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기신론입문 2회차 메모

미르
2021-10-21 21:58
298

1회차에는 뭐 얼마 읽지 안았으니 아직 익숙하지 않아서 그럴수도 있지, 좀 더 읽어보자.

하며 미루었던 말들을 이제는 해야겠다. 

 

대승기신론 입문 정말 글이 개판이다.

글을 읽으면서 내가 무엇을 읽고 있는지, 말하고자 하는 전체중 흐름이 뭔지, 맥락도 모르겠고

이게 입문하라고 쓴글이 맞는가...나는 누구인가...여긴 어디인가..라는 생각만 계속 들게 하는 이렇게 집중못한 책은 태어나서 처음인듯하다.

 

이 책을 읽기전에 원효의 대승기신론소, 대승기신론 학술자료집, 지안의 대승기신론 등을 읽어서 대충 이해하고 있었는데도 전혀 책이 읽히지 않았다.

이름만 한글이지 모든 문장 설명을 한문 단어로 하기에 엄밀히 단어와 문장들을 이해하면서 읽고자 한다면 한문 단어에 통달한 사람이 아니면 하루에 한 페이지 나가기도 힘들듯 하다.

하지만 그런 사람이라면 입문서를 읽을 이유가 있을까?

그래도 경과 불교 역사에 대해 꽤 많이 연구한 내가 이렇게 헤메는 정도면 여기에서 '입문'은 경과 역사에 빠삭한 스님이나 동국대 불교학과 대학원생들의 입문서라는 의미일까?

 

대승기신론은 새로운 한문 단어들이 엄청 나온다.

일심, 진여문, 생멸문, 본각, 불각, 시각, 구경각 등등...

보통 한문 경전은 한자에 대응하는 빠알리어나 산스크리트어에 동일 단어들이 존재한다.

예를들어 raga, dosa, moha 는 현장법사가 탐,진,치로 번역했다.

하지만 대승기신론의 단어들은 한자로 처음 만들어진 단어로 보인다.

기존의 불법을 설명하는 많은 단어들이 있는데 왜 새로운 것을 만들었을까?

계속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서 나누고 나눈다. 

그런데 표현하기 위해서 나누지만 나눈것들은 같은 것이라고 반복해서 말한다.

진여문과 생멸문이란 단어로 나누어 놓고 그것은 같은 것이라고 한다.

같은거면 뭐하러 나누는가? 하나로 쓰면 되지.

 

나는 이것에 대승기신론의 의의가 있다고 본다. 

'중생과 부처로 나누지만 본래 하나다' 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이 이후의 경전과 불교역사에는 중생과 부처가 하나라는 것, 중생과 부처랄것도 없다. 등등의 내용이 흔하지만, 처음 '중생과 부처가 하나임을 말한 경'에 의의가 있지 않을까 싶다.

 

보통 대승경전의 의의는 스님들만 부처되는게 아니라 재가신자도 모두가 부처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승기신론의 내용은 그 내용이 아니다.

대충 후려치면

초기불교 : 스님만 닦아서 중생에서 부처됨

대승불교 : 스님뿐 아니라 재가신자도, 누구나 '닦아서' 중생에서 부처될수 있음

대승기신론 : 중생/부처 따로 없음 안닦아도 부처임, 안닦아도 부처지만 알고나면 무위로 닦여진다. = 정법훈습

 

초기경전을 대충 보면 부처는 닦아서 되는것이다. 

사실 전체를 통찰로 보면 아니지만, 대충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닦아서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남방불교에서는 닦는것이 중요하고, 부지런히 수행하여 업장을 조금이라도 더 녹여내는 것이 중요하고, 그렇게 부처에 가까워 지는데 의의가 있다.

자신의 업장을 얼마나 녹여냈느냐가 부처에 얼마나 가까워졌냐의 척도이다.

부처가 노력의 결실인 것이다.

이런 남방불교 사람들에게 이런 대승의 개념을 말해주면

'중생도 부처면 닦을 필요가 없겠네?, 알기만 하면 그냥 부처라니 그런게 어딨어?

그건 불법이 아닌 사이비다.' 라고 해서 대승불교는 남방불교 사람들에게는 사이비로 취급된다.

 

대승기신론에서 부처는 노력의 결실이 아니다.

생멸문이 진여문이다. 중생이 부처다. 

본각이 시각이고 불각이다. 부처가 수다원과고 중생이다.

 

이런 개념이 초기경전에서 전체적인 흐름으로 볼때는 파악되지만 

대승기신론이 집필의도가 '요점만 내가 정리해서 알려줄께' 이므로

말로 풀어쓰기에는 너무 길고, 명확하게 단어로는 존재하지 않기에

새로운 단어를 만들어 설명할 수 밖에 없었던 필연이지 않을까 소설을 써본다. 

 

그렇게 생각하니 대승기신론을 역사적 흐름으로 보지 않고 처음 보았을때

'안그래도 어려운 단어들이 넘쳐나고 복잡한 불교 경전판에 왜 쓸데없는 단어들을 만들어서 더 복잡하게 만들어 놨어' 라는 원망이 조금은 사라진다.

 

  1. 원효는 왜 이 책을 극찬했을까? 대승기신론에는 괴로움과 '항상하지 않는다' 의 기본이 없다. 고급용?
  2. 형이상학적인 내용만으로 현실이 나아질 수 있을까?
댓글 8
  • 2021-10-22 16:52

    미르님 방가방가 @^^@

    오랜만여요.

    대승기신론을 읽을 때는 역사적 흐름을 고려~

    저는 읽기 전인데 원망의 괴로움을 조금은 피해갈 수 있겠어요.

    한자를 모르면 불교 공부가 어렵더라고요.

    천자문이라도 떼야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어요.



     

    • 2021-10-23 15:32

      안그래도 잎사귀님 안계시나? 궁금했는데.

      계셨군요! 반가워용~

      예전에는 한역 경전밖에 없어서 어쩔수 없었지만

      이제는 한자 몰라도 얼마든지 가능해요.

      달라이라마의 말대로...

      이제 어려운 한자 경전은 쓰레기통으로! ㅋㅋ

  • 2021-10-24 22:47

    여기에 올리면 되는지요~

    2회차 메모입니다.

  • 2021-10-24 22:55

    올립니다.

  • 2021-10-24 23:13

    2회차 메모

  • 2021-10-24 23:29

    올립니다~

  • 2021-10-25 00:02

    올립니다.

  • 2021-10-25 00:54

    늦었습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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