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9월]2강 후기

진달래
2020-09-13 10:56
602

기린샘의 <사기> 강의 두번째 시간 - 관포지교(관중과 포숙아의 사귐)

줌과 대면강의를 동시에 진행하는 첫 날 - 전 강의는 줌으로만 진행되었다. 

일찍 나갔어야 했는데 늦었다.

일단 2층 대강의실에 카메라가 설치되고, "들려요?", "잘 보여요?"를 연발하며 시작했다. 

 

지난 시간에 한무제와 사마천이 그 시대에 같은 지향점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정을 이야기 했다면 

이번 시간에는 그 지향점이 다름에도 우정을 나눈 사람들, 영화 <신세계>로 시작했다. 

신문물이 등장하니 강의 중 영화를 줌으로 보여 준다. 근데 강의실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볼 수 없다. ㅋㅋ

영상은 잘 보이는데 소리가 안 나서 또 한바탕 우왕좌왕 했다. "안 들려요, 그냥 말로 해요.", "볼륨을 키우세요~" 

그냥 줄거리를 기린샘이 말해주는 걸로 - 하필 그 영화 본 사람이 하나도 없다 

 

춘추 시대 최고의 스타 중 한 사람인 관중, 사실 그는 자기가 모시던 공자가 왕위에 오르지 못하면서 같이 죽었어야 하는 운명이었는데 절친(?) 포숙아의 간곡한 권유를 받아들인 환공에 의해 등용되어 제나라 최고의 재상이 되는 인물이다. 

관포지교의 포인트는 지기지우(知己之友), 즉 자기를 알아주는 친구이다. 

멋진 말이지만 실제 <사기>에서 관포지교를 읽었을 때 나는 '이건 뭐지' 했다.

장사를 같이 한 관중은 늘 포숙아보다 이익을 많이 가져가고, 군영에서 도망나온 관중을 포숙아는 늙은 어머니 때문이라고 감싸고, 사업에 실패 했을 때도 운이 나빠서 그런가라고 위로 했다는....

근데 관중은 포숙아를 위해 뭘 해줬다는 이야기가 없다. 꼭 받은 대로 주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건 뭐....

게다가 관중이 아니라 포숙아가 정말 훌륭한 사람이거나, 포숙아 바보거나. 

여하튼 관중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그의 재능을 알아봐준 포숙아 덕에 관중은 제환공을 춘추시대 최초의 패자로 만들고 자신 역시 제후와 같은 부귀를 누렸다. 

아, 이번 강의의 제목은 "그들의 브로맨스에 없는 것"이다. 즉 관중과 포숙아의 사귐에 없는 것. 

기린샘은 키케로의 우정론을 들어 '최고선에 이르는 최선이 동반자'로서의 우정으로 관중이 사후 자기의 신분을 넘어 사치를 부린 것을 책하지 않은 포숙아에게 아쉬움을 표했다. 서로를 알아보고 비전은 공유했으나 이 우정이 계속 진행되었다면 아마도 서로에게 책선하며 좀 더 좋은 방향으로(제환공을 왕도정치로 이끄는) 나가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 

나름 제환공을 40년이나 끼고 어르고 달래면서 국정을 이끌었던 관중에게 너무 많은 걸 바라는 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좀 들지만, 뭐 그럴 수도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사마천은 관중에 대한 그 많~은 이야기들 중에 하필 <관안열전>에 관중과 포숙아의 젊은 시절의 사귐에 대한 이야기를  넣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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