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생태학 4회차(마지막) 후기

그믐
2021-10-22 03:53
289

내비게이션 최단 경로 놓고 다른 길 찾는 인간, 이유 찾았다 –

https://news.v.daum.net/v/20211019133019251?x_trkm=t

 

화요일 인터넷 뉴스였는데, 이 글을 보면서 베이트슨이 떠올랐다. 아니, 제목을 보면서부터 베이트슨이 떠올라 click을 하였다. (물론 같은 맥락은 아니나, 컴퓨터 시스템을 통해 인간을 다시 보는 게 비슷하다고나 할까 ??? ㅋ)

 

거의 두 달 가까이 이 책 한 권을 읽고 있었지만, 매번 각 단편의 논문들은 도대체 어떤 맥락으로 쓰여졌는지, 또 어떤 맥락에서 「마음의 생태학」이란 제목으로 함께 엮어졌는지, 많이 어려웠다. 아니 힘들었다. 그러다 드디어 만난 5부에서 찾을 수 있었다.

 

(워낙 광범위하고 밀도있는 논문이나 우리 세미나 당시 이야기 되었던 개념 중심으로만 정리를 좀 해본다.)

 

1946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뉴욕에서 메이시 회의를 통해 사이버네틱스 개념 틀이 수립되었다. 즉,  사람이 생각한 것처럼 기능을 하는 기계를 계발했다. 인공지능 시대의 시작이었다. 베이트슨은 이 회의에 참가하면서 디지털 시스템을 알게 되었고, 이로부터 이 시스템을 인간에게로 방향을 돌려봤다. 지금 우리에게 당연한 디지털 시스템은 당시 엄청 신기한 것이었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당연하다고 여기고 있지만 그럼에도 우리들은 여전히 이분법적 사고 체계를 제대로 벗어나지 못하고 헤매이고 있다. 특히나 마음을 그저 관념적인 것으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즉, 0과 1 로 만들어가는 디지털 패턴을 접하고 나니, 온 세상의 잎사귀, 곤충들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지구 전체가 시스템으로 돌아가는 결과물로 모든 나뭇가지나 곤충이나 생명체들이 각각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연결된 상태에서 항상성이 유지된다. 베이트슨은 세세하게 진화, 생물학, 신화, 철학, 인류학, 유전학, 정신의학, 병리학 등 각 분야에서 증명하는 방식으로 글을 썼다.

 

각 가정에 한 대씩은 있을 수 있는 기가지니는 인공지능 정보를 입력해 준 것을 가지고 말을 한다. 즉, 사람이 생각한 것처럼 기능을 하게 입력을 해줘야 한다. 이 때 어떤 순서로 입력할까. 인간의 언어는 순차적으로 음소-단어-문장의 맥락이 있다. 맥락이 없으면 커뮤니케이션도 없다.

 

발제 말미에 ‘동의보감은 우리 몸은 외부로 연결되어 있어, 마음은 외부의 많은 패턴들과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지는 큰 마음이다’ 라는 이야기에 둥글레는 최근에 공부하고 있는 양자역학보다 동양의학이 더 우수하다. 음양오행으로 온 세상을 시스템 자체로 보고 있어 알수록 매력이 있다고 했다..

 

중복에는 빗금(/)이 있다. 모든 게 시스템화 된다고 고정된 건 아니다. 모든 게 다 그런 게 아니다. 패턴이 있고 새로운 사건이 있는 거다. 어떻게 조절해야지 하는 타협을 해서 결과를 낸다는 것.  빗금이 묘미다. 틈 같은 것

 

사이버네틱스적 에너지 상태는 다르다. 반응자의 에너지에 따라 달라지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예) 개의 신진대사에 의해 반응이 나온다...

 

맥락 구조의 짜임에서 경험으로 얻어진 부조화가 이중구속이다.

이중구속 상황이 될 때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생기고, 맥락에 대한 이해가 깨어질 때 정신분열이 일어난다. 지금 우리가 정신분열적이다. 문명적으로 전체 시스템에 대한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분적 개체로서의 조절이나 폭주하는 방식으로, 전체적인 사고를 하지 못할 때 우리는 정신분열자다.문명에 대한 해석의 틀로써 정신분열증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이 지점이 들뢰즈에 영향을 준 부분이다.

 

feedback (되먹임) 개념은 우리 몸의 모든 작용이 거의 모두 feedback 인데, 아마도 이 때 이러한 발견을 하게 된 것 같다.

 

meta 인식 : 목적론적 인식 (성장, 개발... ) 의식이 목적에 갇히면 행동도 갇힌다. 그러나 더 위의 맥락의 맥락을 생각해보면 의식을 가둬놓고 살진 않을 거다. 메타인식을 개발하는거고 내 삶을 다시 보는 작업인 거 같다. 클라이막스 없는 삶. 항상성을 유지하는 사회. 발리사회의 이야기. 예술, 시,등 목적없이 살지만 괜찮을 수 있다...

 

중복은 repeat 가 아니라 redundancy 였다. 여분, 잉여 중복을 둬서 잉여를 만들어놓으려는 거다. redundancy pattern을 통해서 엔트로피를 줄인다. 부엔트로피 (네거티브 엔트로피) 항상성을 위해서 엔트로피가 마냥 늘어나지 않고 개입하는 돌연변이로서 항산성을 유지하는 거다. 즉, 패턴은 더 추상화된 것. 차이를 잘 인식하기 위한 중복 체크, 작동 원리라고도 할 수 있다.

