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시간> 12회차 후기

가마솥
2021-11-22 14:43
475

하이데거_12주차20211117_후기_가마솥

 

“요즘은 공부안해 ? 이 공동현존재가 염려되어서 물어 보게 되네요.....ㅎㅎ”

“(버럭)염려가 그런 ‘염려’아니거든요 !!! ”

“일간(日干) 하나 배워가지고 사주 본다고 동네방네 떠드는 것처럼 ‘현존재’가 어떻고 ‘불안’이 어떻고 뭐 ‘기O ?’ 어쩌구 하더니만, 조용한 것 보니 이제 공부 좀 하는 가 보네.....ㅋㅋ”
문탁 10년! 도사님같은 말씀이 나의 ‘처해있음’을 심란하게 만든다. 흐미.....남의 속도 모르고, '염려'가 아니라 '염장'을 질러요. 염장을 !

 

하이데거가 ‘현존재의 존재는 염려이다’라고 제Ⅰ부를 정리하고, 제Ⅱ부에서 시간에 대해서 이야기한다고 했을 때, ‘현(Da)’의 개념을 넘는 무언가 시공간 전체에 흐르는 '존재진리'에 대해서 말할 것 같아서, 드디어 부처님같은 ‘존재’의미를 얻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머리털 빠지게 끙끙 거리며 제Ⅱ부 4장을 다 읽어 가는데, ‘내가 잘 읽었나’ 자꾸 의심이 들 정도로, ‘염려’의 구조 속에서 시간성을 말하는 것 이상의 의미를 찾을 수 없다.

 

도래적으로 자기 자신에게로 돌아 오면서 결단성은 자신을 현재화 하면서 상황으로 데려온다. 기재는 도래에서 발원하며, 그래서 존재해온(더 적함하게는, 존재해 오고 있는) 도래가 현재를 자기 자신에서부터 내보낸다. 이런 식으로 존재해오며-현재화하는 도래로서 통일적인 현상을 우리는 시간성이라고 이름한다. 오직 현존재가 시간성으로 규정되어 있는 한에서만, 현존재가 지기 자신에게 앞질러 달려가 보는 결단성이라는 특징지은 본래적 전체존재가능을 가능케 한다. 시간성이 본래적인 염려의 의미로서 밝혀진다. (p.432-433)

 

‘앞질러 가는 결단성 속에서’ 현존재는 자신의 가장 ‘고유한 존재가능’(가능적 자신)에로 다가가면서, (내던져져진) ‘자신’에게로 되돌아와(도래) 이제껏 ‘자신’으로서 있어오면서 ‘현사실적 가능성’을 위해 필요한 주위세계의 손안의 것과 ‘마주하면서’, 그때마다 이미 ‘자신’을 결단의 상황 속으로 밀어 넣어 왔다는 것이다. 이것을 구조적으로 보면 ‘있어 왔음’(기재)은 ‘자신에로의 되돌아 옴’(도래)에서 발원하고 ‘마주대함’(현재화)은 이러한 ‘있어오며 다가감’에서 풀려 나온다. 이러한 ‘있어오면서 마주하면서 다가감’으로서의 통일적 현상을 시간성이라고 부르며, 이 시간성이 바로 현존재의 ‘본래적 전체적 존재가능’을 가능케 한다는 것이고, 따라서 ‘본래적 염려’의 ‘존재론적 의미’는 시간성으로 열어 밝혀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 아렘님의 발제에서 도식화한 염려의 구조인 실존, 현사실성(처해있음), 퇴락(빠져있음)과 시간성의 도래, 기재, 현재화를 대비해 보면, 염려와 시간성의 구조가 다를 바 없다는 점이 바로 나타난다.

좀 밋밋한가 ? 하이데거가 스스로 질문한다. 시간성은 존재자인가 ?(누가 물어 봤남!) 시간성은 도대체 존재자가 아니다. 그것은 존재하는 것이 아니고, 자신을 시간화 한다(p.435)면서 ‘탈자체’라는 개념을 가져오며 읽기 힘들게 만든다.(초빈님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도래, 기재, 현재는 “자기를 향해”, “....에로 돌아와”, “....를 만나게함”이라는 현상적 성격들을 보여준다. “....를 향해, ....에로, ....곁에”의 현상들은 시간성을 단적으로 엑스타티콘(탈자, 자기 밖에 나가있음)으로서 드러낸다. (p.436)

 

왕 짜증 ! 또 개념이다. 탈자태, 脫自態, 자기 밖에 나가 있다니......위에서 말한 시간성의 가능한 방식인 ‘다가감’, ‘있어왔음’ 그리고 ‘마주함’은 그것들 속에 지향적(....를 향해, ....에로, ....곁에) 혹은 초월적 어떤 것을 포함하고 있다. 이것들을 합해서 보면, ‘다가감’은 자신을 벗어나 ’자신의 존재 가능에로 향함‘이고,  ’있어왔음‘은 자신을 벗어나 ‘자신의 내던져져 있음에로의 되돌아 옴’이며, ‘마주함’은 자신을 벗어나 ‘상황속에서 만나진 손안의 곁에 머묾’이니, 통일적 현상으로서 시간성은 그 자체에서 “탈자태”(자기 밖에 나가있는 것)이라는 것이다. 아마 ‘탈자(脫自)’라는 말을 가져온 것은 ‘자기를 벗어나’야 보다 새로운, 넓은?, 본래적? 자아로 나갈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개념을 가져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책을 읽을 때에는 이러한 복잡한 개념이 확 들어오지 않으니 무언가로 바꿔 읽으면 도움이 된다는 아렘님의 팁은 많은 철학책을 읽은 그의 내공을 보여준다. 탈자적, 탈자태 등을 ‘자기를 벗어남’혹은 ‘빠져나감’으로 바꾸어 읽어 보는 것이다.

