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게릴라 세미나 첫 시간 후기
안녕하세요! 게릴라 세미나 첫시간이었습니다. 분명 처음 얘기가 되었던 사람들끼리 도란도란 시작하게 될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막판에 신청이 몰리면서 상설세미나 못지않은 규모로 시작하게 되었네요...ㅋㅋㅋ 게다가 묘하게 성비가 비슷해져서 더 흥미진진한 세미나가 될 것 같습니다. 문탁에 이런 세미나가 흔치 않은데 말이에요! 처음 세미나를 작당했던 우현과 참쌤, 오랜만에 뵙게 된 잎사귀쌤, 그리고 서울에서 오신 버블님, 더 먼 곳에서 온 코난쌤과 새봄쌤, 그리고 다운님까지~ 잘부탁드립니다 ㅎㅎ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에 세미나를 왜 신청했는지 이야기를 나눴는데요, 조카들간의 대화를 위해서, 사회에서 일어나는 현상들과 20대 남자들에 대한 이해를 위해서 등등... 다양한 이유들이 있었습니다. 대부분 비슷하게 답답한 부분이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최근의 현상을 단순한 편가르기라고 생각하기엔 뭔가 부족하다고 느껴지거든요. 책을 통해서 그 답답함이 좀 풀렸으면 좋겠습니다.

신청한지 얼마 되지 않아 책을 다 읽고 오지 못한 분도 계셨는데 흥미롭게도 책 표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언뜻 봐도 강렬한 제목과 디자인이어서 그런지 이목을 끌기도 했지만 거부감을 느끼기도 했다고 말입니다. 물론 남성분들이^^.... 아무래도 ‘남성성’이라는 단어 자체가 자신을 지칭한다고 느꼈기 때문이 아닐까 싶었습니다. 책의 머릿말에서도 이를 직접적으로 밝힙니다. ”남성성과 남자 사이에 본질적인 관계를 가정하기 않기란 어려운 일이다.“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여성혐오 기반의 유해한 남성성’을 설명할 수 있는 페미니스트 언어를 찾는 것이 목적이라고 말합니다. 남성과 남성성을 분리해서 바라보기는 어려우나, 이를 분리해서 사회에서 유해하게 작동하고 있는 남성성에 대한 분석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한국에서 집계된 통계는 없지만 저희의 체감상, 현상적으로 남성으로부터 여성이 살해당하는 사건이 반복되니 말이에요.
세미나중에도 꼭 남성성만이 폭력을 담보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가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여성성이 가지고 있는 폭력성에 남성들이 노출되어 있기 때문에 분노가 표출되는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었죠. 그러나 책에서 말하고자 했던 ‘남성성’은 반드시 남성을 대상으로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에 대해서 버블님이 ‘백인성’과 ‘흑인성’을 예시로 말씀하셨습니다. 세상의 여러가지 기준은 누군가에게 특정되어 정해져 왔습니다. 대표적으로 백인들이 흑인들을 지배하면서 그들을 규정짓고 통제해온 역사가 있듯이, 책에서 말하는 남성성은 지금까지 여성성을 규정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온 ’정상성‘을 말하고자 합니다. 저는 오늘날에는 그 정상성에 가까웠던 남성성이 분열하고 해체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버블님은 책에서 말하는 ‘남성성’이라는 단어가 전략적으로 느껴졌다고 합니다. 여성과 남성, 흑인과 백인 등등 특정한 정체성으로 이야기를 하는건 반드시 논란이 따라오기 마련이지만 저희는 이 책이 가지고 있는 입장이라고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책에서는 다양한 남성성들에 대해 설명합니다. 대표적으로 ‘헤게모니 남성성’이 있습니다. 헤게모니적 남성성은 지금까지 사회를 유지시켜온 남성성입니다. 이는 사회의 체제를 유지하고 흐름을 만들어내지만 그 기준에 미치지 못하거나, 포함되지 못하는 ‘주변화된 남성성’을 만들어내게 됩니다. ‘인셀’은 이런 주변화된 남성성들의 결과라고 설명합니다. 주변화된 남성성은 헤게모니 남성성에 포함되기 위하여 어떤 방식으로든 ‘남성성’을 생산합니다. 그러나 중심화되는 남성성에 포함되지 못하기 때문에 주변의 희생해서 자신을 공고히하고자 합니다. 저는 헤게모니적 남성성이 계속 변화된다고 하는데, 왜 저희는 별로 변하지 못했다고 하는지가 궁금했어요. 그에 대한 단서로 3장에서 잠깐 언급된 “자본주의가 권장하는 노동자의 모습과 남성이 분리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진단에 대해 더 얘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우리가 남성들에게 요구하고 있는 사회적인 역할이 무엇인가를 얘기해보고 싶었거든요. 시간의 압박으로 나누진 못했지만^^...

