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을 퀴어링!> 2회차 발제 및 후기

만복
2021-12-15 2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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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동물을 퀴어링> 2주차 후기를 쓰게 된 만복입니다. 오늘은 정말 퀴어링 팀에게 정말 청천벽력 같은 일이 있었답니다. 그동안 폭풍 리더십(!)으로 퀴어링 워크샵을 이끌어주던 고은님이 갑작스러운 알러지 증상Σ(°ロ°)으로 워크샵에 참여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어요. 그래서 워크샵이 미뤄지나 싶었지만, 이번 일정이 꽤 빡빡한 관계로 고은님 없이 나머지 구성원들끼리 워크샵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고은님만 믿고 느긋한 마음으로 워크샵에 참여했던 저도 이번만큼은 약간의 긴장감을 안고 워크샵을 시작했어요.

 

  하지만 고은님에게는 다 계획(?)이 있었습니다. 일단 이번 주에 발제를 통해 준비해주신 워크샵 진행 방식이 각 구성원들의 참여를 더 유도하는 방식이었어요. 먼저 각자 써온 워크시트에 대해서 궁금한 점이나 공감되는 부분에 대해 “협력적 의사소통의 방식으로” 이야기를 나누어보라는 미션이 있었습니다.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오갔지만 조금 거칠게 정리해보자면 다음의 몇 가지 질문으로 추려졌어요.

  • ‘남성화’, ‘여성화’라는 표현이 좀 불편했다. 다른 표현은 없었을까?
  • 책에서 말하는 ‘자기가축화’의 징후(특히 동그란 얼굴, 작은 머리 등)가 혹시나 진화의 정도를 구분하는 척도처럼 악용될 수도 있지 않을까?
  • 의인화에서 벗어난 ‘동물다움’이란 뭘까?
  • ‘틀린 믿음 능력’이란?

  일단 저희가 읽은 책에서는 ‘틀린 믿음 능력’에 대해서는 한 줄 정도로 나와서 이해하기가 어려웠는데요. 재하님이 잘 설명된 칼럼을 찾아주셔서 다들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제가 이해한 바로는 “상대방이 뭘 모르는지 아는 능력”, 좀 더 크게 보자면 역지사지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나머지 질문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눴지만, 답이 나오기보다는 문제의식이 공유된 정도이고 더 책을 읽으면서 고민을 해볼 것 같아요.

 

  그 다음으로는 책에 나오는 중요한 개념인 ‘친화력’과 ‘협력적 의사소통’을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책에 자주 등장하는 중요한 단어들인데 일상적인 용어와 섞여서 오해될 여지도 많았기 때문에 공통감각을 만들어보려고 했어요.

 

 

  함께 위의 표를 채워 넣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친화력’을 일상적인 상황으로 끌고 오면 <갈등을 직면>하는 상황과 가까울 수 있다고 생각한 부분이었어요. ‘친화력’은 타인에게 공감하고 연결될 수 있게 하는 능력인데, 그것이 마냥 하하호호하지는 않을 수도 있다 점이 공감되었습니다. 몇몇 애매하고 확신하기 어려운 단어들도 있었지만, 함께 고민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과정이 저는 굉장히 즐거웠습니다.

 

  쓰다 보니 정말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 다 묻고 너무 제 입장에서만 후기를 쓰고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혹시 “내가 한 얘기도 좀 써줬으면 좋겠는데….”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다음 후기를 맡아주시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넝~담ㅎ)

  일단 이번 주 후기는 다들 댓글로 남겨주기로 하셨으니 다들 꼭 남겨주시면 좋겠네요. 다들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다음 주에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를 끝까지 읽고 만납니다. 고은님의 빠른 회복을 바라며 후기를 마칩니다.

