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젝트 시즌3> 두번째 시간 후기

2021-08-31 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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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젝트시즌3 두번째 시간 후기

-달팽이선생님의 강의와 토론-

2021.8.30.참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

 

-"현대화된 가난”은 과도한 시장 의존이 어느 한계점을 지니는 순간부터 나타나기 시작한다.

이 가난은 산업 생산성이 가져다는 풍요에 기대어 살면서 삶의 능력이 잘려나간 사람들이 겪어야 하는 풍요속의 절망이다.

이 가난에 영향을 받는 사람은 창조적으로 살고 주체적으로 행동하는데 필요한 자유와 능력을 빼앗긴다.

그리고 플러그처럼 꽂혀 평생을 생존이라는 감옥에 갇혀 살게 된다. 현대의 무력함은 너무나도 깊이 경험되는 것이라 겉으로는 거의 드러나지 않는다.(중략) 하지만 자신이 겪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표현하는 데 애를 먹는 것은 평범한 사람만의 문제가 아니다. 경제학자는 기존의 경제이론으로는 발견할수 없는 이 현대의 가난을 인식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 새로운 돌연변이 가난은 계속 퍼져나간다. 개인의 재능과 공동체의 풍요, 그리고 환경자원을 자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현대의 무능이 우리 삶을 속속들이 감염시킨다.

그리하여 전문가가 고안한 상품들이 문화적으로 형성된 사용가치를 몰아내고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든 사회적으로든 시장 밖에서 만족을 얻는 기회는 그렇게 사라져버렸다.(중략)

간단히 말해, 우리는 대부분의 시간을 세상과 접촉하지 못한채 지내고, 누군지 모르는 사람을 위해 일을 하고,

자신이 느끼는 것과 조화를 이루지 못한 채 살아가는 것이다.-

 

존경하는 일리치 선생님께

 

일리치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 잘려나간 삶의 능력을 되찾기 위해,

에코프로젝트의 세 번째 시즌 두 번째 시간에는,

<누가 나를 쓸모없게 만드는가>를 읽고,

각자 더 의미있게 다가온 문장들을 곱씹고,

질문을 해보았고,

튜터님의 강의를 듣고,

함께 모인 우리들은 각각의 실타래들을 이야기로 풀어내 보았어요.

우리에게 허락된 시간이 무척이나 짧게 느껴지는 토론이였습니다.

 

저희는 먼저,

“사회적 선택의 세가지 차원”을 설명하는 그래프에 대해 이해해 보려고 애썼어요.

선생님은 정치적 선택의 X축, 기술적 선택의 Y축과 더불어,

인간의 만족이라는 본질적 차원으로 향하는 Z축의 중요성을 강조하셨고,

Z축이 나아가는 이상향은 호모하빌리스에 해당되는 삶의 모습이고,

기술적 선택의 Y축은 소프트한 방향의 CONVIVIAL TOOLS로,

정치적 선택의 X축은 LEFT방향으로 움직여 정치적 권위가 배분되는

사회를 만들어야한다고,

그 세가지 측면이 서로 맞물려 새로운 삶의 모습으로 이동해야한다고 주장하셨지요.

그리고, 그 사회를 실현하기 위한 방법으로,

“공생의 정치”, 즉 사용가치를 만들 수 있는 자유를 공정하게 분배하기 위한 저항을 이야기하셨어요.

 

-정치적 절차를 통해 한 사회가 생산할 부와 일자리에 한계를 설정해야만 부와 일자리 모두 공평하게 나누어져 누구나 자유롭게 누릴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저희가 저희 스스로 사회적으로 치명적일수 있는 풍요의 한계를 인식하고, 사회적 차원의 상한선과 한계를 설정하는 정치절차를 만들어가는 길을 함께 걷자고 설득해주셨습니다.

 

지금 우리의 삶은 마치, 손발이 잘라나간 토르소와 같은 모습입니다.

영화 월-ㅌ에서처럼 인간의 생애주기 전체를 인공지능에 의지해,

스스로 걸을수 조차 없게 되는  인간의 모습은 은유적으로,

지금 우리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여겨지네요.

일리치 선생님께 끊임없이 강조하시는,

내손으로 나의 삶을 일궈내는 호모하빌리스의 삶을

실재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것인가가 우리가 스스로 에게 던진 숙제입니다.

 

우선, 우리가  걸어갈 지금의 방향과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조금씩 이야기해 보고, 조금씩 행동으로 옮겨 보려고 합니다.

소비에 중독된 일상으로부터 지속적으로 내 자신을 깨우는 과정을 게을리 하지 않고,

다양한 삶의 가치를 만들어내고, 내 안의 작은 재능을 공동체와 함께 나누고,

함께 절제의 아름다움을 실천하는 삶,

그  것을 지속적으로 가능케 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은 우선,

떨어져 있는 우리가 하나 둘 씩 모여드는 것이겠죠.

그리고, 함께 머리를 맞대고

우리가 할수 있는 것들의 수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

지치게 않게 서로의 눈을 따뜻하게 바라봐 주는 것.

또한 무심코 사용하던 도구들에  대해 의심을 품고,

당연한 의제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

함께 그것들에 대한 새로운 방향의 정의를 내리고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 겠지요.

