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드다 강학원 <정동> 시즌 2 1회차 후기

명식
2021-11-08 13:34
270

 

  길드다 강학원 2021 정동 S2, 첫 번째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주에 읽은 책은 마이클 하트 외 다수의 저자들이 쓴 <비물질노동과 다중>이었는데요. 그 중에서도 특히 첫 번째 장을 발췌하여 읽었습니다. 전반부는 정동 개념에 대한 들뢰즈의 강의들, 후반부는 네그리-하트가 노동과 정동을 엮어 설명하는 내용들이었는데, 발제는 주로 후반부 내용을 중심으로 하였고 실제 논의도 후반부 내용을 중심으로 했던 것 같습니다.

 

  우선 하트는 산업혁명과 공업화를 노동의 근대화로 설명하고, 다시 공업화에서 서비스/정보산업으로 넘어오는 현대를 노동의 탈근대화라고 설명합니다. 이러한 서비스/정보산업에서는 비물질노동이 주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며 정동적 노동도 이런 비물질노동에 포함된다는 것이죠.

 

  “정동적 노동은 인간적 접촉과 상호작용을 그 내용으로 하며 서비스 산업 전반에 걸쳐 역할을 갖는데, 노동 자체는 몸과 관련되며 정동적이지만 그 생산물들은 손으로 만질 수 없는 것이라는 점에서 비물질노동에 속한다. 편안함, 행복, 만족, 흥분, 열정, 나아가 소속감과 결속감 등이 그 생산물이며, 대개는 현실 속에서 대면하며 행해지지만 가상적으로 이루어지기도 한다.” (발제문 중)

 

  그러면서 하트는 이러한 정동적 노동이 ‘아래로부터의 삶능력’, 즉 푸코의 ‘위로부터의 삶정치(생명관리정치)’와 대비되는 것을 생산하며, 이는 다시 정동적 노동이 집단적 주체성과 사회성, 사회 그 자체의 형태를 생산함을 의미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이 지점에서 하트는 정동적 노동이 새로운 해방의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고 하고요.

  그런가 하면 네그리는 자본의 거대화 / 추상화 / 다국적화 현상 속에서 노동가치론이 힘을 잃은 오늘날, 가치의 척도가 붕괴되고 노동의 측정이 불가능하게 된 오늘날 가치-정동이 돌파구가 될 수 있을거라고 이야기합니다.

 

  “가치의 척도가 붕괴하고 노동의 측정이 불가해진 상황 속에서 정치경제학은 이러한 정동과 그것의 생산적 효과를 통제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만들려 시도한다. 관습(생산 및 교환의 생활양식의 총화)과 소통(시장과 시장의식을 형성하는 상호관계의 총화)적 접근을 통한 가치-정동의 통제.” (발제문 중)

 

  그리고 이러한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하여 저희끼리도 굉장히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는데요. 우선 재영은 비물질노동의 시대, 소비와 노동은 과연 제대로 구분될 수 있는가, 소비가 가치를 생산하는 시대가 된 것이 아닌가 하는 매우 흥미로운 논점을 던져주었습니다. 거기서 우리는 소비자 평점 시스템이라던가, 기본소득제에 대기업들이 접근하는 이유라던가 하는 것들도 이야기해보았구요.

 

  또 채영님은 본인의 경험을 통해 비물질노동의 가치가 제대로 매겨지지 않는 현 상황을 말씀해주셨고, 찬님은 그 연장선상에서 과연 노등의 측정이 불가능한 이 시대에 노동의 가치를 측정한다는 것은 어떻게 가능할까, 우리의 임금은 어떤 근거로 매겨질까 하는 등의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이러한 현실 속에서 저자들은 정동을 돌파구로 제시하는데, 그렇다면 정동에 주목한다는 것 - 정동을 통해 이 현실을 풀어낸다는 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해보았는데요. 지원은 비물질노동-정동노동 내부의 다양한 분할 영역들과 구체적 측면들을 살필 필요성을 이야기하면서 어쩌면 우리는 가장 구체적이고 가까운 곳에서의 변화를 조직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말해주었습니다. 이에 고은은 최근 온라인에서 조직되고 있는 젊은 여성들의 생활 네트워크를 그 예시로 들어주었고요.

 

  첫 시간에 나온 이야기는 이 정도였던 것 같습니다. 텍스트 자체가 아직 ‘정동적 노동을 주목해야 한다’는 정도의 내용이라 이야기를 아주 깊게 끌어가지는 못했습니다만 문제를 제기하고 우리 현실과 이어낸다는 점에서는 우리끼리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눈 세미나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남은 텍스트들을 함께 읽으며 에세이까지 수월히 나아갈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그럼 다음 주, 재영이 발제할 <정동의 힘> 전반부와 함께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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