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후이가 이 글을 쓰게 되고 또 기술-물음에 대해서 관심 갖게 된 것은 아마도 하이데거와 스티글러, 모종삼에게서 계발받아서 일 것입니다....만, 이들의 문제 제기를 경유하면서 논지를 풀어가는 과정이 만만치 않습니다. 이번에 우리의 뒷목을 잡게 만든 사람은, 역쉬 칸트와 모종삼입니다. .... 모종삼은 현대 신유가라고 말해지는데,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이전의 유학자들의 문제의식을, 특히 기술-물음과 관련해서 기-도 합일의 문제를 어떻게 해석하고 있는지를 살펴야 합니다.
먼저, 육후이는 중국에서의 기술-물음에 관해서 기존의 道-器에 관한 담론을 역사적으로 훑어줍니다. 이번 시간에는 당송부터 시작하는데, 당대의 고문운동을 거론합니다. 이전의 사상에서는 도-기라는 개념으로 제시됐다면, 이때는 도-문으로 말해집니다. 한유로 이야기되는 당대 고문운동의 슬로건은 "文以明道" 즉 문장으로 도를 밝힌다. 물론 당대 고문운동은 일견 옛 문장 형식으로 돌아가자는 주장으로, 이것은 고대 유교의 가르침을 재건하려는 시도입니다. 여기서 문장은, 도-기 사이의 합일을 재건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특수한 형식의 기로 이야기됩니다. 여기서도 알 수 있듯, 고문운동에 깔린 내용은 바로 "기-도 합일을 재확인"하는 일이었죠.
초기 신유교, 그러니까 송명대에서 논의가 집중적으로 된 것은 氣입니다. 유물론적 사유는 우주생성론을 정교화하기 위해 기를 들고 나왔으나, 근본적으로는 도덕적인 것입니다. 송명대의 신유교는 불교와 도교에 맞서 도덕적인 것과 양립 가능한 우주발생론의 형이상학적 탐구에 중점을 두었는데, 육후이의 말로 하자면 기-도 합일을 전제로 한 논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말이 많지만....이것을 주자나 문학사의 언어로 말하자면 "文以載道"입니다. 문장으로 도를 나른다. 리-기의 논의. 물론 장재는 기 일원론을 말하지만 이것 또한 우주론과 도덕이 합치된 형태입니다. 여전히 기-도의 합일이 깔려있습니다.
당송을 이어 명과 청이 되어서도 여전히 기-도 합일의 근본은 여전합니다. 명대의 송응성이 <천공개물天工開物>이라는 기술백과사전을 통해서 기의 역할을 형이상학 수준으로까지 끌어올렸든 어쨌든, 청의 장학성이 "육경은 모두 역사다"라고 말하면서 기존의 도를 한낱 한 역사적인 산물로 보았든지 어쨌든 간에, 여전히 전통 지식인의 사고 속에서는 기-도 합일은 살아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들의 등장은 기-도 합일의 이론에 균열을 조금씩 가져왔습니다. 그리고 그것에 강한 펀치를 가한 것이 아편전쟁 이후, 서구의 충격이었죠. 아편전쟁은 중국의 기-도 담론에서 보자면, "中體西用"이라는 말로 정리할 수 있습니다. 즉 중국의 도를 체(도)로 삼고 서양의 테크놀로지를 용(기)으로 삼자는 것이죠. 이 과정에서 서양의 테크놀로지는 중국의 도를 실현하는 그릇으로 여겨진 것입니다. 그것의 구현이 양무 자강운동(1861~1895)입니다. 물론 청일전쟁의 패배 이후, 1898년 무술변법이 일어납니다. 이때 지식인이 도로 삼은 것은 서양의 정치 사상, 과학 지식이었습니다. 이들은 기는 도의 버팀목이고 기 없이 도는 존재할 수 없다고 보아, 서양의 기와 양립할 수 있도록 서구의 소프트웨어의 도입에 머뭇거리지 않습니다.
육후이가 명대 송응성의 <천공개물>을 이야기하는 부분이 재미있었는데, 그에 따르면 송응성은 "기술적 물질적 존재자들의 개체화 과정에서의 기의 역할을 형이상학 수준으로 끌어올린 최초의 이론가"입니다. 듣도 보도 못한 송응성^^. 육후이는 송응성이 장재의 기 일원론에 중점을 이어 제시한 氣 개념은 실체론적 유물론이 아니라 관계적 유물론이라고 말합니다. 송응성에 따르면, 기의 일원론은 금목수화토의 5요소, 즉 오행은 운동으로, 이것들은 실체적 요소가 아니라 바로 관계적 운동들로 이야기됩니다. "우주 속에서 개체화된 모든 존재는 기가 오행 형태로 변하는 현상이다." "이 순환은 대립적인 힘이 아니라 상이한 구성을 생산하기 위해 결합될 수 있는 강도라는 측면에서 이뤄진다. 대립이 아닌 비율 또는 관계만이 다를 뿐이다." "이러한 결합이 가능하려면 인간의 개입이 필요하며 거기서 器가 끼어든다." 이렇게 기술적 사유에서 실체가 아닌 강도를 본질적 문제로 다루는 송응성. 물론 그 또한 우주와 도덕의 합일을 인정했으므로, 사실 청 이전의 중국에서 보자면 코스모테크닉스는 흔들리지 않은 셈이죠. <천공개물>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있다고 하니, 한번 읽어봐도 좋을 듯합니다.^^
......지난 시간에 읽은 부분은 사실 현대 신유학자인 모종삼의 문제 의식에까지 갑니다. 그런데 청과 모종삼 사이에는 20세기의 1세대 현대 신유가들, 가령 장군매 등이 있습니다. 게다가 그의 문제 의식은 제1차 세계대전의 종언이라는 시대 상황과 중국의 경우는 5.4운동과 그 후의 국민당과 공산당의 갈등 및 중일전쟁이라는 현실을 둘러싸고 펼쳐집니다. 물론 아편전쟁 이후로부터 보자면, 중체서용이니 전반서화니 중국적 근대화니 등등의 다양한 근대화론이 등장했고 그것에 대한 시행착오나 탐구가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한 역사의 결과로 벼려지고 벼려진 것이 바로, "중국적인 근대화를 발전시키는 것은 진정 어떻게 가능한가"라는 현대 신유가의 도래 혹은 그들의 문제 의식일 것입니다. 중국에서의 100년의 근대화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인가, 만약 중국 특유의 '실용주의적 태도'라면? 아니, 서양화의 좋고 나쁨이 아니라 문제는 오히려 중국이 서양 문명을 완전히 흡수할 역량이 있는지의 여부인 건 아닐까? 등등 다양한 논쟁거리를 낳으면서 도-기 합일의 문제틀은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말하죠, 여기에는 여전히 기술-물음은 그 자체로 거의 언급되지 않았다고.
가장 중요한 모종삼 부분이 남았으나....칸트를 경유해서 설명하는 모종삼...으흑....어려워서 여기 후기에서는 스킵하겠습니다. 몇 번 더 남은 세미나 시간 동안 계속해서 모종삼은 언급되겠지요? 그러면 그때 조금 이해하고 또 쪼금 쪼금 이해하는 식으로 알아갈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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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모르는 개념들이 많이 나오니까 어렵게 읽히네요. 어쨌든 꾸역구역 읽어보는거로^^
내일 함께 하지 못해 죄송합니다.
저는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
진달래가 원영샘 대신 올립니다.
병원에 가셔야 해서 결석하신다고....
제 분량이 너무 어려웠어요...ㅠㅠ
올립니다.
원영샘 글은 다음주에 같이 보기로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