 

망각하며-현재화하는 기대함은 비본래적 이해가 그것에 맞추어 그의 시간성의 관점에서 자신을 시간화하는 그러한 고유한 탈자적 통일성이다.(p.449) ......그러한 고유한 ‘자기를 벗어나는’ 통일성이다. 라고 바꿔 읽어 보면 좀 낫다

 

비슷한 예로 ‘초월’이 있다. ‘초월’이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인식이나 경험의 밖에 있는 것’이다. 이런 개념을 가지고, ‘눈앞의 것의 주제화가, 즉 자연에 대한 학문적[과학적] 기획투사가 가능해 지기 위해서는 현존재는 주제화된 존재자를 초월해야 한다(p.477)’를 읽으면 읽히는가 ? 전교 1등도 못 읽는다. 그런데, 아렘님이 밝힌 하이데거의 초월을 ‘언제나 이미 열어 밝혀져 있는’, 더 줄여서 ‘이미 전제된’으로 고쳐 읽으면 읽힌다. 그의 뇌피셜이 아니라 근거가 있었다. 3 page 뒤에 있어서 그렇지......

 

현사실적으로 배려하며 손안의 것 곁에 있음, 눈앞의 것의 주제화 그리고 이 존재자의 객관화하는 발견등은 이미 세계를 전제한다. 다시 말해서 그것들은 오직 세계-내-존재의 방식들로서만 가능할 뿐이다. 탈자적 시간성의 지평적 통일성 안에 근거하면서 세계가 초월적이다. 세계가 이미 탈자적으로 열어밝혀져 있어야, 그 세계에서부터 세계내부적인 존재자를 만날 수 있게 된다. (p.480)

 

올해 수능 시험에서 헤겔의 문장을 지문으로 제시하고 6개 질문을 던진 ‘언어’ 시험이 불쌍한 우리 젊은 수험생들의 그간의 수고를 무용지물로 만든 사태 때문에 문제가 되고 있다. 출제자가 곁에 있었으면 하이데거가 자주 애용하는 망치의 도구적 사용사태를 현재화하고 싶은 심정이다. 철학을 언제 가르쳤냐고요 ! 도대체 철학이 국어(언어)문제이냐고요 ! 무엇보다도 대한민국의 90% 20세 젊은이들이 경험했을 그 순간의 ‘탈자태’ 경험이 우선 대개 다시는(!) 철학책을 열 것 같지 않기 때문에 화가 난다.

 

뱀발 : 공동 현존재가 자동차 얘기를 또 꺼낼까 봐, 하이데거의 '시간성' 얘기를 안한 것이 절대 아님을 열어 밝힙니다. 

댓글 4
  • 2021-11-22 20:18

    헉;; 전교 1등 후기가 먼저 올라와 버렸네요. 제가 우선 대개 비본래적 후기를 쓰고, 가마솥샘의 본래적 후기를 기대하며 토스하려 했는데...(흑 망했다)

    (뿅)망치의 사용사태라니ㅋㅋ 수능 수험생들의 마음을 대변해주셨네요. 이제 이들은 ㅎ으로 시작하는 철학자만 봐도 지레 수능의 아픔을 떠올리게 될지도요.
    ("하이데거 선생 어쩝니까"라며 놀려먹고 있는데......귓가에 맴도는 정군샘 목소리......"후기를 쓰세요. 댓글말고")

    • 2021-11-22 20:48

      댓글로 미리 달려가 보았으니 괜찮을 듯요......ㅎㅎ

    • 2021-11-22 23:13

      스윽 쫑긋쫑긋 ㅋㅋㅋ

  • 2021-11-22 23:19

    네... 저도 동감합니다. 문제 자체는 문제가 없는데... 쩝. 차라리 '철학'을 정규과목으로 빼서 시험 과목을 하나 늘리는 게 낫지...(이게 아닌가...ㅎㅎ)

     

    ㅋㅋㅋ 볼수록 '시간성'이라는 개념이 기가맥힌 개념인 것 같습니다. 아주 구체적인 영역부터 추상적인 영역까지 일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원리적인 개념인 듯 합니다. 그런데 또 이게 하이데거한테서는 그게 '원리'라는 게 '체계' 전체에 미묘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요. 

    (그나저나 자동차가 참 궁금합니다. 남이 자동차 사는 이야기가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몰랐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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