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역세미나 두번째 시간-둔괘와 몽괘

잎사귀
2021-03-13 14:02
1256

무식하면 용감하다고 주역을 신청하는 내 상태가 꼭 그랬다. 그런 줄 알면서도 용기를 냈다. 

주역도 주역이지만 주역 세미나에 포진해 계시는 선생님들께 끌렸다 ㅎㅎㅎ

제사보다는 젯밥~ 인 내 마음을 따라갔으니 당연히 난감한 일들이 벌어졌다.

문탁에서의 내 공부는 주로 "당혹"으로 시작해서 차차 "알아들음"의 방향으로 나아가기에 이번에도 그러리라 믿으면서도 좀 강도가 쎄긴 하다.

 

후기를 쓰기 위해 다시 자누리샘이 유튜브에 올려주신 <주역하면 뭐하니?>를 천천히 봤다.

주역은 주나라 때(기원전 1100년대)  쓰여진 점서(점 보는 책)라고 한다.

周易 - 易에 대한 여러 해석이 있지만 易은 변역(변해서 새로워진다), 변화의 세계를 사유한다의 뜻을 강하게 품고 있다고 한다.

주역이 점서, 철학서 등 다양하게 읽힐 수 있는 까닭인 것 같다.

주역은 64괘에 386효를 가졌다.

괘라는 것이 있으면 그 밑에 6개의 효가 있는데 이 효는 각 자리마다 변화된 상황과 변화에 맞춰 가져야 할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 것 같다.

 

周易에서 효의 순서는 아래부터 시작하는데 긴 막대기 하나인 양효는 9, 짧은 막대기 연속 두개인 음효는 6으로 표시한다.

그것은 수량을 뜻하는 근대적 숫자가 아니다. 고대에서 수는 배치와 질을 표현하는 기호였기에 주역의 6과 9도 그럴 것이다.

周易은 의리역, 상수역 등 다양한 방식으로 읽힌다.

의리역은 괘의 의미와 이치를 찾아 삶의 교육으로 삼는 방식의 읽기다.

상수역은 象과 數를 이용해서 인간의 운명을 우주 자연과 연결시키는 읽기다.

周易은 주역 자체가 끊임없이 변하며 살아남은 책으로 주역 텍스트 자체가 하나의 변역이고 카멜레온과 같다.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처럼 점서로도 철학서로도 얼마든지 읽어도 되지만 전체를 꿰는 논리는 꼭 필요하다.

지금까지 집적된 "현재"라는 것을 끊고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변화의 책, 周易.

그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서 周易은 기다리라는 말을 가장 많이 한다고 한다.

우리끼리의 차이는 당연하지만 어떻게 협력해야 잘 살아나갈지를 함께 탐구하자는 요청이 곧 周易이 아닐까 하고 자누리샘은 말씀하신다. 

선생님들이 같이 공부하자고 손짓하신 요청에 응하길 잘했다^^

 

지난 주에는 괘와 坤괘를 배웠다. 

건괘와 곤괘는 두고두고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할 것 같은 멋진 괘들이었다.

윤슬님의 건괘 낭송도 들으며 참 좋았다.

 

이번 주에는 수뢰둔(屯)괘와 산수몽(蒙)괘를 배웠다.

수뢰둔(屯)괘는 어려움이 많은 괘라고 한다. 주역에서 水는 어려움을 뜻할 때가 많단다. 거기에 우뢰까지 겹쳤으니 뭔가 전조가 있으면서 동요하는 괘라고 한다. 그러나 주역은 늘 변화를 얘기하지 않는가? 어려울 때 서둘러 나서기 보다는 이치가 극에 달할 때까지 기다려 제대로 일을 해나가라는 의미가 담긴 효들이 많다. 가장 나중의 효인 上六은 말을 탔다가 내려와서 피눈물을 줄줄 흘린다이다. 이는 곧 바닥을 치는 상황으로 바닥을 치면 변화가 일어날 수 밖에 없을 거 같다.

산수몽(蒙)괘는 물 위에 산이 가로막고 있는 형상으로 어린아이가 뭘 할지 몰라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의 괘라고 한다. 屯은 물건이 처음 생겨난 탓에 어려서 몽매하여 개발되지 못함을 뜻하기에 蒙괘가 둔괘 다음이 된 것이라 한다. 효들이 어린아이를 교육할 때의 태도나 배움에 대한 바른 태도들에 대한 글들이다. 그 중 上九는 몽매함을 쳐야 하니, 침략을 하는 것은 이롭지 않고 침략을 막는 것은 이롭다, 인데 순간 아들녀석이 떠올랐다. 선생님들 말씀 중에 너무 잔소리를 하지 말고 스스로 낮추어 침략을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요즘 아들과의 관계에서 취해야 할 태도가 아닌가 싶다. 주자의 해설서 本意를 읽어보니 다스림이 너무 심하면 반드시 도리어 해가 될 것이니 오직 외부의 유혹을 막아서 순진함을 온전히 하면 비록 엄밀함에는 지나치지만 바로 마땅함을 얻음이 된단다. 엄밀함과 마땅함과의 사이에서 나는 아들과 어떤 줄다리기를 하게 될까? 

 

세미나 시간에 간간이 귀에 들어오는 말들이 있다.

그것들이 쌓이면 언젠간 주역과 친해질 수 있다고 선생님들이 그러셨다.

<주역, 소처럼 읽기> 세미나 이름에 다 들어 있나 보다.

부지런히 8괘와 64괘를 외워 주역과 친해지는 걸로 몽매한 나를 이끌어주시는 선생님들께 보답해야겠다.

복습할 수 있도록 동영상까지 만들어 올려주시는 감사함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 

후기를 빌려 외쳐본다. 고맙습니다~~~~~ (^**^)

댓글 3
  • 2021-03-14 18:00

    이런 빠른 후기라니... 열정이 감동이어요. 우리 쭈욱 오래 함께해요~♡♡

  • 2021-03-16 22:36

    잎사귀님, 이리도 차분하게 후기를 써주시다니...

    미니강의 동영상을  보면서 어찌나 민망한지...

    그래도 저에게도 새삼 많은 공부가 된다는 점에서 고개를 숙이고 얼굴을 가리는 한이 있어도

    계속 공부 함께 하는 걸로...ㅋㅋ

  • 2021-03-17 09:12

    잎사귀님 후기 기다렸는데 이렇게 앞쪽에 있었을 줄이야ᆢ첫시간을 함께 하지못해 뭔가 허전한 마음이었는데 잎사귀님 후기 읽으며  뭔가 차분해지는 느낌?^^

    소처럼 간다는 제목이 맘에 들었던 만큼 저도 우직히 가보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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