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젝트> 거대한 전환 5회차 후기

새봄
2022-04-29 11:30
254

벌써 거대한 전환 5회 차 시간입니다.
처음 이 책을 접했을 때 책의 두께와 무게에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발문과  서문만으로도 소책자 한권 분량이라니... 이런 책을 읽어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 그래도 매회 수고하시는 뚜버기샘과 이야기 나누는 샘들 덕분에 끝이 보이고 폴라니가 말하려는 것이 무엇인지 감을 잡아가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은 17장부터 20장까지 함께 공부했습니다.

폴라니는 자기조정 기능이 망가진 것은 보호주의의 결과라고 말하고 있다. 앞에서 살펴본 것처럼 세 가지 상품허구인 토지, 노동, 화폐가 시장으로 들어온 이상 사회보호운동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고 그에 따른 반작용으로 사회보호 조치들은 방해받을 것이다.
 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은 미국의 예를 들어 어떠한 사회보호 조치도 필요하지 않다고 주장하나, 이는 3요소가 무한정이라는 그 시기 미국의 특수성 때문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변하자, 연방준비제도의 수립과  뉴딜정책이라는  사회보호운동이 나타났고 이는 자기조정시장에는 사회보호가 필요적으로 수반된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민족의 정체성은 자국 화폐로 표현되고 국제금본위제는 일국의 통화들로 구성됨에도 자유무역 옹호론자들은 국민국가라는 현상과 화폐라는 현상을 놓쳐버렸다, 또한 각각의 비판자들은 있었지만, 화폐이론과 자유무역이론 사이의 연관성은 간과되어 버렸다.
 국제적 자유무역은 국민국가의 통화에 기반하고 통화정책은 "모든 사람이 의사결정을 하기 전에  반드시 돌아가는 경제적 상황이 어떠한가를 지켜보아야만 하는 것인데,"처럼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강력했고 국민국가의 단일성을 경제 차원에서 담보하고 있었던 것은 중앙은행이었다. 각국이 관세 등 보호조치를 내림에 따라 무역이 제한되었고 대신 그에 따른 지불은 더욱 자유롭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비슷한 양식이 확립되었다.
 화폐는 다른 재화와 달리 어떤 조치에도 막히지 않고 계속 영향력을 키워 나가, 전대미문의 이동성을 획득하게 되었다. 경제적인 불균형을 화폐를 통해 일정 부분 바로 잡을 수 있었지만, 한계에 이르러 정부의 개입을 요구하고 그로 인한 사회의 긴장을 정치적으로 풀 수밖에 없었다. 마찬가지로 국제차원에서도  시장의 자기조정을 기다리지 않고 무력시위를 벌이는 등 정치적 개입을 하게 되는 상황이 벌어졌다.

폴라니는 반세기동안에  나타났던 긴장들과 압박들을 분석해보면 이 기간 동안 역사를 괄목할 정도로 획일적으로 몰아갔던 메커니즘이 무었이었는가 라는 질문이 많은 부분 밝혀질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긴장들은 실업, 계급간의 긴장, 외환 가치에 대한 압력, 제국주의 경쟁행위로 총칭된다.
 실업의 경우 임금삭감, 공공근로 사업시행 등 산업영역과 정부영역이 번갈아서 부담을 해소할 수 있으나, 이 긴장은 한 나라의 경계선을 넘어 다른 나라의 환율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이런 방식 대신 대외적 긴장을 낳은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유주의자들은 명백한 보호주의 사실에는 관심 두지 않고 제국주의적 야망에  젖은 정부들의 보호주의적 정책들을 규탄했다.
 이러한 판단을 하게 된 19세기 지배적인 흐름이 있고 이에 대해 폴라니는 조목조목 비판한다. 금본위제와 관련해서는 요구되는 고정환율제의 부담이 커질수록 보호주의적 제도들이 더욱 환영받게 되었고 여기에서 제국주의의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혹시라도 자신들이 식민지의 힘없는 민족들처럼 시장경제의 강제를 회피할 수 없어서 끔찍한 결과를 겪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공포"  마찬가지로 모든 나라들이 긴장을 마치 골고다 언덕의 예수처럼 고통의 십자가를 순순히 그것도 자랑스럽게 짊어지고 갈 수 있었던 이유는 "시장의 법칙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니 체념하고 받아들여야 한다는 맹신이 당시를 지배했다는 것 말고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고 폴라니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 다른 사회를 상상하기에는 막연한 공포와 체념이 내면화된 우리의 현재 모습이 언뜻 비춰진다.

