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젝트>8회차 <거대한 전환> 6회차 후기

느티나무
2022-05-09 04:40
214

10년 만에 다시 읽는 <거대한 전환>은 그 내용보다 감회가 새로웠다.

듣도 보도 못한 이 두꺼운 책을 처음 읽으면서 나는 집 소파에 누워 울었다. 진짜로...

아마도 축제 준비(마을 ,경제를 흔들어라)로  폴라니의  <사람의 살림살이>와 <거대한 전환> 세미나를 할 때였을 거다.

내가 발제를 할 순서가 되었는데

읽어도 읽어도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어찌어찌 해서 겨우 써 간 발제 글을 읽으며 스스로 당황해서 얼굴이 달아올랐고,

나의 무지가 한탄스러워서인지,

너무 힘이 들어서인지,

아니면 자본주의 사회에 포획되어있는 나를 발견하고  그 회한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소파에 누워 이마에 팔을 올려서 눈물이 흐르는 걸 가리고 몰래 울었던 기억이 있다. ㅋㅋ

그리고 10년, 그 사이 나는 공동체의 삶을 배우고 선물 경제를 경험했고 아직도 그 속에 살고 있으면서

문탁에 새로 오신 분들과 같이 이 책을 다시 읽으니 감회가 새로울 수밖에.

암튼 , 무지 반갑고 감격스러웠다는 얘기다. 

 

<거대한 전환>의 마지막  21장을 읽으면서 폴라니가 너무 낙관적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하지만 그의 '자유'와 '희망'에 대한 제안에 감동하고 셀레기도 했다. 

자유주의자들은 시장의 자유와 사회의 자유를 동일시한다. 그들은 통제를 통해 창출되는 자유는 자유가 아니라고 매도 했다. 

그러나 폴라니는 권력과 강제가 없는 사회, 강압이 없이 오로지 개인들의 소망에 따라 자유의지로 형성되는 사회란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개인들은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사회의 권력이나 가치평가의  과정에 참여하고 있으며 권력의 창출과정 또한 사회 성원들이 마음 속에 품은 의견들이 그 원천이며 이를 빠져나갈 자유란 상상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권력과 통제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사회 내에서 자유를 실현하기 위한 분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체념은 인간에게 힘과 새로운 희망이다."라는 말이었다.

모든 동료들과 함께 누리는 풍족한 자유는

사유재산의 명목 하에 부를 축적하고 독점하는 자유를,

자신만을 위한 안락을 누릴 자유를

만끽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자유를 체념하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이다.

 다시 읽는 <거대한 전환>에서 가장 크게 얻은 것은 이러한 자유에 대한 새로운 사유다. 

진정한 자유는 함께 하는 삶 속에서 얻을 수 있다는 의미...

 "인간은 자신의 모든 동료들이 누릴 수 있도록 풍족한 자유를 창조해야 한다는 새로운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인간이 그러한 스스로의 과제에 충실하기만 한다면, 권력이나 계획과 같은 것들은 도구로 삼아 자유를 건설하려 한다고 해도 그것들이 인간의 원수로 변하여 자유를 파괴할 것이라고 두려워할 이유가 없다. 이것이 복합 사회에서의 자유의 의미다. 이것만 이해한다면 우리는 우리에게 필요한 모든 확신을 얻을 수 있다."(604p)

우리는 <거대한 전환>의 6강을 모두 마친 뚜버기 강사께  고맙다는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그녀의 강의안에 덧붙여진 마을경제의 탄생과정을 다시 들으면서 

누군가가  "할렐루야"를 외쳤다.  아! 이거슨  문탁 부흥회인가... ...

 

강의를 마치고 모두 텃밭으로 갔다.

단체로 외식도 하고

함께 모종도 심고 풀도 뽑고  물도 주고

모두 둘러앉아 시즌 1의 소감을 한마디씩 했다. 

그거슨 다 기억이 나지 않음으로 해서 댓글로 다시 한 번 부탁드립니다.

2주 쉬고 시즌 2에서 다시 만나길... 

 

 

 

댓글 6
  • 2022-05-10 08:19

    거대한 전환을 끝내면서 새삼스레 드는 생각,,

    아주 작지만 아주 의미있는 “사회에 묻어들어간 문탁의 경제” 계속해봐야겠구나!!!

    작은 점을 계속 찍고 있어야 언젠가 선이 될 수도 있을테니 희미해져서 사라지거나 하지 않게 작아도 선명하게 해야겠구나 !!!

     

  • 2022-05-10 10:07

    거대한 전환과 함께 흘러온 느티샘 이야기가 있네요

    내 생각과는 다른 현실로 인해 체념에 이르는 경우에도

    그것이 냉소나 자기연민으로 흘러가지 않는 방식..

    해보면 좋겠죠.. 그리고 아주 가끔 경험하는 것 같아요ㅎㅎ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2-05-10 11:20

    후기, 고맙습니다~!

    6주 동안 강의해주신 뚜버기샘께도 감사드려요~!

    공동체의 삶, 선물경제...자본주의에 포획된 나를 조금씩 그곳으로부터 빠져나오게 할 힘이 되어줄 거라 믿어요!

    마음이 가 있으면 몸도 멀지 않다고, 저에게는 파지사유 공간과 공동텃밭이 아~주 가깝게 느껴지네요.^^

  • 2022-05-10 16:11

    수업 끝나고 질문 시간 중
    띠우샘이 도망가고 친구들이 찾으러 왔다는 이야기에서 자연스레 4.16 추모연극제, "장기자랑"의 한 장면이 떠올랐어요.
    극 중 아영이가 나타나지 않자  친구들이 집으로 찾아와서 문 밖에서 계속 부르는 장면이요.
    뭉클했었는 데, 여기서도 그런 장면이 연출됐다니 감동입니다.
    노라샘의 주소 받아둬라는 멘트에 빵 터지고~
    샘들 의정부에도 찾으러 오실건가요? ㅎㅎ
    느티샘 후기 감사하고 수고하신 뚜버기샘도 고맙습니다. 
    괜히 힘이 나는 오후예요^^

  • 2022-05-10 20:37

    느티나무… 의 꽃말은 운명^^ 이군요.

    선생님들과 에코프로젝트 함께 할수 있어서 저는 참 좋습니다!

    함께하는 고마운 분들과의 이 역동을 즐기며^^

    2주후에 뵈어요. 

  • 2022-05-11 06:56

    10여년전 느티샘을 후달리게 했던 <거대한 전환>이 이번엔 감격스럽게 읽혔다니 참 좋네요.

    10년뒤, 저도 느티샘처럼 성장한 사람이 될수 있을거라는 증거 같아요.ㅎㅎㅎ

    어제 새로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라는 단어를 심하게 많이 언급했다죠.

    그 분이 말하는 자유랑, 우리 공부로 배워 추구하는 자유가 비슷한 것이어야 할텐데... 
    그 자유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듯 하여 마음이 불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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