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모를 땋으며> 필사

달팽이
2022-05-12 11:11
228

" 야생 딸기는 선물의 정의에 들어맞지만 식료품점의 딸기는 그렇지 않다.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가 모든 것을 바꾼다. 선물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으로서 나는 식료품점에서 야생 딸기를 보면 무척 속이 상한다. 전부 쓸어 오고 싶다. 야생딸기는 파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주는 것이다. 하이드가 상기시키듯 선물 경제에서는 누군가가 공짜로 준 선물이 다른 누군가의 자본이 될 수 없다. ..... 우리가 향모를 팔지 않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우리에게 그냥 주어진 것이기에 남들에게도 그냥 줘야만 한다. ..... 향모는 어머니 대지님에게 속한다. 향모를 뽑는 사람은 자신의 필요와 공동체의 필요에 따라 온당하고 공손하게 처신한다. 대지에 선물로 보답하고 윙가슈크를 보살핀다. 드림은, 선물로, 존경을 표하려고, 감사를 전하려고, 치유하고 힘을 불어넣으려고 준다. 향모는 가만히 있는 법이 없다. 윌리가 향모를 불에 바칠 때 이 향모는 손에서 손으로 전해지며 그때마다 존중받아 더 풍성해지는 선물이다. 이것이 선물의 본질이다.  선물은 이동하며 그 때마다 가치가 커진다. 들판은 우리에게 딸기를 선물로 주었고 우리는 아빠에게 선물로 주었다. 많이 나눌수록 가치가 커진다. 사유 재산 개념에 물든 사회에서는 이것을 이해하기 힘들다. 다른 사람을 나눔에서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사유 재산의 정의이니 말이다."

=> 선물경제를 요렇게 잘 이야기해주는 <향모> 참 좋네요!!

댓글 6
  • 2022-05-12 12:10

    새록새록 새기는 마음으로 써봅니다.

    너무 좋다고들 하시니, 그 분위기에 취해 읽고 있는데..

    더 읽어봐야 그 느낌을 알 것 같군요ㅎㅎ

  • 2022-05-12 15:45

  • 2022-05-12 21:14

    • 2022-05-12 21:19

      딸기 귀염 귀염

  • 2022-05-12 22:22

    아이, 언어, 땅. 거의 모든 것을 빼앗겼다. 살아남으려고 시선을 돌린 사이에 없어져버렸다. 이런 상실을 겪은 뒤로 우리 부족이 결코 포기할 수 없었던 것은 땅의 의미였다. 백인 정착민들은 땅을 소유물로, 부동산, 자본, 천연자원으로 여겼다. 하지만 우리 부족에게 땅은 모든 것이었다. 정체성, 조상과의 연결, 인간 아닌 우리 친척의 보금자리, 우리의 약, 우리의 도서관, 우리를 먹여살리는 모든 것의 원천이었다. 우리의 땅은 우리가 세상에 대한 책음을 이행하는 장소다. 땅은 자신에게 속한다. 땅은 상품이 아니라 선물이므로 결코 사고팔 수 없다. 옛 고향에서 새로운 지역으로 강제 이주 당하면서 사람들이 간직한 것은 바로 이 의미였다. 고향이든 그들에게 강요된 새로운 땅이든, 공동으로 소유한 땅은 사람들에게 힘을, 싸워서 지켜야 할 무언가를 선사했다. 따라서 연방 정부가 보기에 믿음은 위협이었다.

    36쪽

    자연은 우리에게 식량을 아낌없이 베풀어준다. 말 그대로 우리가 살 수 있도록 자신을 내어준다. 하지만 배풂은 자신의 생명을 보장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생명이 생명을 만드는 순환, 곧 호혜성의 사슬 속에서 우리가 선물을 받는 것은 자연에 유익이 된다. ‘받드는 거둠’의 수칙에 따라 사는 것, 즉 주어진 것만을 취하고 함부로 낭비하지 않고 선물에 감사하고 선물에 보답하는 것은 피칸 숲에서는 쉬운 일이다. 우리는 선물을 받은 대가로 숲을 돌보고 피해를 입지 않도록 보호하고 새 숲이 프레리에 그늘을 드리우고 다람지를 먹이도록 씨앗을 심는다.

    40-41쪽

  • 2022-05-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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