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모를 땋으며> 필사

느티나무
2022-05-16 12:44
160

댓글 5
  • 2022-05-16 21:18

    바침

    우리 엄마에게는 존중의 실용적인 제의가 하나 더 있었는데 그것은 존경과 목적을 행위로 번역하는 것이었다. 엄마는 우리가 카누를 저어 야영장을 떠나기 전에 주변을 샅샅이 치우도록 했다. 타고 남은 성냥개비나 종잇조각 하나도 엄마의 눈길을 피하지 못했다. 엄마는 이렇게 당부했다. “올 때보다 갈 때 더 좋은 곳이 되게 하렴.” 우리는 그렇게 했다. 또한 다음 사람이 불을 피울 수 있도록 땔나무를 남겨두어야 했으며 부싯깃과 불쏘시개가 비에 젖지 않도록 자작나무 껍질로 조심스럽게 덮어야 했다. 우리 뒤에 카누를 타로 온 사람들이 어두워진 뒤에 도착하여 저녁식사를 데울 연료가 준비되어 있는 것을 보고 기뻐할 것을 상상하면 기분이 좋았다. 엄마의 제의는 우리를 그들과도 연결했다.

    61쪽

  • 2022-05-16 21:18

  • 2022-05-16 22:53

    틈틈이 읽어야 하는데 꿀맛같은 방학에 취해 딴짓만 하다보니  이제야 첫 필사를 올리네요.^^;;;

  • 2022-05-16 23:15

    이것이 선물의 본질이다. 선물은 이동하며 그때마다 가치가 커진다. 들판은 우리에게 딸기를 선물로 주었고 우리는 아빠에게 선물로 주었다. 많이 나눌수록 가치가 커진다. 사유 재산 개념에 물든 사회에서는 이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다른 사람을 나눔에서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사유 재산의 정의이니 말이다. 이를테면 땅의 무단출입을 금지하는 관습은 재산경제에서는 예상되고 용인되지만 땅을 모두의 선물로 보는 경제에서는 용납되지 않는다.

    루이스 하이드는 '인디언 증여자'를 탐구하면서 이 부조화를 근사하게 그려낸다. 오늘날 '인디언 증여자'라는 말은 무언가를 주고 나서 돌려받기를 원하는 사람을 경멸적으로 일컫는 부정적 의미로 쓰이지만, 실은 선물 경제에서 작동하는 토착 문화와 사유 재산 관념에 근거한 식민지 문화 사이의 매혹적인 간間문화적 오역에서 비롯했다. 정착민은 원주민에게서 선물을 받으면 이것을 귀하게 간직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선물을 남에게 주는 것은 선물 준 사람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 선물을 남에게 주는 것은 선물 준 사람을 모욕하는 것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원주민은 선물의 가치를 호혜성에 두었으며 선물이 돌고 돌아 자신에게 오지 않으면 모욕을 느꼈다. 우리의 옛 가르침 중 상당수는 무엇을 받든 다시 주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유 재산 경제의 관점에서 '선물'이 '공짜'인 것은 대가를 치르지  않고 무료로 받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물 경제에서 선물은 공짜가 아니다. 선물의 본질은  관계들을 창조한다는 것이다. 선물 경제의 바탕에 놓인 화폐는 호혜성이다. 서구적 사유에서는 사유지를 '권리'로 이해하지만 선물경제에서는 재산에 '책임'이 결부된다. p51~52

  • 2022-05-1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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