 1920년대 국제 체제가 무너지자, 초기 자본주의 문제들이 다시 나타나게 됐고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것이 인민의 정치참여였다.  영국의 전투적 자유주의자들은 인민민주주의는 자본주의에 대한 위협이라는 확신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통화문제도 노동문제와 다르지 않았다. 금본위제가 확립된 이후 임금 수준의 상승과 직접적 인플레이션이 통화가치를 위협할 변수로서 똑같이 중요하게 여겨졌고 첫  번째  노동당내각은 임금하락이냐 세계통화 체제의 이탈이냐는 선택의 기로에 처했다. 결국 둘 다 결정 내리지 못하고 노동당은 정권에서 쫓겨나고 보수정당이 집권하여 사회적 서비스를 삭감하고 금본위제조차 탈퇴하게 된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비슷한 메커니즘이 작동했고 거의 동일한 결과들을 가져왔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시장체제가 붕괴되고 러시아에서 사회주의 경제가 수립되어 사회주의의 위상에 영향을 끼쳤으나, 급박한 긴장 속에서 노동자정당의 경우 사적소유권을 무시하는 조치까지 취해질 수 있다는 가능성만으로 혼란과 공황을 야기시키도도 남는 것이었다. 이러한 노동세력과 자본가들의 긴장상태가 계속되자 경제체제와 정치체제 모두가 마비될 위험이 현실화되고 공포가 사람들을 사로잡았고  파시즘이라는 해결책이 나타날 때가 무르익었다.

 그 당시 사람들은 파시즘의 출현을 지역적, 민족적, 역사적 배경 등으로 설명하려 하나, 파시즘은 우발적인 아닌 객관적 상황의 필요에 대한 대응으로 나타났고 퇴행적 해결방식을 취한다는 것도 명백하다.  파시즘적 상황은 혁명적 상황과 유사하나, 민주정부와 노동조합 등을 제압해서 민주주의와 헌정상의 자유들을 파괴하는 상황에 이르게 한 차이점이 있다. 
 1920년대 반혁명과 민족주의 운동이 눈에 띄는 경향이었고 이로 인해 파시즘을 이 둘과 연결하나, 이는 우연에 불과하고 현실에서 파시즘이 맡았던 역할을 결정한 것은 시장 체제의 상태라는 단 하나의 요인뿐이었다.
  또 다른 흐름으로 러시아의 사회주의 경제가 있었는 데,  러시아의  1917~24년은 전통적인 서유럽의 혁명을 구현한 것이었고 1930년대 집단농장으로  시작한 혁명은 세계를 변형시킨 거대한 사회적 변화의 첫 번째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 혁명은 세력균형 체제의 소멸과 세계시장의 무능력으로 집단화의 방향을 부추기면서 일국 사회주의 노선이 성립되었고 이것의 본질은 자본주의적 국제주의의 사멸이었다.

이어지는 조별 토론시간
고마리샘은 마이너스 복과 관련된 이야기 중 주는 것보다 받는 것에 대한 불편한 마음을 이야기하셨는 데, 저도 비슷한 경험이 있어서 공감했어요.  노라샘이 이야기하신 등가교환이 아닌, 1:1의 주고받는 관계가 아닌 순환하는 선물과 증여의 관계를 앞으로 많이 경험해보고자 합니다.  경제적인 논리로만 가치를 평가하는 이야기 중에 생협에서 활동하셨던 오늘님의 경험과 열정페이 인지 '노동이 상품이 아닌 활동'인지 구분에 대해 오랜 시간 찜찜하셨던 뚜버기샘의 고민을 들었습니다.  현재 문탁에서 재미있게 활동가로 지내고 있는 참님의 이야기까지 공유하며  그 구분은 관계(사회)에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블랙님은 현재 우리의 상황이 시장의 원리에 의해 재단되는 답답함에 대해 토로했고 우리 모두가 느끼는 감정일 것 같아요. 파시즘이 그 그 시대 나름의 해결책을 제시하며 생겨난 자생적인 흐름이었다는 곰곰님과 뚜버기샘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 한번 폴라니의 주장을 상기했습니다. 경제적인 논리로만 설명되지 않는 가치, 워킹의 의미를 이야기하신 유님 덕분에 돈이 되든 안되든 우리 모두의 활동이 워킹이라는 중요한 사실을 떠올렸고 그런 의미에서 에코프로젝트 활동이 제게  더욱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댓글 10
  • 2022-04-30 20:15

    새봄에 만난 새봄님!  정성스런 후기 감사합니다.늘 진지하게 수업에 임하시는 모습 보기 좋습니다 ㅋㅋ

    거대한 전환을 읽는 기쁨도 있지만 새 동학을 만나 얘기 나누는 기쁨이 전 더 좋습니다 ㅋㅋ

  • 2022-04-30 20:31

    새봄님, 후기 자세히 정리해서 써주셔서 고마워요~ 

    다른 조에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도 생생하게 알 수 있어서 좋구요.^^

    우리 조에서는 자유의 의미를 관계 속에서 찾는다는 달팽이샘의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 2022-05-01 00:05

