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법하는 고양이와 부처가 된 로봇> 2회차 후기

윤슬
2021-07-20 19:20
333

<설법하는 고양이와 부처가 된 로봇>를 읽고 2번째 세미나를 했다. 선사들의 선문답을 계속 읽고 있으나 여전히 그들의 행동과 언어들이 낯설기만 하다. 보이는 행동과 언어 너머의 세계에 쉽게 다가가지 못함이리라..

선어록을 설명하기 위해 등장하는 동서양을 아우르는 철학자들(노자, 장자, 헤겔, 니체, 스피노자, 등등등)의  사상들 또한 머리가 아프다. 선어록에서 한 방 맞고, 그것을 연결하는 철학적 개념들에게서  또 한 방 맞는 느낌이다. 어려운 두 지점의 연결에서 마구 헤메고 있다.

 

조주는 ‘부리는 자’와 ‘부림을 받는자’라는 말로 주인으로 사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를 대비하여 주인으로 사는 법을 말했다. 주인은 어떤 것에 매이지 않고 끄달리지 않는 것이며, 밖에서 들어온 것을 부리며 사는 것이고, 집어들었다 내려놓았다 함에 자재로운 것이다.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 대로 있는 그대로 비추어 보는 것이다. 사물이나 사태의 참된 모습을 내 마음의 진상을 보는 것이다.

 

우리는 경계에 끌리지 않고, 스스로가 지어내는 감정, 관념에 휘둘리지 않고, 그것들을 적절하게 부릴줄 알아야 한다. 그것이 주인되는 삶이다.

무엇에도 매이지 말라고 말하는 선어록을 읽으면서도 이해하고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나를 만난다. 선문답을 이해하느냐 못하느냐, 깨달았느냐 아니냐는 어쩌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요요선생님 말씀처럼 정답은 없다. 기존의 생각을 깨고, 우리의 일상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봐야 한다.

댓글 4
  • 2021-07-20 21:51

    오죽하면,

    맥락 없는 말이나 이해 안되는 대화를 '선문답한다'고 라고 말했을까요^^

    그리고 정말 어렵고 풀리지 않는 일이나 번뇌를 내 인생의 '화두'라고도 하지요^^

    불교라는 맥락과 상관없이도...

    우리는 각자 자기만의 화두와 선문답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렇게 알아듣지도 못하는 선사들의 선문답을 이해해 보려고 애쓰는 것도 그 속에서 각자의 화두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가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집착하지 말고, 변화와 흐름을 타고 가라

    는 말은 참 멋지지만 많은 수행과 시행착오 끝에 터득될 수 있는 경지일 것 같고...

    즉심시불은 희망을 주는 말이긴 하지만

    많은 노력이 축적된 후에... 어느 순간 문득 다가오는 경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

    어렵지만 동학들과 함께 할 수 있어
    많은 힘이 되네요^^

  • 2021-07-21 12:04

    자꾸만 언어에 부림을 당해서,

    머리는 복잡해지고, 질문은 난잡했었네요!

    더위탓이라 돌리고~

    이번주엔 웃음과 무경계의 수용을 장착하고 ‘선이 갖는 매혹’을 한번 느껴보고 싶네요^^

  • 2021-07-21 21:25

    선문답 따라가냐고도 바쁜데 서양철학까지...

    두 바퀴가 제대로 굴러가지 않아 자괴감까지 들더군요. ㅠ

    그래도 요요샘의 '각자의 느낌을 존중하라'는 말씀에 마무리는 좀 편히 읽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당~~^^ 

  • 2021-07-23 08:56

    <단경>을 읽을 때도 그랬지만 선문답에 대해 접하면 접할수록

    불교의 근본인 연기, 무아, 무상에 철저하기 위한 파격이자 일종의 도전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금강경>이 그러했듯이 말이지요.

    말로 하는 대화다 보니 말에 부림을 당하는 것도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왜 그런 말을 주고받았을까, 그 맥락을 물어야 할 것 같아요.

    우리가 말하는 동물이기에 이런 신세계를 접할 수 있다는 걸 기뻐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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