 

앞선,

사회적 선택의 세 가지 차원을 보여주는 그래프에 대한 논의에 이어,

저희의 이야기는 자연스레 지금 우리 앞에 놓인 가장 현실적인 문제로 넘어갔습니다.

코로나 백신 입니다.

백신은 과연, 공생적 도구일까?

사회적 선택의 영역에서 개인의 자유는 어디까지 인정되어야 할까?

이야기를 나누면서 백신에 대한 사회적 논의의 필요성이 제기 되었고,

우리 몸을 돌보는 방식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도 나왔어요.

전문가에 의지하지 않으려고 나만의 전문가를 찾게 되는 모순된 모습도 볼수 있었죠.

이기적인 전문가들의 행동들이 결국 전문가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우리는 더 큰 불안을 안고 살게 되었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 공생적 도구의 영역은 어디까지일까요?

자본집약적 방식으로 움직되고 엄청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우주선이나 우주기지,

미래를 여는 첨단기술등은 공생적 도구가 될수 있을까요?

 

-현대의 도구에는 고도로 훈련된 전문적인 운영자가 있어야 하고,

그 사람에게만 안심하고 맡길수 있다는 믿음이 생긴다. 하지만 사실은 정반대다. 그리고 정반대가 되어야 한다.

기술이 다양해지고 세분화될수록, 사용자가 복잡하게 생각할 일은 줄게 마련이다.(중략)

사회적 관점에서 앞으로는 좀 더 많은 사람이 능력과 효율성을 발휘하는 도구가 생겨날때를 “기술진보‘라 불러야한다.

특히, 사용가치를 좀 더 자율적으로 생산하는 데 도구가 사용될 때 ”기술진보“라 불러야한다.-

 

일리치 선생님!

공생적 도구, 공생의 정치에 대한 우리의 논의는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거예요.

먼저, 우리의 눈을 밝히는 선생님의 말씀들을 하나 하나 짚으면서,

호모하빌리스의 삶을 어떻게 적용시킬지,

구체적으로 적용할수 있는 적정기술을 상상하며 구현해보고,

재봉틀을 사용해 우리가 필요한 물건들을 만들어낼 참입니다.

 

 

저는 선생님의 이 책을 읽으며 특히,

인간을 소비자로 보고, 인간의 삶 자체를 서비스의 대상으로 인식하는 현대사회의 모습을 묘사하시는 지점(p 76, 77)이

굉장히 의미있게, 또한 너무나 지금의 모습과 닮아, 무섭게 다가왔어요.

 

-인간에게 공용은 사라졌다. 그 자리에는 전문적인 서비스가 주입되는 탯줄이 달린 낯선 태반이 들어섰다.

인간은 영원히 끝나지 않을 집중치료를 받는다. 삶은 마비되었다.-

 

포화상태에 이른 서비스 경제는 결국, 시간의 희소성이 걸림돌이 되었고,

급기야 그 소비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모든 분야의 어밴져스전문가들이 팀을 이루어

한 사람의 일상을 교육하고 관리하고 움직이는 모습은 이 시대의 자화상이 아닌가요.

들여다 보면 너무나 섬뜩한 모습이 아닐수 없습니다.

또 한편으로, 우리는 그런 하루하루를 바득바득 살아내기 위해서 우리자신을 찬찬히 들여다 볼 시간 조차 없습니다.

 

그러나,

“모모”에 나오는 회색신사에 길들여져 돈을 내고 내 영혼의 시간을 팔고 있는 것과 다를바 없는 삶...

은 여기까지 입니다.

 

일리치 선생님이 말씀하신,

더 이상 유보될 수 없는, 선택과 결정의 순간이 우리앞에 놓여있습니다.

 

나 혼자라면, 현실적으로 너무나 무력하게 느껴질수 있었을거예요.

하지만, 선생님이 말씀해주신 가장 중요하고 파워풀한 전략!인 우정!

함께하는 친구들이 있다면,

함께 할수 있는 부분을 조금씩 늘려간다면,

다른 미래를 향한 길은,

벌써 우리 동네 어디쯤 시작되었을지도 모르겠어요.

 

일리치 선생님! 저희를 지켜봐주세요^^

 

 

 

 

 

 

댓글 4
  • 2021-08-31 08:26

    “쓸모”의 엑기스가 잘 담긴 후기

    일리치선생님이 보시면 흐뭇해하실 것 같아요

    이렇게 찰떡같이 알아듣는 독자가 있으니

    호모하빌리스되기 같이 길게 해봅시당

  • 2021-08-31 08:48

    고요한 새벽 시간에 일이치 선생님에게 푹 빠져드는 시간이지 않으셨어요~???!ㅎㅎㅎㅎ

    한동안 힘들어했던 저의 무력감이 이런 이유도 있지 않았을까?? 일리치 샘의 말들을 다시 곱씹어 볼 수 있는 시간이었네요

    더욱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야겠어요 ㅎㅎ

    갬성 가득 소중한 후기 감사합니다 ^^

  • 2021-08-31 09:11

    새벽감성인데 읽다보면 일리지선생님 이론과사상이 묻어나오는  논리적인 후기이네요.

    거기다 참샘이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은데, "우리 같이 가지 않을래?" 하며 손 내미는 듯 합니다. 맞나요?^__^

  • 2021-08-31 21:18

    호모하빌리스가 되기 위해 우정의 친구들 함께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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