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스타의 책읽기> 숲은 생각한다 3-4장 후기

넝쿨
2022-01-18 15:02
119

지난 시간에는 3~4장을 이야기 나누었답니다. 3장은 4장을 위한 준비단계로 삶이 창출하는 자기의 다양한 소멸 방식들과 살아가는 존재들에게 부과되는 시련, 즉 삶속의 죽음을 논합니다. 소멸의 형식으로 유기체적 죽음(파국), 수많은 종류의 탈신체화(혼), 그리고 자기들이 하나의 전체에서 또 다른 자기에 속하는 대상화 된 부분으로 환원되는 방식이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죽은 자 ‘혼’과 ‘아야aya’의 구별도 잊지 말아야죠.

‘혼’은 기호적인 자기의 다른 표현으로 신체 이동이 가능한 (탈신체화)의식들이 상호소통이 가능한 죽음을 인정한 자기를 말합니다. (재규어의 신체로 들어가면 자신이 재규어의 혼이 되는 것)

‘아야’는 죽은 자 자기가 살아있는 줄 아는 혼맹의 상태로서 신체와 혼 모두를 잃고 방황하는 혼란이 일어날 수 있는 위험한 존재입니다. 아야는 ‘마스티’라는 혼동의 공간에 서식합니다.

* 혼맹 soul blindness 이란 자기들의 생태학에서 기호작용에 못 들어가는 것, 기호자체가 옮겨 다니지 못하는(=탈세계화)상태로 혼동이 심하고 차이 속에서 구별이 되지 않는, 혼을 가진 다른 자기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그것들과 관계할 수 없는 혼의 상실 상태를 말합니다.

자기들의 생태학에서 먹느냐, 먹히느냐의 관계성 포식은 우주적인 그물망을 통해 주체와 대상이 서로를 상호적으로 창출하면서도 반드시 평등하지만은 않은 방식임을 포착합니다. 동물을 고기가 아닌 자기로서 소비하는 카니발리즘과 먹히는 자와 함께 하는 게 아닌 먹는자들 사이에 교감을 나누고자 할 때 먹히는 자는 대상으로 변형되며 대상으로 소비하는 공식(共食)이 있습니다. 현재의 인간들은 고기를 대상으로 소비하며 물질성을 취하면서 끊임없이 몸에 좋은 식품, 성분들을 분석해 가면서 물질의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4장 ‘종을 횡단하는 피진’에서 이 거대한 자기들의 생태학 속에서 수많은 부류의 자기들과 관계 맺는 삶, 안전하고 순조롭게 의사소통 하는가라는 문제에 집중합니다. 개를 이해하고 또 개에게 이해를 구하려는 인간의 시도에 대한 기호학적 분석에도 집중합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특성은 위계인데 서로 다른 종들이 해석을 시도할 때 평등하지 않기에 즉 기호 수준이 다르기에 해석상의 위계를 가져온다는 것입니다. 위계를 무너뜨리면 안 되므로 교섭의 장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기호작용=의사소통작용인데 의사소통작용은 자기의 말로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같이 공유할 수 있는 기호체계를 내놓고 공유 할 수 있는지 확인하여야 합니다. 즉 피진을 만들어야 하는데 이것은 굉장히 어렵고도 흥미로운 것입니다. 개는 인간의 언어, 행동을 인덱스적 아이콘적으로 알아듣는 것이며 개가 짖는 것도 해석을 잘 해야 됩니다.

꿈의 영역이 근본적으로 다른 부류 존재들간의 접촉-혼을 통해 가능해지고 꿈꾸기는 혼들이 의사소통한다는 교섭을 위한 중요한 영역입니다. 꿈은 혼의 행적으로 잠든 사이 혼은 신체와 떨어져 다른 존재들의 혼과 교류를 합니다. 꿈은 세계속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는 것.

꿈에서 주재자의 퍼스펙티브에서 돼지, 페커리의 혼은 모두 가축으로 본다. 축자적 근거로서 종적 구별 없이 보는 것이다. 그러나 인간의 관점으로 볼 때 낮의 퍼스펙티브는 돼지, 페커리의 차이를 인식하여, 숲에서 본 페커리는 혼이 빠져나간 혼맹의 상태이므로 잡을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은유적으로)

 

지난 세미나 시간에 이야기는 이 정도에서 마무리 되었고 못 나눈 이야기는 이번 주에 이어서 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주는 5장을 읽고 각자 메모를 해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2022년 버리스타 책읽기의 구체적 방향성을 잡기 위한 토의를 합니다. 기존에 이야기 나누었던 잡지들을 가져와서 잡지의 성향을 함께 이야기 나누어 보아요.

정신없는 후기여서 죄송합니다. 금요일에 뵐게요~~

댓글 1
  • 2022-01-20 16:25

    백신 맞고 투혼의 힘으로 쓰신 후기인가요?ㅜ

    읽기도 쉽지 않은 책. 후기까지...

    샘들 덕분에 세미나 시간 열공모드. 그런 긴장과 자극. 묘하게 즐겁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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