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와 시간>11회차 후기

아렘
2021-11-15 00:56
370

     조금 터무니없이 밥벌이로 달려드는 일들을 쳐내느라 정신이 좀 없나봅니다. 후기가 좀 올라왔으려나 하고 홈피에 들어갔다고 없는 걸 확인하고 그런가 보다 하고 지나치면 될 것을, 공연스레  ‘아, 이번 주 후기는 내 차례’ 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아 써야 하는구나. 우연성의 필연성 쯤 되려나요? 철학학교 홈피는 왜 들어가서는…

 

     하이데거의 ‘순환’이 제일 먼저 기억에 남습니다. 요요샘은 하이데거가 현존재 분석을 넘어 일반 존재론에 대해 글을 썼다고 해도 이 놈의 순환때문에 더 나아가지 못하지 않았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셨고, 저는 일반 존재론을 이야기 하는 순간 벌떼같이 달려들 기성 철학의 형식논리에 기반한 시비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라도 아마 안썼을거 같다는 이상한 생각을 속으로 했습니다.  저는 다이나믹이나 뒤엉킴이란 말로, 요요샘과 정군샘은 착종이란 보다 고급진 말로 그 순환의 불가피성을 표현해 주셨습니다. 겨우 하이데거가 이야기하는 ‘순환’이라는 말에 대해서 뭔가를 이해 한 듯한 시간이었습니다. 순환의 불가피성을 하이데거가 설명하는 시간이 아닌 시간성에 대해 겹쳐 보아도 사정이 비슷해 진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도래/기재/현재와 그 탈자태들에서도 그 착종성이 나타나는구나 뭐 이런 생각을 좀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하이데거가 ‘순환’해도 이해하거나 용서 가능하겠다 싶습니다. (더군다나 우리는 가능존재니)

 

     이쯤 읽으니 ‘아 하이데거가 한 말 또 하겠구나’ 이런 감이 살짝 오고 있습니다. 반복. 무언가 새로운 것을 드러내는 듯 보이면 어김없이 앞에서 이야기 했던 구도를 반복하는 하이데거의 집요함과 정치함…. 새로운 내용인 듯 보이는 것을 앞에서 했던 말로 반복해서 논증을 해대는 치밀함…본인 스스로 여기저기서 ‘반복할 필요가 있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여기다 대고 하이데거는 기존 철학자들이 즐겨하는 엄밀하고 단순한 방법론으로 사태의 단순하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다고 뇌피셜을 풀기도 했습니다. 하이데거가 드러내는 존재는 생각보다 단순합니다. ‘존재는 좀 복잡해, 거기다 이리저리 뒤엉키고 섞여 있어, 뭐가 섞였는지는 책을 좀 읽어봐’

 

     자꾸 뇌피셜이 길어지니 짧은 요약으로 마쳐야 할 것 같습니다.우리는 지금 여기까지 왔습니다.

현존재의 존재 의미는 염려라는게 지난 주 까지의 범위였습니다. 그리고 염려를 가능하게 하는게 시간성이었습니다.시간성이 염려만 가능하게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시간성이 일상성을 어떻게 근원적으로 근거짓고 있는지, 시간성이 뭘 또 가능하게 할지를 가지고 다음 시간에 뵙겠습니다.

댓글 6
  • 2021-11-15 09:31

    읽을수록 하이데거가 열어놓은 '현대성'이 더 대단하게 다가옵니다. 말씀을 요약하자면 '이성의 논리로 설명되지 않는 실재의 논리'가 있고 하이데거는 그걸 드러내려고 한 것 같고요. 순환과 반복이 아마 그 논리의 방법일테고요. 20세기 이래로 (현대 프랑스)철학자들이 반-이성적이라는 일면적 평가를 받아온 것도 이해가 갑니다. 

