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D-1
문탁
2014-11-12 11:34
733
민음사판 <사기>의 해제를 보면 (다 읽으셨죠? 읽어야 합니다!) 이런 구절이 나옵니다.
"유종원은 <사기>를 '웅심아건雄深雅健' 이라고 평가하면서 문장 학습의 기본 틀로 삼았고, 이러한 것은 유학이 지배적인 분위기였던 송대에도 이어졌다" (p 26)
'웅심아건'! 웅장하고 깊고 고아하고 강건하다는 사마천의 문체!
하지만 번역본으로 '웅심아건'을 느끼는 건 좀 한계가 있습니다. 안타깝지요^^ (원문으로 읽어보시면 확실히 알 수 있는디...ㅋㅋㅋ...)
하지만 이건 어떻습니까?
"그대가 태사공의 <사기>를 읽었으되 그 글만 읽었을 뿐 그 마음은 읽지 못했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항우본기를 읽고서 성벽 위에서 전투를 관망하던 장면이나 생각하고, 자객열전을 읽고서 고점리가 축筑을 치던 장면이나 생각하니 말입니다. 이런 것들은 늙은 서생들이 늘 해대는 케케묵은 이야기로서, 또한 '살강 밑에서 숟가락 주었다'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어린 아이들이 나비 잡는 것을 보면 사마천의 마음을 간파해 낼 수 있습니다. 앞다리를 반쯤 꿇고, 뒷다리는 비스듬히 발꿈치를 들고서 두 손가락을 집게 모양으로 만들어 다가가는데, 잡을까 말까 망설이는 사이에 나비가 그만 날아가 버립니다. 사방을 둘러보아도 사람이 없기에 어이없이 웃다가 얼굴을 붉히기도 하고 성을 내기도 하지요. 이것이 바로 사마천이 <사기>를 저술할 때의 마음입니다." (연암, <경지에게 답하는 편지(3)>)
케케묵은 이야기, 혹은 '살강 밑에서 숟가락 주었다'는 것은 요즘의 우리 용어로 바꾸면 '뻔한 이야기', '지당하신 말씀' 정도 될까요?
좀 더 폼나게 이야기하면 '동일성의 반복'으로서의 독서!
연암에게 '읽는다는 것'은 좀 다른 문제였습니다. 사마천이 재현한 역사적 정보와 만나는 것이 아니라 사마천이 마주친 사건과 다시 마주치는 것이지요. 연암은 이걸 사마천의 마음을 읽는 것이라고 말한 것 같습니다.
역사서를 사건의 재현으로 읽지 않기! 우리 역시 사마천의 마음을 읽어보기! 사마천이 마주친 수많은 사건들과 우리 역시 다시 마주쳐보기! 그럴 때 우리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첫열전을 모두 어떻게 읽어오실지 무지 궁금하군요.
내일 뵙겠습니다.
숙제는 오늘 밤 12시까지 이곳에 댓글로 달아주시면 됩니다.
피에쑤: 아참 읽으시다가 단순한 지명, 인명등이 헷갈리시면, 혹은 중국고대사의 기본 상식에 대한 의문이 생기시면 조교 게으르니에게 물어보시면 됩니다. 조교 게으르니가 직접 알려주던가 아니면 필요한 자료를 주던가 할 겁니다.조교를 많이 활용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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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사마천의 마음이 읽혀질지...
글만 읽었지 마음에 통 다가가기가 힘이 듭니다.
힘든 것도 혼자보다는 같이 하는게 나을거라 믿으며..
태사공 자서.hwp 인용과 문제의식 달냉씀바귀.hwp
왜 아무도 안 올리세요? ㅜㅜ
젤로 무식한 제가 먼저 올려야 하나요?
선생님께서 위에 쓰신 글을 읽으니 다시 머리 속이 엉망이 되네요.
역시나 한걸음도 다가가지 못했구나 하는 확신(?)만 더 할뿐...
그래도 마른 수건 아무리 짜도 나올게 없네요. ㅜㅜ
내일 지적질 온 몸으로 받겠습니다.
오늘은 푹 자고 내일은 맑은 정신으로 갈 수 있기를...
내일 뵙겠습니다. 아우~
올립니다.
헐! 첫주부터 이럴수가.....
이래서 낼 첫주를 무사히 스타트할 수 있을까요?^^
스타트만 무사히 하길~~~
올립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저도 올립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 .
알바가 늦게 끝나서 좀 늦었어요!
지각입니다.
지각이면서 미완입니다.
곧 마저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