 

  그럼 다음 주에 만나요~ 제~발~

댓글 3
  • 2021-12-17 00:02

    이번에 고은님의 부재로 발제자 없이 모임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모임은 발제자의 개입 없이 참여자 분들과의 '협력적 의사소통'을 통해 몇 가지 미션을 수행하는 방식으로 계획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모임원 사이에서 적용될 수 있는  '친화력-자기가축화'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실험이기도 했습니다. 공유해주신 실험 규칙에 따라 두 시간의 워크숍을 함께 만들어가야 했어요. 규칙을 설계하신 분은 자리에 안 계시다보니 모임 전 고은님(설계자)의 안내 문자 말미에 적힌 "건투를 빈다"는 메세지가 떠오르면서 어떤 지령을 수행해야 하는 게임 안에 들어온 기분도 살짝 들었습니다. (두근 두근!)

     

    이번에 읽고 온 내용에서 '눈맞춤'과 '공막이론'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지금 후기를 쓰는 시점에서 돌이켜보니 우리가 모임을 친화적이고 협력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것도 서로의 눈을 보다 잘 응시할 수 있는 능력 덕분인 것 같습니다. 카메라를 직접 응시하지 못하고 화면을 바라봐야 하는 줌 모임이어서 조금 어색한 면은 있지만, 그래도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는 믿음은 의사소통을 수월하게 하는 것 같아요. 친화력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단어를 합의하는 과정도 재밌었습니다. 만복님이 내용을 조율해서 기록해주시고 화면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니까 더 잘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모임원 분들의 줌 화면 뒷배경이 다양해서 재밌습니다. 개성있고, 학구적이고, 안락하고, 강렬하고...)

     

    담주에는 책을 마지막까지 읽고 만납니다. 결국 저자가 가장 하고 싶은 말이 후반부에 나올 것 같아서 궁금해지네요.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뵐 수 있기를! 제~발~

     

     

  • 2021-12-18 11:25

    난생 처음 알레르기 반응이 올라와서 당황했었는데, 여러분의 도움으로 잘 쉬고 잘 이겨냈답니다!

    줌 소리를 켜놓고 몸살을 앓는 것 마냥 기절하듯이 잠에 들었는데요.

    잠결에 여러분의 목소리, 종종 생기는 공백, 깔끔한 진행... 을 들으며 요상한 기분이 들었답니다.

    저희가 지금 과학 책을 읽고 있어서일까요, 제가 실험실에 있는 과학자가 된 것 같았어요.

    물론 과학자가 일케 잠이나 자지는 않겠지만은..^^;;

    제가 없어서, 없었기 때문에(?) 많은 이야기들 나누셨다니 다행입니다.

    담주에 건강하게 만나요! 🙂

  • 2021-12-28 06:34

    (늦은 후기입니다😥)

    고은님이 안 계셔서 아쉬웠지만, 다른 분들이 매끄럽게 진행해주시고 중간중간 이야기의 흐름을 책 속의 내용과 연결해주신 덕분에 편안하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고민의 지점이 맞닿아 있는 이야기들도 많았고 또 다른 방면으로 가지를 뻗을 수 있게 해주는 관점들도 있어서 좋았어요. 또 기존에 갖고 있던 질문이 또 다른 언어로 사유되면서 새로운 지점에서 접근해볼 수 있었어요.

    개인적으로 조금 헷갈렸던 지점은 친화력과 가깝고 먼 단어에 대해 친화력을 기반으로 한 협력적 의사소통을 통해 논의할 때였는데, ‘가깝다’와 ‘멀다’의 뜻을 다시 한번 되새겨보면서 혼란이 왔어요. 무의식적으로 ‘가깝다’는 말은 긍정의 의미로 ‘멀다’는 말은 부정의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었고, 그래서 친화력과 ‘가까운’ 단어들에는 긍정적인 것들을, ‘먼’ 단어들에는 부정적인 것을 말하고 있었어요. 그렇지만 말 그대로 가깝고 멀다는, 거리의 문제로 받아들인다면 제가 이전에 제안한 단어들을 정정해야 했고요. 그래서 조금 헷갈렸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험 또한 새로웠고, 제가 무의식중에 갖고 있던 ‘가깝다’, ‘멀다’라는 표현과 좋고 나쁨의 상관관계를 확인할 수 있어서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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