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당개 세미나> 4회차 후기 : 차이와 반복, Slowly...

송우현
2021-09-05 15:19
208

 

 

 어느덧 4주차에 들어섰네요...! 오늘은 [철학과 굴뚝청소부]의 마지막 시간이었답니다.

6부를 읽고 만났는데요, (넓은 의미에서의)구조주의 철학자들, 레비-스트로스, 라깡, 알튀세르, 푸코, 들뢰즈/가타리에 대한 내용이었습니다. 워낙 많은 철학자들이 등장하고, 개념들도 쉽지 않아서 꽤 복잡한 한 주였어요. 개괄서의 특성상 한명 한명을 다 완벽히 알고 갈 순 없기에, 전반적인 흐름을 꿰는 방식으로 발제를 준비해왔습니다. 

 

-구조주의의 기반을 다진 레비-스트로스

-무의식과 언어학의 공통구조를 발견한 라깡

-이데올로기 개념을 정립한 알튀세르

-종합 선물 세트+생체권력 푸코

-심화학습 들뢰즈/가타리

 

.. 간단히 정리하면 이런 느낌이 되겠네요 ㅎ

 

 들뢰즈의 임팩트가 워낙 강했고, 책도 뭔가 푸코와 들뢰즈를 이야기하기 위해 철학사를 끌고 온 게 아닌가 싶은 구조로 되어있다보니 들뢰즈 이야기가 아주 많았죠ㅎ 저는 '차이와 반복'이 아주 인상깊었어요. 삶이라는 여러 반복 속에서도 매번 고유한 차이를 발견하고, 스스로에게 차이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차이와 반복'으로 시작하는데, '의미의 논리', '유목주의', '영토화와 탈주', '배치', '기계주의' 등 엇비슷해보이는 개념어들의 쏟아집니다. 그러나 비슷해 보이는 이 개념들 또한 차이와 반복의 형식을 띠고 있었다는 것에 아주 감탄사를 연발하며 기립박수를 쳐버렸지요.ㅎ

 만복님도 들뢰즈의 '차이와 반복'과 '유목주의'가 인상깊었지만, 이 이야기를 어떻게 삶으로 가져올 수 있을지 어려워했습니다. 특히 '유목주의'에 꽂혀서 거의 뭐 방랑자가 될 준비를 했다는 게 재밌었어요ㅋㅋ. 들뢰즈는 하나의 아이디어로써 재밌는 개념들을 던져주지만 그만큼 어려워지고 헷갈리는 부분이 많은 것 같습니다. 물리적으로 유목하지 않더라도 유목인으로써 산다는 건 무엇일까요?  저의 경우에는 문탁과 길드다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매번 문탁과 다르게 관계 맺는 방법이 무엇일까 생각해봤답니다. 뭐, 구체적으로 그려지는 게 없는 건 마찬가지지만요.

 

 

 

 

 

 새은은 이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인 고민을 가져왔습니다. 이성애자 친구인 A와 동성애자 친구인 B, 그리고 그 사이에 두 사람 입장이 모두 이해가 되는 새은이 있습니다. 새은이 보기에 A는 특별히 동성애자들을 혐오하려는 게 아니지만 보편적인 이데올로기의 영향 때문에 계속해서 동성애자들을 무시하고, 동성애자들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분위기를 형성해가고 있다고 해요. B는 실제로 그런 분위기 때문에 A와 있는 걸 힘들어하구요. 그 상황에서 새은은 어떻게 행동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만약 A의 언행을 비판하며 동성애자를 옹호하게 되면, 분명 앞으로의 관계와 분위기는 복잡해질텐데, 그 상황에 대한 책임을 자신이 져야한다는 게 부담스럽다는 거죠. 그렇다고 힘들어하는 B를 그냥 두고 볼수만은 없는 겁니다. 

 다행이도 새은은 분위기를 크게 헤치지 않는 선에서 조금씩 동성애자에 대한 생각들을 풀어놓았고, 관계의 배치를 조금이지만 다시 만들어내었다고 해요. 하지만 친구관계에서도 이렇게 힘든데, 더 큰 권력구조 속에서 작동하는 회사에서의 관계를 바꿀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이 앞선다고 하네요. 새은이 아주 문탁 밖에서 보편적인 사회경험을 제대로 하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직장 내 차별과 여러 불균형들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는 이유가 더 확 와닿았어요.

 

 여러모로 질문만 많고 답은 내리기 힘든 것 같아요. 아마 들뢰즈의 저서만 읽었더라도 마찬가지겠지요ㅎ. 급하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기 보다는, 천천히 반복을 지속하면서 차이들을 생성하면 어떨까 합니다ㅎ. 다음 책인 [철학의 외부]에서는 좀 더 구체적인 힌트를 얻을지도 모르지요!

 

 한권 다 읽어내시느라 고생하셨고~ 다음주는 영화 [공각 기동대]를 함께 보고 이야기 나눕니다! 다만 책 한권을 다 읽으셨으니 떠오르는 생각과 책 내용을 간단히 엮은 글을 써오기로 했어요. 한 페이지 분량이라도 정리를 하면 나중에 에세이 쓸 때도 큰 도움이 될테니 말이죠! 다음주는 영화 보랴, 글 피드백하랴 시간이 부족할테니 꼭 미리 올려주시고 읽어오시길 바랍니다! 

 

그럼 다음주에 뵈어요~

 

 

댓글 2
  • 2021-09-10 21:00

    들뢰즈의 철학은 어렵지만 정말 매력적인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벌써 한 권이 끝났다니... 시간이 정말 빨리도 가네요. 

  • 2021-09-10 21:34

    시간이 정말 빠르네요 세미나가 내일이라니..!

    철학자들을 차근차근 살펴보아야할 이유가 되는 세미나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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