이번 세미나의 다른 특징이 있다면 세대가 좀 나뉜다는 점도 있었어요. 제 세대에는 페미니즘이 어떤 방식으로든 좀 익숙해진 단어이긴 하지만, <소년의 시간>을 통해서 처음 인셀이라는 단어를 접한 분도 계시고, 책의 4장에서 다루고 있는 사이버레카에 대한 이야기도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오히려 역으로 질문을 받기도 했었네요 ㅎㅎ
세미나에서 구체적으로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지만, 저는 이 미디어와 남성성(특히 남성들의 연대)의 연계가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함께 살아가면서도 더 많은 영향을 받는건 오늘날 미디어(SNS)의 영향이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알고리즘은 그들의 연대를 더더욱 강화하는 방식으로 작동할 겁니다. 책에서 말하는 “연속성의 사고”를 위해서라도 저희는 미디어와 남성성의 연계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연루되어 있다고 생각하면서 말이에요.
첫시간이고, 반장으로서 긴장했는데 모두들 궁금했던 내용들이나 서로의 이야기를 잘 나눌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4장부터는 더 내밀하게 미디어와 관련된 내용을 다르면서도 남성성이 어떻게 정치의 영역에서 다루어지는가에 대한 내용을 얘기하게 될 것 같습니다. 어떤 얘기를 나눌수 있을지 기대가 되네요~~~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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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미나 안들었으면 어쩔뻔 했나 하면서 집으로 돌아왔네요. 남성성에 대해 개념을 잡지 못하고 있는 줄도 몰랐는데 우현님이 남성성의 반대편에는 소수자성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나서야 선명해졌어요. 인생 전체가 흔들릴 수 있는 다양한 폭력에 노출되어 있어 잠재적 피해자로써 불안을 느낄 수 밖에 없는 젊은 여성들과 남성성을 강요받는 남성들의 마음을 전혀 모르고 살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쇼킹합니다. 이렇게 다른 문화가 일상화 되어 있고 딸과 아들도 그 문화를 경험하며 살아갈텐데 저는 1도 몰랐고 사실 지금도 별로 알고 싶진 않아요^^ 그래도 눈 감고 살아갈 순 없겠죠?
그동안 남성성의 폭력에 엄청 분노하며 쏟아내는 딸래미의 말들이 부담스러웠거든요. 너무 과잉반응 아닌가 싶기도 하고, 원하는 것이 뭔지 잘 모르겠어서 어쩌라고 하는 마음이 되기 일쑤였어요. 당연히 태도는 시큰둥했고요. 집에 와서 엄마가 모르는 것이 너무 많았고 세미나를 통해 조금은 알아갈 수 있을 것도 같다고 고백했네요. 아이가 환하게 웃더라고요. 아들과는 모두를 위한 페미니즘,을 함께 읽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제목에 페미니즘이 들어 있으니 표지를 뜯어야 하나 싶기도 하고 여러 고민이 많아졌네요.
같은 상황에서 왜 남성성을 분출하는 집단이 있고 아닌 집단이 있는지, 왜 다른 행동양식을 보이는지 묻는 참님의 질문이 오래오래 제 안에 있을 거 같아요. 자본을 벌어 들이는 노동력으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신자유주의 시대에, 커뮤니티는 편향되어 있기 일쑤고, 다양성을 허용하고 보듬어 안아줄 공동체는 없고, 책 읽을 시간도 안주고 한 가지 목표만을 향해 달리라는 학창시절을 보내며 정체성을 키워야 하는 아이들과 청년들에게 무지무지 미안한 마음이 드네요. 그래서 일단 책을 읽으며 알아가 보겠습니다. 답답하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세미나를 자연스럽게 이끌어준 동은님과 여러분들 덕분에 몰라도 창피하진 않아서 질문도 하고 제 의견을 말 할 수 있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번 텍스트를 따라가보니
궁금증이 해결되기도 하면서 더 궁금해지고
오래전 경험들로 건드려지는 것들에
아프고 화나는 것도 많았어요.
그런데 세미나를 통해 같이 얘기하면서
얽힌 실타래들이 아~주 조금씩 풀리는 것도 같아요.
처음 세미나를 함께하는 잎사귀, 버블, 다운
너무 너무 반갑고요^^
새봄-코난 과 함께하는 귀한 시간 감사하며
담주에 뵈어요~
세미나 시작 전까지 기대와 걱정이 뒤섞였었는데, 첫시간을 마치고 나니 다음 시간이 더 기대되는 시간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4장에서 다뤄진 ‘주목경제’와 사이버레커들에 대한 얘기도 더 해보고 싶었는데, 다들 열심히 발언해주셔서 틈이 없었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