 

사이버네틱스와 게임이론의 등장은 국제 관계의 법칙을 더 경직되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 베이트슨은 이러한 설정을 어떻게 바꿔갈 수 있는가에 강조점을 찍는다. 여기에 코뚜님은 사이버네틱스의 세상에선 총체적으로 보는 걸 만들었을텐데 어떻게 오작동이 나온 거냐고, 국제관계 법칙은 더 경직되냐고..질문했다. ..

시스템은 함수값의 계산이다. 현실의 함수는 더 복잡하고 각국이 함수값을 계산해서 나왔을 때 더 보수적이 된다. 사이버네틱스의 결론에 사람들은 자기 책임감을 더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무책임함을 용인하는 방식으로 흘렀다. (이 부분은 2부의 <사기와 국민성>을 다시 뒤져봐야겠다).  시스템이 한 번 구축되면 오류가 포함되어 있어도 작동한다. 오류를 전제로 들어오게 된다. 인식론적 병리다. 착시효과 같은 것. 잘못보이게 되는 것들에 노출되게 된다.  우리가 안다고 하는 게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아야 하는 데 그걸 알기가 어렵다. 착시를 진실로 받아들이게 되는 오류가 시스템 작동방식이 되어버릴 수 있다. 습관이 되면 비판적 판단없이 자동으로 작동된다.

우리가 깨고 싶은 고정관념들이 이렇게 만들어지는데 여기서 융통성이 중요하다. 그리고 개방되어 있어야 한다. 건강한 시스템은 높은 줄 위에 있는 곡예사로 비유된다. 불안한 한 지점에서 불안한 다른 지점으로의 움직임이 자유로워야 하는데, 이때 밑에 그물망을 쳐놓고 학습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면 균형잡힌 걸음으로 줄을 탈 수 있을 것이다. 그물망(사회안전망, 법제화) 과 같은 융통성의 창발과 학습이 고도의 문명에 요구되는 요건이다.

겸목은 MZ 세대와의 평전읽기 수업을 하는데, 만나는 아이들의 반응에 본인이 이중구속의 상황에 처해있다고 했다. 「체게바라」가 아이들한테 어떤 의미일까, 도전을 해보라고 할 수 없음. 공허하다. 여기에 둥글레는 '시스템의 안정성과 융통성. 개방성을 이용하고 그물망을 쳐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그물을 치기 위해 나는 무얼 해야 할까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예를 들어 길드다 친구들과 접속하고 어떤 작업을 해보는 것 ? 그런식으로 융통성을 발휘해보는 거 아닐까. 그물을 치는 게 융통성일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했다.

 

꼼꼼한 발제를 해온 기린은 마치면서 예술, 시, 무의식의 발현으로 분열적인 사고를 회복하는 훈련을 해야 한다. 시 한편이라도 읽는 애씀. 실패하고 좌절하면서도 계속 관계맺고 접속하려고 꼬물락 거리면서 현재를 사는 거 아닐까 라고 마무리했다.

어쨌거나 마음은 외부의 많은 패턴들과 상호작용 속에서 만들어지는 큰 마음이다.

 

이야기는 코로나 백신 이야기까지 이어졌고 시스템의 빗장이 열리면서 다행히도 마지막 시간은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던 거 같다.

제대로 완독도 안되었고, 또 그런 상태를 붙잡고 있느라 이 책을 마치니 방전이 왔다.  분열적 사고를 회복하는 훈련을 해봐야겠다. ㅋ

 

베이트슨의 은유와 관계에 대한 컴터공학과 교수님의 글 하나를 첨부합니다. 휘리릭 한 번 보셔요 ^^

[문병로의 알고리즘 여행] 은유와 관계 | 중앙일보 (joongang.co.kr)

 

댓글 3
  • 2021-10-22 11:17

    아이고.. 방대한 정리급 후기~~애쓰셨습니다 ~ 짝짝짝 

  • 2021-10-22 13:59

    낯설었던 만큼 아쉬움이 남았던 책이었습니다.

    우리 마음은 디지털적으로 또는 은유적으로 온 세상과 연결되어 있다!

    결론에 이르러서는 첫번째 책인 <<마음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가 떠올랐어요.

    시를 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 2021-10-25 14:46

    모임에서 이야기 오고가던 장면이 떠오르기도하고 새롭게 정리되기도 하네요.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이버네틱스와 게임이론의 등장은 국제 관계의 법칙을 더 경직되는 시스템으로 만들었다."라고 메모에 쓰신 부분은..

    사이버네틱스와 게임이론의 영향으로 그렇게 되었다가 아니라..그것이 적용되는 현재의 법칙 rules에 의해서 더 경직된 시스템이 결과적으로 나왔다는 것인데 .. "사이버네틱스는 자체 내에 우리가 광기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완전함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죄악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믿을 수는 없다."라는 이야기와 같은 맥락인것 같아요. 그래서 rule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려는 것 같아요. 

    정말, .. 어렵고 힘들고 동시에 너무 흥미로운 책이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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