09 09:25

    조은님을 우주소년을 운영하는 청년들 중 한 사람으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현민님도 그렇고 이렇게 함께 공부하면서 친구가 될 수 있다니 넘 좋네요!

    사실 두 사람 보면 요새 이렇게 진지한 청년들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속으로 감탄합니다.

    글도 잘쓰고 삶에 진심이고!

    동희님, 민서님, 시윤님 포함 우주소년 청년들 정말 애정하게 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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