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클래식 9월] 1강 후기

토용
2020-09-09 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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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금요클래식 강좌가 문을 열었다.

원래 3월 시작으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코로나 사태로 몇 번을 미룬 끝에 9월 개강을 결정했다. 무사히 열릴 것으로 기대했는데, 갑자기 막판에 또 변수가 생겨 결국 대면이 아닌 비대면, 줌으로 강의를 했다.

그나마 몇 번의 줌 경험으로 그럭저럭 큰 문제없이 들었던 것 같다. 재밌었던 것은 채팅창이 있어서 실시간으로 기술상의 문제라든가 강의에 관한 질문이 올라온 점. 문탁샘은 진정 멀티계의 능력자시다.^^ 그렇지만 멀티가 안 되는 나는 질문 읽다가 강사님 말 놓치기 일쑤, 여전히 줌이 낯설어 강의에 집중하기가 힘들어 맥락을 놓치기 일쑤였다. 그 뿐인가. 기계에다 말하기가 어색해서 한 마디도 안했더니 후기가 당첨되었다. ㅋㅋ

 

9월 금요클래식은 “<<사기>> : 우정에 관한 네 가지 농담”이다. 첫 번째 강의는 ‘군신간에도 우정은 있다? - 군신유의(君臣有義)’로 한나라 무제와 『사기』를 쓴 사마천 사이의 관계를 우정으로 재해석한 것이었다.

보통 우정은 친구 사이 같은 수평적 관계에서 성립되는 것 아닌가? 군주와 신하 사이에 우정이? 오륜에서는 군신유의, 붕우유신이라고 하는데, 義와 信이 우정이라는 카테고리에 같이 묶일 수 있나?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어떻게 우정으로 엮었을까 기대가 되었다.

 

『논어』 학이편 1장에 ‘벗이 멀리서 찾아오면 또한 즐겁지 않은가’라는 말이 있다. 이 때 벗을 붕(朋)이라고 했는데, 붕은 뜻을 같이 하는 사람, 도를 함께 하는 사람이다. 춘추시대 새롭게 부상하기 시작한 사(士) 계급, 그들이 같은 뜻을 가진 사람들을 붕이라는 단어로 묶어서 정치세력화 하는 의미로 해석한다면 붕은 우리가 흔히 쓰는 우정의 의미만을 가지지는 않는다. 유가에서는 함께 도를 추구하는 군자의 붕만이 있을 뿐, 이익을 추구하는 소인들한테는 붕 자체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한다.

 

같은 뜻을 가진 사람을 붕=벗이라고 한다면 한무제와 사마천도 붕이라고 할 수 있고, 우정이 있었다고 확대해석할 수 있지 않을까? 한나라는 건국 이후 강성한 흉노와 어쩔 수 없이 화친정책을 시행하지만, 무제 때에 바뀌게 된다. 안정적인 정치, 경제적 기반에 힘입어 무제는 흉노와 일전을 벌일 수 있는 군사적 역량까지 갖추게 된다. 흉노를 정벌하고 대제국을 건설하려는 무제의 야망과 그런 모습을 보면서 영화로운 제국의 역사를 기록물로 남기고자한 사마천은 같은 뜻을 가진 붕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나, 무제야!” “나, 사마천이야!” 뭐 이런 자긍심 속에서. 사마천이 용비어천가를 썼다면 우정이라 부를 수 없겠지만, 『사기』를 썼으므로 우정이라 불러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쓰다보니 좀 횡설수설한 것도 같은데, (뭔가 이번엔 후기쓰기가 굉장히 어렵다 ㅠㅠ)

어쨌든 결론은? 군신간에도 우정은 있는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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