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의역학 세미나 시즌3] 『김상욱의 양자 공부』1~5장 후기

둥글레
2021-10-03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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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필름이다’에서 상영된 다큐 <의식의 물리학>을 본 후 난 양자 역학과 음양오행론과 같은 동양 의학을 구성하는 이론들과의 연결성을 느꼈다. 그래서 올해 인문의역학세미나 마지막 시즌에서는 양자 역학과 동의보감을 공부하기로 했다.

 

이번 시즌은 나를 포함해서 단 세 명(루틴, 모로, 둥글레)이 공부한다. ㅜㅜ  하지만 세 사람의 공부에 대한 관심도가 높다. <김상욱의 양자 공부> 첫시간은 세 사람이 열을 내며 말하다 시간이 언제 간지 모르게 가버렸다.

 

루틴과 나는 이과, 모로는 문과 베이스다. 그렇다고 양자 역학에 대한 사전 지식이 다르지도 않았다. 모두 양자 역학 ‘잘알못’이었다. 그런데 책을 읽고 나서 깜짝 놀래버렸다. 양자 역학이 원자에 대한 학문이고 고등학교에서 대학교까지 배운 나의 원자에 대한 지식이 이미 양자 역학을 깔고 있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루틴과 나는 입을 모아서 이 사실에 대해 기가 막혀 했다. 양자 역학이란 아주 어려운 물리학이고 엄청 똑똑한 사람들이 공부하는 학문인 줄 알았다고 생각한 것도 같았다. (물론 깊이 들어가면 우리의 이해를 넘어선 경지이겠지만). 책 말미의 용어 설명에서 김상욱도 화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오비탈(원자의 양자 상태를 이르는 용어 )은 알지만 양자 역학에 대해서는 모르는 이상한 상황이 벌어진다고 했다.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

 

첫시간에는 1장~5장까지 공부했는데, 양자 역학의 탄생 과정과 함께 양자 역학에 대한 간단한 설명이었다. 

 

양자 역학을 쉽게 얘기한다면 원자를 구성하는 전자가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이라는 것이다. 이를 중첩이라고 한다. 거시 세계의 물리학에서는 입자이면서 동시에 파동일 수 없다. 하지만 미시 세계의 물리학에서는 이러한 중첩현상이 일어난다. 즉 동시에 전자가 여러 위치에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는 이중 슬릿 실험으로 발견된다. 전자를 이중 슬릿을 향해 쏘면 슬릿을 통과한 전자가 스크린에 두 개의 줄무늬를 내지 않고 여러 개의 줄무늬를 낸다는 거다. 이는 파동의 성질이다. 그런데 전자가 어떻게 슬릿을 통과하는지 측정하면 두 개의 줄무늬를 나타낸다. 이는 입자의 성질이다. 측정의 주체는 전자를 뺀 나머지 즉 환경이다. 나는 이 이중 슬릿 실험을 <의식의 물리학>이라는 영화에서 처음 봤다. 이렇게나 유명한 실험을 몰랐다는 사실에도 놀랐다.

 

양자 역학은1925년 하이젠베르크에 의해 탄생했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여러 과학자들에 의한 그 전의 과정들이 있다. 전자만이 아니라 빛 또한 입자성과 파동성이라는 중첩현상을 나타낸다. 빛이 파동성만이 아니라 입자성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먼저 발견되었다. 막스 플랑크가 처음으로 그 다음 아인슈타인이 빛의 입자성을 주장했다. 빛의 에너지가 띄엄띄엄하다는 사실에 의해 처음 빛의 입자성이 발견된다. 양자(quantum)는 띄엄띄엄한 양을 뜻한다. 빛의 이중성이 먼저 발견되었고 이후 전자에 대한 이중성이 발견되었다. 

 

원자핵 주위를 전자가 돌아다니고 있는데 이 전자의 운동을 이해하는 게 양자 역학의 핵심이다. 이 전자의 운동에 대해 한 정상 상태에서 다른 정상 상태로 즉 띄엄띄엄한 궤도 사이를 전자가 이동한다(이를 양자 도약이라고 한다)는 가설을 낸 닐스 보어는 양자 역학이 탄생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보어의 이론을 포함한 것이 하이젠베르크가 만들어낸 행렬 역학에 포함되어 있다. 이 두사람의 이론(보어의 상보성 원리와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이 포함된 정통적인 양자 역학의 해석을 ‘코펜하겐 해석’이라고 한다. 하이젠베르크가 행렬 역학을 발표하고 6개월 정도 뒤에 슈뢰딩거가 전자의 파동을 기술하는 방정식(파동 역학)을 발표한다. 결국 하이젠베르크와 슈뢰딩거가 양자 역학의 시대를 열었다고 할 수 있다. 

 

나는 음과 양이 입자이기도 하고 파동이기도 한 중첩의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게 아닐까? 라는 발제를 했는데, 루틴은 양자 역학과 동의보감과의 접점을 찾으려고 고미숙 선생님의 동의보감 리라이팅 책을 열심히 보다가 정기신의 설명부분에서 ‘중첩’이라는 단어를 찾아냈다며 기뻐했다. 그런데 오늘 다음 세미나 진도 부분을 읽다가 발견한 대목이 있다. 닐스 보어가 자신의 상보성원리를 설명하는 문장이 있었는데, 거기엔 ‘대립적인 것은 상보적인 것이다’라는 라틴어 문장과 함께 태극 무늬가 그려져 있었다!!!!! 동양에선 이미 음과 양도 정기신도 그렇고 이미 세상을 상보적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댓글 3
  • 2021-10-03 20:50

    모든 게 연결되어가는 공부!!

    양자역학를 이해하는 게 오랜 숙제(?)였는데, 문과 베이스라 쌤들보다는 느리지만 그래도 쬐에끔 이해하고 있는 거 같아요~ 

    끝까지 잘 마무리해요^^ 

  • 2021-10-04 07:09

    양자역학과 동의보감의 사유는 유사한 점이 있구나!

    <숲은 생각한다>를 읽고 있는 단짠셈나에서도 아마존 인디오의 세계와 동양적 사유의 유사함을 얘기하고 있는데, 서구 근대 사유로 세계를 이해하려할 때의 난점을 여기저기서 발견하네요~

  • 2021-10-05 17:04

    양자역학과 동의보감의 연결성을 1도 생각못했는데, 

    양자역학의 용어로 동의보감이 설명된다는 사실이 너무 놀라웠습니다. 

    양자역학의 태동은 1900년대 초였는데, 동양의 역학은 훨씬 전부터 중첩, 상보적 관계 등등을 다뤘네요. 

    신기하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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