     

    후기가 왜 안 올라오나 했는데...X텔의 방해공작이 있었군요 ㅎㅎㅎ

    • 2021-11-16 01:42

      그래도 이번 학기는 결석을 자주할 정도로 방해는 안해서 다행이라 여기고 있습니다. 한 번의 결석도 치명적일 수 있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 2021-11-15 09:39

    후기가 다음주  읽을거리의 '전기'가 되는 절묘함을 봅니다.  시간성이 뭘 또 가능하게 할것인지를 말하는지...

    • 2021-11-16 22:27

      했던 말 또 하면서 일관된 잡탕을 만들지 싶습니다. 

  • 2021-11-15 19:18

    저는 여전히 '시간성'이 넘어야 할 벽처럼 느껴집니다.

    도래, 기재, 현재로 구성되는 시간성이 미래, 과거, 현재가 아닌 것은 알겠는데..

    그동안 밝혀 온 염려의 구조의 근거로서, 현존재의 존재의 의미로서 시간성을 말하는 대목에 와서는

    아직까지 열어밝혀지지가 않네요.^^ 아직 개념으로만 어슴프레하게 이해될 뿐입니다.

    시간성은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기를 주저하는 것만 같군요.^^ 

    느긋하게 좀 더 기다려보아야겠습니다!ㅎㅎ

    • 2021-11-16 01:41

      모호하기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만 뭐 다음 시간도 시간성을 다루니 좀 더 나아지거나 분명해지길 기대해 봅니다. 아마도 더 나은 상태로 그리고 더 분명하게 뒤엉키거나 얽혀있을 것 같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작성일 조회
785
[2024 철학학교] 칸트의 비판 철학 읽기 – 비판하는 인간의 탄생 (17)
정군 | 2023.12.06 | 조회 1804
정군 2023.12.06 1804
784
[2023철학학교시즌4] 라이프니츠 읽기 [모나드론] 2주차 후기 (8)
호수 | 2023.12.01 | 조회 354
호수 2023.12.01 354
783
라이프니츠 <모나드론> 4주차 후기-모나드가 수학적 점이 아닌 이유 (7)
여울아 | 2023.11.26 | 조회 283
여울아 2023.11.26 283
782
[2023철학학교시즌4] 라이프니츠 읽기 [형이상학 논고] 3주차 후기 (5)
세븐 | 2023.11.17 | 조회 326
세븐 2023.11.17 326
781
[2023철학학교시즌4] 라이프니츠 읽기 [형이상학 논고] 3주차 23-끝 질문들 (11)
정군 | 2023.11.15 | 조회 276
정군 2023.11.15 276
780
라이프니츠 <형이상학논고> 12~22절 후기 (6)
아렘 | 2023.11.13 | 조회 358
아렘 2023.11.13 358
779
[철학학교 시즌 4] 라이프니츠 읽기 보너스 - 라이프니츠와 하노버 (5)
가마솥 | 2023.11.08 | 조회 210
가마솥 2023.11.08 210
778
[2023철학학교시즌4] 라이프니츠 읽기 [형이상학 논고] 2주차 12-22 질문들 (13)
정군 | 2023.11.08 | 조회 262
정군 2023.11.08 262
777
철학학교 <형이상학 논고> 첫번째 시간 후기 (6)
세션 | 2023.11.03 | 조회 286
세션 2023.11.03 286
776
[2023철학학교시즌4] 라이프니츠 읽기 [형이상학 논고] 1주차 1-11 질문들 (12)
정군 | 2023.11.01 | 조회 258
정군 2023.11.01 258
775
[2023철학학교시즌4] 라이프니츠 읽기 [접힘과펼쳐짐] 2주차 후기: 누가 한 말입니까? (12)
봄날 | 2023.10.30 | 조회 236
봄날 2023.10.30 236
774
[2023철학학교시즌4] 라이프니츠 읽기 [접힘과펼쳐짐] 2주차 질문들 (12)
정군 | 2023.10.25 | 조회 347
정군 2023.10.25 347
글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