    정성스럽고 깔끔한 정리 후기가 인상깊습니다. 워킹맘에서 워킹에만 홀릭되다가 요즘은 집일에도 신경을많이쓰고있어서 나눔을 더욱 못하는것같아 아쉽기도하지만.. 새로운 분들의 새로운 에너지를 받으며 뭔가 뿌듯하고 좋습니다^^*
    감사합니다~

  • 2022-05-02 11:29

    후기 감사합니다.~~ 새봄님 

    우리의 모든 활동이 워킹~~ 

    저는 지난 주에 소그룹에서 자유.. 저항할 때 알게 된다는 말에 심쿵했다가 택배 노조 이야기 나누다가 .. 모두가 엘리트가 되어야하고.. 엘리트가 아니면 창피하고, 잘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기 어려운 지점에 대해서 이야기 나눴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아마 자유주의 시장경제를 넘어서는 세상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이런 이야기가 나왔던것 같아요. 작은 단위.. 서로의 사정을 알고 궁금해할 수 있는 단위의 사회경제 체제? 를 이야기하는 것이 저는 재미났어요. 

    참..풍성합니다. 이런 시간 

    감사합니다. 

  • 2022-05-02 13:49

    새봄님을 글을 읽으니,

    다정한 눈빛으로 차분하게 말씀하시는 모습을 떠올리게 되요. 꼼꼼한 강의 후에 진행되는 토론은 세미나를 진정

    살아있게 만드는거 같아요. 내가 한 말도 때로는 생경하게 느껴질 만큼, 다시 생각하게 하는 힘이 있네요. 

    감사합니다. 

  • 2022-05-03 07:19

    제가 속한 조에서는 자유/ 저항이라는 키워드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진짜 자유는 어떤 것인지, 저항의 경험이 있는지...그런 것들이요. 그리고 금본위제 이후에도 여전한 자유무역 시스템. 어떤 매커니즘이 지금의 자유무역을 지탱하고 있는지에 대해 더 알아보았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것은....

    사이님께서 자신은 살아오면서 저항을 해 본 경험이 없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스스로 직장을 그만두고 일정 기간 공부를 하겠다고 결심한것 자체가 엄청난 저항이라며 다들 한목소리로 말했던 것 입니다.

  • 2022-05-03 08:35

    어느새 6회차가 코앞이네요.

    이 시간동안 우리는 시장경제와 다른 논리 속에서 서로를 마주하는 경험을 해본 것이겠죠.

    아마도 왔다갔다했겠지만ㅋ

    악마라는 것이 우리를 둘로 가르는 존재라는 아낫님의 이야기를 떠올리며

    빌려주신 책을 조금씩 읽어나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일상에서 자세히 보지 않았던 것들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습니다. 

    새봄님에게 이 활동이 소중하다는 말씀을 들으며, 저도 그렇다고 전해봅니다~

    후기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2022-05-03 09:15

    새봄님의 꼼꼼한 후기를 읽으면서 시장의 법칙에 지배되어 살아가는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켜야 할지 계속 고민하게 하네요~~

    세미나가 계속 진행되고 조별토론을 이어나가면서 '인간과 인간이 관계를 맺는 사회'가 계속 맴돕니다. 우리는 시장의 법칙에 체념하지 말고 작은 공동체를 살려내고 퍼뜨려 국가의 시스템을 바꾸어 보자.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새봄님 후기 잘 읽었습니다^^

  • 2022-05-03 12:08

    이제야 댓글 다네요^^ 

    유쌤의 워킹맘 선언에서 우리의 활동이 모두 워킹이다라는 깨달음까지~~오늘쌤이 던진 열정페이 문제로부터 촉발된  노동과 활동에 대해 두서 없이 나눈 이야기들을 잘 정리해주셨네요! 

    지난 시간 캐리어끌고 산넘고(?) 물건너 지하철 타고 오신 모습이 감동이었어요. 선생님 덕분에 에코프로젝트에 활력이 넘치는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창밖의 조에서는 또 다른 이야기- 저항과 자유 이야기가 펼쳐졌군요.  사이님의 저항 저도 응원합니다!

  • 2022-05-03 12:15

    새봄님 후기 너무 자세하고 이해하기 쉽네요! ㅎㅎ

    저는 '자본주의' 파시즘 속에서 태어나서 '자본주의'에 적응만 하려고 헀었지 의문을 가진 적이 없었네요.

    에코프로젝트에서 공부하면서 새로운 시선을 접하고 있어요! 새봄님이 그동안 고민하셨던 '증여론'이라던지

    '선물의 경제학' 과 연장선상에 있는 수업인거 같네요. 작년부터 새봄님과 인연이 닿은 후부터 새봄님이 말씀해주신 '증여'와 '순환'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런 고민과 공부를 쭉 하고 계셔서 앞으로 새봄님이 삶을 지혜롭게 풀어나가실 거라고 생각해요.

    후기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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